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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학보 사태, 그것이 알고 싶다주간교수 해임과 제호없는 신문 발행, 지금 동덕여대 학보에는 무슨 일이?
  • 정진환 기자
  • 승인 2005.11.07 00:00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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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덕여대학보는 총장 학교운영만족도조사 기사가 실린 후 방행을 제지당해 제호없이 신문을 냈다. /조진옥 기자 gyojujinox@yonsei.ac.kr
지난 10월 10일 발행된 제 358호 좥동덕여대 학보좦(아래 동대학보)에는 1면 상단에 있어야 할 제호가 없었다. 그리고 이날 아침 학교 정문 앞에서는 ‘제호없는 신문’을 배포하려던 학생기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학교 측과의 물리적 충돌 또한 일어났다. 지난 수년간 재단비리로 인해 진통을 앓았던 동덕여대가 또 한번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손봉호 총장, 학교 운영 F학젼. 90여명의 학교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지난 2004년 취임한 손봉호 총장의 퇴진을 주장한 지난 9월 26일자 동대학보 제 357호 1면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기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 총장은 지난 9월 30일 동대학보 주간 하일지 교수를 해임했으며 공석인 주간직에 김태준 부총장을 임시로 임명했다. 그리고 다음호 제작일이었던 지난 10월 8일 김 부총장은 신문을 사전검열한 후 편파성 등을 이유로 들어 신문의 발행 불가를 선언했다. 이에 동대학보 기자들은 급기야 사비를 들여 제호없는 신문을 발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현재 학교 측과 동대학보 측간의 논쟁의 핵심에는 바로 9월 26일자 동대학보 제 357호 기사가 자리잡고 있다. 동대학보 대학부장 김종희양(문예창작·04)은 “학내 구성원들이 바라던 직선제가 아닌 추대제로 손 총장이 선출된 것부터가 문제”라며 “357호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 1년간 손 총장의 실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 부총장의 입장은 다르다. ‘학보는 학교를 대표하기 때문에 보도에 있어 항상 신중을 가해야 하는데 학보의 발행인이자 학교를 대표하는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50%의 교수진이 손 총장의 운영에 만족하지 않는다’ 등의 답변을 토대로 퇴진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것이다.
명실상부 학교의 공식지라고 할 수 있는 학보. 그러나 이번 동덕여대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학생기자 측과 주간 및 발행인을 위시한 학교 측간의 마찰은 빈번히 일어나고, 심할 경우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 서울대 좥대학신문좦은 지난 2004년 백지광고 사태로 주간 이창복 교수가, 좥동아대학보좦는 지난 9월 데스크진이 주간교수와의 불화로 총사퇴하기도 했다. 사실 학생기자들과 학교의 마찰의 근원에는 양 측의 인식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학생기자들은 학보를 언론으로 바라보는 것에 반해 학교 측은 학보를 학교의 홍보매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과거 「연세춘추」 편집인을 역임했던 양승함 교수(사회대 ·비교정치)는 “학보는 홍보매체와 언론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는 학교의 공식지이기 때문에 학생 뿐 아니라 학교 측의 입장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달해야 할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대학보는 새 주간으로 독일어과 송희영 교수가 취임하는 등 겉으로는 정상 궤도로 돌아온 모습이다. 그러나 학생기자들은 전임 하일지 교수의 임에 대한 항의표시로 아직까지 송 교수와 만나기조차 거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예정됐던 7일(월)자 신문의 발행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동대학보 편집장 심지영양(응용화학·03)은 “14일이 돼야 신문이 발간될 것 같다”며 “이번에도 학교 측의 지원 없이 광고비 등으로 제작비를 전액 충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내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동대학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학생, 교수들도 있는가 하면 아예 연구실 문에 ‘학보 사절’이라는 팻말을 붙인 교수도 있다. 김양은 “주변에서 걱정도 해주지만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사람도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밝고 명랑해야 할 대학생들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찬 것 같아 안타까웠다.

정진환 기자  anelk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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