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에펠탑 꼭대기. 그곳에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앉아있다. 그는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공연을 편집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송출한다. 88 서울 올림픽의 개막식을 보고 있는 세계인들은 숨죽이며 전세계의 통합을 역설하는 백남준의 영상을 본다. 이 기념비적인 작품은 위성 3부작 중 하나인 ‘손에 손잡고’라는 작품으로 그가 예술을 TV로 끌어들였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로부터 이십여년이 지난 오늘날, 예술가들은 이제 예술을 인터넷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김치샐러드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윤명진씨는 일상적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kimchisalad.net)에 올리고 있다. 그의 작품 소재는 대부분 단무지나 순대, 녹차 등의
전시회에서 미술 작품을 보면서 작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에 오게 됐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상설 전시를 실시하는 미술관이 드문 우리나라의 경우, 작품을 대여해 일정 기간 선보이는 기획전시가 많다. 인기 있는 외국 유명 작가의 전시뿐만 아니라 삼청동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시회까지 대부분의 전시기획(전시가 이뤄지는 과정)이 갖추고 있는 골격은 비슷하다. 서울시립미술관 최흥철 학예연구사(큐레이터)는 “전시란 작품, 조직, 전시장, 관객이라는 네 가지 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활동”이라고 말한다. 물론 전시기획이 한 가지 모습으로만 고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교과서에서만 보던 작품들이 ‘산 넘고 물 건너’ 우리와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자.
슈퍼우먼신드롬(Superwoman Syndrome)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슈퍼우먼이란 말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이 증후군은 ‘슈퍼급’ 역할을 떠안은 여성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정신적 스트레스 현상이다. 이는 여성들이 아내·어머니·직업인·이웃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나머지 생긴 과부하를 일컫는다. 하지만 ‘완벽’은 엄두도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두가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배윤정(33)씨는 4살된 아이가 있다. 올해로 직장생활을 한지 8년째다. 결혼 전부터 직장생활을 했던 그녀는 결혼 후 일부러 아이를 갖는 시기를 좀 늦게
*골드미스(gold miss) :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30대 싱글 전문직 여성을 일컫는 말 골드미스인 박민정 동문(주거·85)은 인테리어 전문 디자이너다. 그녀는 인테리어 회사에서 상무이사 직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 상당히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그녀는 철저한 자기 관리를 중시한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전문가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도 이의 일종이다. 그녀는 “전문직 여성으로서 남들과 다르게 보이는 세련된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옷에 대한 투자도 상당하다. 백화점보다는 이태원이나 홍대 앞에서 자기에게 맞는 부티끄를 찾는 편이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도 건강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5일 정도는 하루에 두시간씩 운동을 한다. 이렇게
“내가 원하는 직업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요.”안소윤(경제·06)씨의 말이다. 안씨는 2학년이 되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진로에 대한 막연한 환상보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선후배간의 결속력이 약한 여학생들은 안씨처럼 진로에 대해 막막해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여학생처에서는 ‘연세 여성 멘토링 프로그램(아래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전문 분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여동문과 그 분야에 관심있는 여학생과의 연계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선후배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여학생의 커리어 개발과 전문성 함양에 기여하고자 지난 2005년부터 시작 됐다. 올해로 3기째를 맞는 멘
요즘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2학기에 걸맞게 백양로 곳곳에 ‘신입사원채용’이라는 현수막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여기저기서 취업박람회가 열리기도 한다. 병역의무를 지지 않는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보다는 빠른 시기에 취업문을 두드리게 된다. 김희진(신방·04)씨 역시 취업준비로 바쁘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김씨는 “대학원 진학이 아니라면 취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고 말한다. 높아만 가는 여학생들 취업률? 김씨와 같이 많은 여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7년에 나온 ‘20대 남녀의 고용률의 차이는 1%미만’이라는 통계청의 자료는 이런 측면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우리대학교 여성커리어개발센터의 최윤진 선임연구원은 “여성 취업에서는 고용률 이면의
▲ 우리는 얼마나 많은 광기를 이성의 이름으로 단죄했는가? /그림 손혜령 스타크래프트에서 프로토스라는 종족에 ‘다크 아칸’이란 유닛이 있다. 이 유닛은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특수 기술이 있는데, 이 기술을 쓰면 누군가의 어떤 유닛이든 자신의 통제 하에 둘 수 있다. 미셸 푸코는 자신의 저서 『광기의 역사』에서 이성이 광기를 ‘마인드 컨트롤’ 하고자 했던 역사를 들춰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성은 결국 광기를 자신의 통제 하에 두긴 했다. 역사 속에 존재하는 광기는, 그리고 현존하는 광기마저도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셸 푸코에게 있어서 광기는 이성에 의해 환원될 수 없는 또다른 인간적 진
계속되던 장마가 그치고 찌는 듯한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경상남도의 작은 도시 밀양을 찾았다. ‘밀양(密陽)’이라는 지명이 의미하듯 빽빽하게 내리쬐는 볕이 밀양을 찾은 손님들을 맞이했다. 푸른 산에 둘러싸여 소담하게 자리한 밀양역 광장을 뒤로하고 그 뜨거움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연극, 일상을 만나다연극촌에 들어서자 덩그러니 자리한 마당과 함께 갓 못질을 한 듯 투박한 모습의 극장들이 눈에 띄었다.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폐교를 개조해 쓰이는 사무국으로 들어가 보았다. 축제의 진행이 막바지에 다다름에도 불구하고 사무국 내부에는 여전히 분주한 움직임이 일렁였다. 그러한 분주함 사이로 들리는 노래 소리가 건물 한편으로 발걸음을 잡아당겼다. 프린지(독립예술)
▲ 극예술연구회의 위대한 성과 뒤에는 피나는 연습이 있었다. /사진 홍선화 기자 maximin@ 청순하면서도 새침한 소녀와 답답하면서도 순박한 강원도 소년. 그리고 다섯명의 깜찍한 도깨비들이 뭉쳤다. 풋풋한 사랑을 하는 소년과 소녀는 가슴을 설레게 하고 도깨비들은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 자, 이제 황순원의 잔잔한 원작소설에 발랄하고 창의적인 매력까지 더한 ‘극예술연구회’의 라이브뮤지컬 『소나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원작에는 없는 도깨비의 등장에서 알 수 있듯이 극예술연구회의 『소나기』는
지난 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았는지, 4년 내내 장학금을 면제 받았는지는 상관없다. 그럴싸한 셔츠에 타이를 매고 있는지, 무릎이 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는지도 상관없다. 찢어진 청바지 허리에 타이를 매고 있어도 좋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 사람을 좋아하는 열린 마음이다.* 일 한번 꾸며보자일단 친한 친구와 만나자. 오늘 따라 유난히 토플 학원 수업이 지루하다면, 하루쯤 근처 카페에서 와플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겠다. 재미없는 일상에 대한 푸념이 어느 정도 끝나간다면 일상을 탓하지 말고 재미를 만들어보자. 친한 친구를 좀더 모아 파티를 열자고 하면 솔깃해 할 것이다. 매일같이 술을 찾는 친구부터 얼마 전 이성친구와 헤어진 친구까지, 사람들을 모으자.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개강의 활기로 가득 찬 캠퍼스에서는 저마다의 특징을 갖고 팔랑이는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중에는 누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간단명료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마스코트와 독특한 문구로 보는 이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 개강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각 반이나 과에서 내건 ‘개강파티’ 현수막이 그런 것들이다. 긴 방학을 마치고 자신이 속한 반이나 학과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인간관계를 맺고 교감할 수 있는 파티는 학생들에게 새 학기를 더욱 설레게 하는 하나의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환학생과 함께하는 ‘IYC’와 ‘멘토스 클럽’의 파티외국의 파티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교환학생들과 함께하는 파티에 참석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대학교 국
수줍어 말고 먼저 다가가요- 전문 파티플래너 이우용씨 졸업이 다가오면 학교생활이 끝난다는 해방감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맞물려 한바탕 어울려 놀고싶다는 욕구가 정점에 이른다. 이때 학생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지난 2006년부터 졸업파티를 열어온 서울대학교 파티플랜 동아리 스크루바(S.Crewbar). 스크루바는 천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파티를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있다. 신촌의 어느 카페에서 회장 박현식(컴퓨터공학부·01)씨를 만났다.스크루바의 시작은 엉뚱했다. 친구들끼리 모여 생일파티를 계획하다가 졸업이라는 테마로 파티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동아리가 지금의 스크루바다. 지난 2006년 2월 처음 개최한 졸업파티 ‘The
“가족은 가족인데 가족이 아니다?”마치 “가가 가가?”처럼 들리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된 혈연가족 이외에 공동체가족, 동거가족, 다세대가족 등이 그것이다. 이런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 중에서 공동체 가족은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가족이다. 다소 낯선 방식의 가족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자.충남 금산에 위치한 장애우 평등학교(아래 평등학교)는 폐교된 흑암초등학교를 개조해서 만들어진 장애인 공동체 가족이다. 지난 200
“내 파트너가 갑작스레 병원에 실려가 한밤중에 입원을 하게 됐다. 입원을 하기 위해서는 동의서를 써야 하는데 병원측에서는 우리가 가족 이상의 사이라고 말을 해도 둘은 친구사이일 뿐이라며 사인을 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100만원 가량의 보증금을 내면 입원 동의서를 쓸 수 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친한 게이에게 연락을 해서 그가 남편인 것처럼 말을 해 입원을 할 수 있었던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레즈비언 이아무개(29)씨“사회 보장과 관련된 차별도 매우 크다. 국민연금의 경우 내가 이제까지 1500만원 가량을 납부했는데, 내가 사망하더라도 동성 배우자는 이를 받을 수 없다고 국민연금공단측은 말했다. 또 결혼 전에 들었던 각종 보험의 경우 수익자가 법정 상속인으로 돼 있었는데, 결혼 후에 일
▲ /그림 손혜령 지금 이순간,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희생당하고 있다. 여기서 희생이란 마르크스주의자의 말처럼 당신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부속품으로 전락해 시급 4,100원의 기계로 희생당하고 있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 당신을 자신의 희생물로 삼으려는 사람은 평생 옷깃 한 번 스치지 않을 운명인 사람일 수도 있고, 심지어 당신의 친한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일 수도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타인의 은밀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제물로 바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뒷담화’를 통해
웅녀도 미백을 했다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화장 문화는 어떨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흰 피부의 소유자를 귀인이라 생각해 백색피부를 숭상해왔다. 양 학예연구사는 “단군신화에서 곰과 호랑이에게 미백효과가 있는 쑥과 마늘을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라고 한 것은, 백색피부를 가꾸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화장 문화는 삼국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발달했는데 이는 고구려 고분벽화 속에 여인의 뺨과 입술이 연지로 단장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사용한 화장품으로는 쌀가루, 분꽃씨 등을 이용한 ‘백분’과 홍화로 만든 ‘연지’, 밤나무 등을 태운 재로 눈썹화장을 할 수 있는 ‘미묵’이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와 청자 문화의 발달로 견고하고 화려한 화장용구를 제작해
▲ 홍대 앞 '리틀테라스' /조재환 기자 hohocho@ “우리 와인 한잔하러 갈래요?”이 제안이 웬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아직도 우리가 와인에 대해 거리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거리감을 없애주는 친근한 와인바들이 요즘 홍대 앞거리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명 ‘캐주얼 와인바’라고 불리는
■ 자라섬으로 떠나는 재즈여행해바라기광장, 들꽃광장, 그리고 미루나무와 버들가지가 우거진 수목원이 자리잡고 있는 경기도 가평 자라섬. 그곳에서 ‘국제재즈페스티발’이 열린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화려한 연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요나 토이바넨 트리오를 비롯해 국내외 수준높은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자라섬 디카 사진전, 아티스트 워크샵 등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오는 12일(수)부터 16일(일)까지. (http://www.jarasumjazz.com)■ 古典을 高典으로 만들다색다른 고전연극 해석을 보고 싶다면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주목하자. 루마니아 거장 감독 실비우 푸카레트의 손에서 새롭게 탄생한 『고도를 기다리며』, 베를린 샤우뷔네 극단의 『세일즈맨의
“만족한다”는 의견 66.3%… 체감상으로 큰 문제는 없는 듯강사들 “타고난 실력차나 성별을 고려한 강의 위해 노력”다양한 강의 개설은 좋으나 강의 장소가 부적절“이번 학기엔 요가 한번 들어볼까….” 학기의 시작을 알리는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주변 학생들의 시간표에서 교양체육강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학기 100개가 넘는 강의가 개설되는 우리대학교 교양체육강의는 수강신청 기간만 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정원이 다 차고 만다. 전공만큼 넣기 어렵다는 교양체육강의, 과연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은 어떠할까? 이를 조사하기 위해 「연세춘추」에서는 지난 8월 29일부터 8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교양체육강의란 실제 학생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강의를 통칭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