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직업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요.”
안소윤(경제·06)씨의 말이다. 안씨는 2학년이 되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진로에 대한 막연한 환상보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선후배간의 결속력이 약한 여학생들은 안씨처럼 진로에 대해 막막해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여학생처에서는 ‘연세 여성 멘토링 프로그램(아래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전문 분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여동문과 그 분야에 관심있는 여학생과의 연계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선후배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여학생의 커리어 개발과 전문성 함양에 기여하고자 지난 2005년부터 시작 됐다. 올해로 3기째를 맞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언론·금융·국제·과학 기술 등 총 7개 분야로 나눠져 있다. 매년 11월에 멘티 모집을 하며 2월에 열리는 ‘커리어 캠프’를 시작으로 1년 동안 선배의 직장 탐방이나 간담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각 분야별로 3명의 멘토 선배가 있으며 선배 1명에 여학생 3명이 멘티로 함께 활동한다. 또한 자신에게 정해진 담당 멘토 선배 뿐 아니라 같은 분야의 다른 멘토 선배들도 만날 수 있다.


멘티로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진로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말한다. 현재 CBS 아나운서인 백원경 동문(정외·02)은 1기 멘토링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제학 당시 백 동문은 아나운서가 되기를 원해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다. 백 동문은 “당시 멘토가 KBS 정세진 아나운서였는데 정 아나운서와의 만남이 지금의 모습을 갖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멘토 선배와의 지속적인 만남에서 진로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때도 있다. 2기 멘토 프로그램을 마친 박시내(수학/경제·05)씨는 멘토 선배를 통해 인턴사원을 했다. 그는 “외국계 은행들의 인턴사원은 잘 알려지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멘토 선배가 소개 해줬다”며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는 박씨 뿐만이 아니다. MBC에서 주최한 ‘세계여성포럼’에 참여한 최새롬(신방·03)씨는 “평소에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 준비를 하는 중이었는데 이를 알고 멘토 선배가 포럼을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 환상이 아닌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문화 기획 분야에 멘티로 지원했던 신지혜(중문·03)씨는 “실제로 PD로 활동하시는 멘토분을 만나면서 많을 것들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신씨는 멘토 선배가 일하는 방송사에 직접 찾아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PD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깨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PD라는 직업의 현실적인 면을 알게 된 것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신씨는 “멘토 선배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한다”며 “가끔씩 안부 인사를 묻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멘토링 프로그램은 멘티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여학생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와 멘티와의 만남을 독려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학생처에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짜기보다는 실제로 참여하는 멘티들과의 활발한 논의 하에 그룹 스터디나 멘토와의 정기적 만남을 자율적으로 운영해 간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하면서 멘토링 프로그램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1·2·3기의 모든 멘토 선배와 멘티들이 모이는 홈커밍데이가 개최돼 3년간 진행된 멘토링 프로그램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많은 도움을 받는 멘티들은 후배들에게도 멘토링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분야에 대해 막연한 생각만이 든다면 멘토링 프로그램에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지.  

/신인영 기자 kongs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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