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관 푸드코트 철수, 그 전말은?

강원만찬협동조합’, ‘행복한 달팽이21명의 개인과 법인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원주푸드협동조합’(아래 협동조합)은 지역 먹거리운동을 사명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협동조합은 지난 2019학년도부터 미래캠 학생회관 1층에서 푸드코트를 운영해왔는데, 지난 3일 돌연 철수를 통보했다.

 

▶▶ 미래캠 학생회관 1층 푸드코트에서 원주푸드협동조합이 돌연 철수한 모습. 지난 4일, 학생들은 푸드코트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나서야 철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미래캠 학생회관 1층 푸드코트에서 원주푸드협동조합이 돌연 철수한 모습. 지난 4일, 학생들은 푸드코트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나서야 철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개강이 코앞인데
갑작스러운 철수 통보에 학교는 당황

 

지난 229, 협동조합은 개강을 나흘 앞두고 학생복지처에 철수 의사를 전했다. 학생복지처 관계자 A씨는 “1월부터 협동조합 측에 여러 차례 재계약 의사를 물었으나, 계약 갱신일인 131일이 지나도 답변이 없었다개강이 코앞인 228일이 돼서야 협동조합으로부터 재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당시의 당혹감을 전했다. 협동조합 이사장 조세훈씨는 경영난 속에서도 철수하지 않고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빠르게 찾으려다 보니학교 측에 상황을 미리 설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협동조합이 철수하면서 학교 측은 곧바로 식사 공급량 확보에 나섰다. 학생복지처는 학내 복지식당인 학생회관 1카페테리아 현과 연세플라자 2‘BNC’에 평소보다 많은 식자재를 준비해 달라고 전했다. , BNC는 제육덮밥과 같은 한식 메뉴를 추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A씨는 주요 식사 시간대에는 기존에 협동조합이 사용하던 공간과 연세플라자 2층의 남는 공간을 개방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BNC 관계자는 가용 키오스크와 식사 장소, 식자재 준비량 등을 늘리고있다갑작스럽게 준비한 일이라 부족한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학내에 이용할 수 있는 학생 복지식당이2개뿐이다 보니, 학생들의 불편은 예견된일이었다. 이민정(방사선·23)씨는 식사 시간대에는 카페테리아 현에 인파가 몰려 식사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지찬우(소웨·23)씨 역시 “BNC에 학생들이 몰려 대기시간이 길고 식자재도 이른 시간에 소진된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실제로지난 7, BNC는 식자재 소진으로 오후 3시전에 당일 영업을 마감했다.

협동조합이 철수한 자리에는 새 업체 입점을 위한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A씨는오는 2024학년도 2학기 중에 푸드코트 자리에 복지매장을 다시 운영할 수 있도록 3월 중에 입찰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적자 심화로
푸드코트 운영 중단

 

협동조합은 우리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누적되는 적자 정부의 지원 예산 삭감으로 더 이상 협동조합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협동조합은 푸드코트 운영 1년 차인 지난 2019년에 1천만 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했으며, 2020년부터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과 비대면 학사 운영으로 정상적으로 영업하기 어려웠다. 조씨는 “2022년말 기준 누적적자가 8300만 원에 달했다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가까워 푸드코트 운영은커녕 협동조합 자체가 위태로웠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상황 속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예산 삭감은 협동조합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했다. 지난 202391, 고용노동부는 4차 사회적기업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해당 계획에는 2024년도부터 인건비와 같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 예산이 전년 대비 61% 삭감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조씨는 푸드코트 노동자 중 일부가 인건비 지원 대상이었기에 적자 상황 속에서도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다인건비 지원액이 대폭 삭감된 상황에 푸드코트를 계속 운영한다면 2024년에만 6천만 원 이상의 적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이상 적자를 감내하며 운영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협동조합의 철수 사실을 뒤늦게 통보한 것에 대해 학교와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조씨는 갑작스러운 정부의 지원 예산 축소에도 운영을 지속할 방안을 찾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다학기를 앞두고 학교와 학생들에게 큰 혼란을 준 것에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글·사진 육찬우 기자
bodo_trol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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