▲ /신나리 기자 journari@ 저마다 말로 큰소리를 내는 세상이다. 그 속에서 소리없이 글로 더 큰 소리를 내고 마음을 전하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서예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인 중앙 동아리 ‘서우회’다. 지난 1980년 그림을 그리는 동아리인 화우회에서 글씨를 즐겨 쓰는 사람들이 따로 나와 시작된 서우회는 올해로 26주년을 맞이했다. 다양한 학과와 학번의 학생들이 모여 서예에 대한 관심을 나누는 서우회는 현재 약 3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흔히 서예동아리 하면 ‘차분함’,‘정제됨’이라는 이미지만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볼수록 ‘풍류’와 ‘자유로움’이라는 두
/사진 조진옥 기자 gyojujinox@yonsei.ac.kr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난자 매매 여부가 화제가 되고, 로봇 ‘휴보’가 부산을 찾은 세계 정상들과 악수하는 모습이 신문 지면을 장식한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과학에 관심을 가진다. 과학에 대한 갈증으로 목마른 학생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는 수업이 있다. 바로 천문대 이명현 연구원의 ‘독서와 토론(아래 독토)’이다. 우리대학교에서는 ‘독토’강좌가 10개 남짓 분반이 개설된다. 이 중에서 이 연구원의 독토는 인문과학을 주제로 다루는 다른 독토와는 달리, 과학 분야를 주제로 다룬다. 독토 수업에서 과학 분야를 다루게 된 이유를 묻자 이 연구원은 “과학 분야를 책을 통해 다룸으로써 학생들이 보다 쉽게 과학에 다가갈
건축을 보면 그 사회의 문화정신적인 수준을 읽을 수 있다.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미국의 엠파이어 스태이트 빌딩처럼 각 나라를 대표하는 건축물 하나쯤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는 건축을 단순히 건물로만 여기며 예술로서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얼마 전 서울시에서 주최한 ‘서울사랑시민상’ 건축부문에서 삼성미술관 리움과 인사동 쌈지길이 선정되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예술로서의 건축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고 있다.이러한 건축물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건물을 짓는 육체적인 노동자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를 생각하는 사회학자와 같은 건축가가 있어야 한다. 그 중심에 현대 사회에서 건축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려 놓으며 오늘날 현대 건축의 뿌리를 튼튼하게 마련해 놓은 세명
“순수미술의 위기다, 무용이나 문학도 마찬가지로 대중이 보기에 난해하기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적다. 이런 순수미술의 위기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고자 했다.”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에 위치한 ‘하슬라 아트월드(아래 하슬라)’. 이곳의 대표 최옥영씨의 설명이다. 점점 자극적이고 향락적인 사회로의 변화는 순수 미술뿐만 아니라 모든 순수 예술 분야의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곳이 바로 하슬라다.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 작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3만 3천평 자체가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는 이 작품 안으로 우리 함께 산책해보는 건 어떨까?긴 산책로의 시작은 바로 ‘병따개 에버싸이클’이다. 길게 내려오는 이 작품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 내림을 표현한 것이
그의 초현실주의적 면모는 크게 섬뜩함, 불편함, 현실 속 초현실로 드러난다. 우선 그의 초기 작품인 「Baby’s hand with Guitar」는 보는 순간 섬뜩함이 몰려온다. 한가롭게 기타를 연주하는 남자, 그리고 뒤편에 있는 요람 속에 아기가 있는 이 장면은 언뜻 보기에는 고요한 오후의 풍경을 다룬 듯하다. 하지만 아기가 허공으로 내뻗은 손이 요람 밖으로 향해있는 모습에서 절박감이 느껴지며 감상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상을 통해 아기에 대한 염려, 불안을 품고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일상을 특이한 앵글로 포착해낸 그의 사진을 보면 계속적으로 사진 속 현실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묘한 긴장이 흐르며
너무 익숙해져 버린 우리의 공간 ‘서울’. 답답한 빌딩들, 꽉 막힌 도로, 내뿜는 매연들까지. 이러한 서울의 모습에 길들여진 우리들에게 조용하게 파장을 일으키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서울 여성 테마여행’이다. 이 여행을 기획한 김현미 교수(사회대·문화인류학)는 “관광지로서 요즘의 서울은 더이상 볼만한게 없다. 대부분의 것들이 남성주의적 시각이 많은데 ‘여성의 관젼으로 여성 여행자들을 위해 서울의 공간을 다시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동시대 여성들의 삶과 만나보는 취지로 지난 10월 말, 유명한 외국 여성 여행가들과 함께 ‘서울 여성 테마여행’을 체험했다. 우리도 이 ‘특별한’ 체험 속으로 함께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여성사 전
지금 당장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태극기를 그려보라고 한다면? 물론 ‘우리나라 국기도 제대로 못 그리겠냐’며 큰소리를 치고 쉽게 중앙의 태극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잠시 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네 귀퉁이에 있는 괘를 그릴 때는 선뜻 자신 있게 긋지 못할 것이다. 단지 검은 선 몇 개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를 당황하게 만드는 네 개의 괘. 이들은 바로 하늘과 땅, 물과 불을 상징하는 주역(周易)의 중요 4괘다. 이처럼 우리와 주역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64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변화함에는 태극(太極)이 있고, 이것이 음양(陰陽)을 드러내고, 음양이 사상(四象)을 드러내고, 사상은 팔괘(八卦)를 낳는다. 즉, 주역의
“이번 역은 광화문, 광화문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This stop is Kwanghwamo on…” 귓바퀴를 맴도는 안내멘트를 곱씹으며 읽고 있던 책을 덮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문으로 향했다. 방금 전 읽고 있던 책 속의 배경이 지하철 출입구를 빠져나오는 동안 머릿속에 그려진다. 정말 있을까? 세종문화회관 앞 약속 시간 30분 전, 다시금 책을 펼쳤다. ‘교보문고로 통하는 지하도를 건너서 광화문을 바라보며 걷다가 한국일보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오산이’가 보였다. 지하철에서부터 내 손에 쥐어져 있던 이 책은 바로 『바이올렛』. 그리고 30분 후에 만나게 될 사람은 바로 이 책의 저자 신경숙. 그녀와 함께 『바이올렛』의 주인공 오산이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자.
서양이 동양을 보는 편견, 오리엔탈리즘서양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교훈 줘 ` `9·11 테러부터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무슬림 폭동까지, 이는 이슬람과 서양 두 문명의 충돌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두 문명의 충돌은 왜 발생한 것이며 해결 방안은 없는가. 에드워드 사이드(Said. Edward. W)의 『오리엔탈리즘』은 이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한다. 사이드는 이 책에서 두 문명 사이의 갈등의 원인을 서양이 동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리엔탈리즘’ 때문이라고 본다. ‘동양(orient)’에서 유래한 단어인 오리엔탈리즘은 서양 문명이 동양을 타자화해 자기 나름대로 구성한 일종의 이데올로기자 담론이다. 이에 따르면 합리적이고 우수한 서양에 비
▲ 동덕여대학보는 총장 학교운영만족도조사 기사가 실린 후 방행을 제지당해 제호없이 신문을 냈다. /조진옥 기자 gyojujinox@yonsei.ac.kr 지난 10월 10일 발행된 제 358호 좥동덕여대 학보좦(아래 동대학보)에는 1면 상단에 있어야 할 제호가 없었다. 그리고 이날 아침 학교 정문 앞에서는 ‘제호없는 신문’을 배포하려던 학생기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학교 측과의 물리적 충돌 또한 일어났다. 지난 수년간 재단비리로 인해 진통을 앓았던 동덕여대가 또 한번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손봉호 총장, 학교 운영 F학젼. 90여명의 학교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지난 2004년
미용특구지역으로 지정된 이대앞 거리에는 그 특성에 걸맞게 수많은 미용실들이 즐비해 있다. 머리를 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미래의 멋진 헤어스타일리스트를 꿈꾸며 각 지역에서 공부하러 오는 이들 또한 많다. 신촌지역의 수많은 대학생들과는 또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미용실 스텝들, 이들이 부푼 ‘신촌드림’의 꿈을 안고 올라와 겪는 생활상을 들여다봤다.이대 앞 C미용실에서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유진영씨(20). 그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전라남도 광주의 미용직업전문학교에서 미용공부를 하다가 친구 소개를 통해 상경하게 됐다.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에서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점에 대해 묻자 그녀는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현재 유씨가 일하고 있는 곳의 경우 스텝의 약 95%정도가 지
책장에서 우연히 꺼낸 엄마의 책, 전혜린의 수필집 . ‘그 때부터 전혜린에게 빠져들었다’는 사람들의 글들을 블로그나 싸이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전혜린이 생존했던 1960년대부터 강한 센세이션을 몰고 왔던 그녀는 아직도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삶에 대한 강렬한 열정과 주체할 수 없는 지적 욕망, 기괴한 삶에 이어진 수수께끼 같은 죽음은 그녀를 하나의 전설로 남게 했다. 전혜린(1934~1965), 공인되고 있는 그녀의 직업은 수필가이자 번역가이지만, 실상 우리에게 각인돼 있는 전혜린은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인물이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경기여고, 서울 법대라는 당시로서는 최고의 길을 밟아온 그녀는 자신에게
▲ 나혜석, 윤심덕, 전혜린
1926년, 세간의 화제가 된 현해탄에 몸을 던진 두 남녀. 남자는 거부의 아들이자 극작가였던 김우진, 여자는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 윤심덕(1897~1926)이었다. 둘의 죽음은 당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이 둘을 좇은 젊은이들의 자살이 속출했다. 시대가 흘러도 이 둘의 이야기는 세상의 이목을 끌고 있고, 윤심덕의 노래 이름을 딴 『사의 찬미』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윤심덕을 단순히 사랑에 몸을 바친 비련의 여인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죽음만큼 비극적인 것은 아니었다.평양에서 태어나,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사범과를 우등으로 졸업한 윤심덕은 잠시 교사 생활을 하다가 조선 총독부 후원 아래 유학의 기회를 얻는다. 최초의 관비 유학생으로 일본에서 성악을 전공한
우리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3대 교양수업으로 통하는 ‘프랑스 문화와 예술(아래 프문예)’. 이 수업은 학생들에게 서유럽의 대표 국가 중 하나인 프랑스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박기현 강사의 프문예는 우리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 ‘연세대정보공유게시판’과 학기말 실시되는 수업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이 수업은 프랑스의 다양한 면을 조명할 뿐만 아니라 설명이 생생해, 직접 프랑스에 간 느낌이 든다”는 유지혜양(공학계열·04)의 말처럼, 박 강사의 자세한 설명과 현장감있는 강의가 이 수업이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이다. 그리고 그가 프랑스 유학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과 시청각 자료의 적절한 활용이 어우러져 수강생들의 흥미를 더한다. 프랑스 대학을 방불
최근 장기수 고 정순택 씨의 시신이 북으로 인계되면서, 장기수들의 2차 송환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는 “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장기수들을 송환하는 것은 인권 존중 사상에 근거한 올바른 일”이라며 “남북간의 화해와 인도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라도 송환은 최대한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10월 4일자 사설에서 이번 고 정순택씨의 송환과 관련해 대북 의식의 성숙과 남북관계의 분위기 조성이 됐다며 좋은 평가를 내리는 등 대다수 언론들과 전문가들이 이번 송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0년 1차 송환처럼 고문 등을 이기지 못해 마지못해 전향에 합의했다가 송환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에 관한 논란은 뜨겁게 불거지고 있다. 그러
우리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마포 FM!지난 5일 찾아간 마포 공동체 라디오 방송(아래 마포 FM)은 매일 밤 11시에 방송하는 ‘마음가는대로’라는 음악프로그램의 녹음작업이 한창이었다. 마포 FM의 김창주 기획제작팀장은 “마포 지역의 특성과 마포 지역민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시민단체, 인근대학교, 사회운동단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방송국을 유치하게 됐다”며 마포 FM의 개국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지구촌 세상에 지역색이 어딨냐’고 콧방귀 뀌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마포 지역은 그동안 마포 유일의 자연숲인 성미산에 배수지가 건립되는 것에 반대해 지역 주민들 전체가 성미산 지키기 운동으로 단합한 바 있다. 성미산 지키기 운동이 성공적인 성과를 보이자 지역 주민들은 공동체의
중앙도서관 도서 이용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는 도서 예약 회수 1,2위를 동시에 차지한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나라』. 한 권쯤 안 꽂힌 집이 없을 정도로 이 시리즈는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1987년 초판이 발간되고 나서 3백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2002년에는 올칼라 개정판도 출판됐다. 첫번째 시리즈인 네덜란드편부터 시작해 프랑스, 독일,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우리나라 그리고 최근 미국편에 이르기까지 총 12권이 발간됐다. 누구나 알고 있듯 『먼 나라 이웃나라』는 ‘만화책’이다. 이 시리즈는 초판이 발행될 당시 만화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생각을 뒤엎고 ‘교양만화’의 이름을 얻었다. 귀여운 그림과 대화체의 재미있는 이야기는 어린이부터 성인
전공책 부터 베스트셀러까지 모든 연세인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중앙도서관(아래 중도)에서 책을 한 번도 빌려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하루에도 수 백 권의 책이 대여되는 중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책이 무엇인가 궁금해져 중도에 찾아가봤다.지난 학기, 연세인들의 손때가 가장 많이 묻은 책은 이었다. 그 뒤를 따라 , 와 같은 지정도서가 대출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지정도서와 수업교재를 제외하고 가장 인기 있었던 도서는 이우혁의 였다. 이에 대출과 허영석 주임은 “지정도서의 경우 대출기간이 짧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대출회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지정도서의 인기를 설명했다. 더불어 허 주임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일
TV를 켠다. 어떤 내용이 나오는가. 밝고, 즐거운 사건, ‘우리의 삶은 살만하다’고 느끼게 해줄만한 이야기들인가. 혹은 우리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다룬 것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일 것이다. 분명히 우리에게 전해지는 소식들은 이와 반대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TV 뿐만은 아니다. 신문, 잡지 그 어떤 것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더 크고 넓은 면을 차지하며 우리 또한 그런 것들을 주로 찾는다. 영국의 대표적인 연극 작가 앨런 에이크번의 작품 『막판에 뜬 사나이』. 연극은 17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의 삶이 서로 왜곡돼버린 두 사람을 보여준다. 빅 파커와 더글러스. 17년 전의 은행 강도 빅 파커는 넘치는 끼와 말솜씨로 자신이 보여준 악행을 숨기며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