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이 다가오면 학교생활이 끝난다는 해방감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맞물려 한바탕 어울려 놀고싶다는 욕구가 정점에 이른다. 이때
학생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지난 2006년부터 졸업파티를 열어온 서울대학교 파티플랜 동아리 스크루바(S.Crewbar).
스크루바는 천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파티를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있다. 신촌의 어느 카페에서 회장 박현식(컴퓨터공학부·01)씨를
만났다.
스크루바의 시작은 엉뚱했다. 친구들끼리 모여 생일파티를 계획하다가 졸업이라는 테마로 파티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동아리가 지금의
스크루바다. 지난 2006년 2월 처음 개최한 졸업파티 ‘The S Party 2006’은 천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호응을 이끌어 냈다. 두번째 졸업파티 ‘The S Party 2007’에서는 자체행사와 자선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여름을 즐겁게 시작하자는 취지로 ‘Summer Cruise’행사도 열었다.
스크루바는 아마추어 파티플랜 동아리지만 전문가 못지않게 체계적으로 준비한다. “기획팀, 디자인팀, 프로모션 팀으로 나뉘어 6개월 전부터
꼼꼼하게 준비해요. 기업의 마케팅을 벤치마킹해 프레젠테이션도 하고 회의를 거듭합니다.”
그러나 스크루바의 졸업파티는 언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서울대에서 대학 최초로 졸업파티가 열리자 일부 언론들이 파티 장소와 그들의 신분을
두고 ‘특권층의 호화파티’라며 비판적 태도를 취한 것이다. “클럽이나 유명 호텔에서 파티를 하는 건 그곳 외에 천 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가 없기 때문이에요. 서울대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특권층의 호화파티라고 하는 건 부당해요.” 그는 단순히 비싸게 놀 것 같다는
생각만으로 비판하지 말고 다른 파티들과 비교해 기준을 갖고 비판해달라고 말했다.
그에게 우리대학교에도 파티플랜 동아리가 생기면 교류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환영”이라며 반색을 한다. “사실 고려대에
파티동아리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아 술 한잔 했죠.” 대학생 파티문화가 필요하다는 좋은 의도를 받아들인 것 같아 힘이 났다고 했다.
“다른 대학에도 파티동아리가 많이 생겨서 정기적으로 대학생 연합파티를 열면 정말 재미있을 거예요.”
회장 박현식씨 뿐만아니라 스크루바 동아리 회원들은 당찬 학생들이었다. 이후 동아리 설명회에서 만난 기획팀 신영재(경영·02)씨는 “파티
준비과정은 책임이 많이 따른다”며 “준비과정에서 기획능력은 물론 의사소통능력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아마추어라고 해도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책임감과 배움의 자세, 그리고 대학파티문화를 선도하겠다는 당찬 포부. 이 자신감에 찬 대학생들을 만나고 보니 누구도 그들을 막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