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옷장엔 입을 옷이 왜이리 없나요~ 거리를 걷다가도 가게 유리에 머릴 쓸어 넘기죠~ 라라 ‘김연우 「연인」’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쓸쓸함이 느껴진다. 공허한 마음을 이기려고 자꾸만 늘어나는 소개팅. 막상 나가려고 보니 옷장에서 딱히 맘에 드는 옷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허한 마음도 채우고, 소개팅에 대한 자신감도 살려주는 아이템을 모아봤다. 그리 다가가기 어렵지 않은 아이템 하나로 멋을 낼 수 있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가을, 분위기 있는 그의 아이템

지난 9월 20일 졸업 패션쇼 'Double E'를 큰 호응 속에 마친 이화여자대학교 한지희(의류직물·04)씨를 만나 올 가을 멋있어지는 방법을 물어봤다. 그녀와 함께 고른 아이템 두 가지.

■  가을하면 떠오르는 옷, 트렌치코트
중간고사가 오기 전에 트렌치코트를 장만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계절을 막론하고 겉옷을 생각할 때는 실용성을 제일 먼저 따져보아야 해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재킷보다는 구김이 잘 가지 않는 소재의 트렌치코트나 데님이나 가죽 블루종이 좋아요.”

전형적인 트렌치코트는 늘 멋스러운 아이템이지만, ‘바바리 맨’같이 보이는 것이 걱정이라면 조금 다른 느낌을 찾자. 평범한 길이와 소재지만 심플한 깃과 깔끔한 벨트를 가진 검은색 코트는 충분히 멋스럽고 간편하다. 허벅지를 덮는 넉넉한 기장의 트렌치코트는 나이나 체격을 막론하고 모든 남자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니 하나쯤 갖춰두면 좋다. 가벼운 면을 가공해 오염과 구김에 강한 이런 소재의 옷은 어떤 코디에도 쓱 걸칠 수 있고, 어느 장소에도 어울린다. 그리고 검은색. 다소 평범하고 뻔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검은색이 촌스러워 보이는 경우는 없다. 누구에게나 어울리면서 동시에 고급스럽다. 이정도면 축구로 치면 박지성쯤 되는 멀티 플레이어다. 프린트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적당한 운동화를 신어도 좋고, 흰색 셔츠에 그럴싸한 구두를 신어도 문제없이 어울린다.

“다만 이런 기본적이고 손이 많이 가는 아이템을 장만할 땐 되도록 디테일이 적고 심플한 것을 고르세요. 예를 들어 견장이라든지 지퍼라든지 이런 디테일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아요. 특히 어깨가 좁다고 생각하시는 남성분들은 어깨에 견장 장식이 달린 옷은 피하세요. 좁은 어깨가 더 좁아 보이니까요. 살 때는 밋밋하다 싶을 정도로 심플한 옷이어야 아마 가장 즐겨 입는 아이템이 될 것이에요. 남자의 옷은 간결하고 단정한 게 우선이니까요.”

■ 만능 아이템, 심플한 하얀 신발 가장 단순한 기능이지만, 코디의 완성이기도 한 것이 바로 신발이다. 신발 구입 시기가 되어 무슨 신발을 살지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또는 옷을 입고 나갈 때마다 신발이 걱정이라면, 신발장에 깔끔한 흰 운동화가 있는지 지금 확인해보자. 깔끔한 트렌치코트를 박지성에 비유한다면, 흰색 운동화는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삼단 변신 로봇쯤 될 것이다. 변신에 능해서 함께 하는 순간 든든하기까지 하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말하는 흰색 운동화란 강백호가 신는 나이키 에어조던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농구하러 가는 게 아닌 이상 쓸데없이 기능이 많거나 부피가 큰 운동화는 아무리 흰색이라도 피하시는 게 좋아요. 적당한 두께로 발을 감싸주는 가죽이나 천으로 된 심플한 디자인으로 고르세요. 또 되도록이면 가벼운 것으로요.” 물론 좁은 형태로 미끈하게 빠진 검정 스니커즈도 멋지고, 두툼하니 박력 있는 농구화도 스포티한 매력이 넘친다. 하지만 새하얀 운동화만큼 모든 차림에 어울리는 것은 힘들다. 중간고사 기간 도서관에서 입는 ‘츄리닝’부터 포멀(Formal)한 자리의 차림까지 모두 가능한 것이 이러한 매끈한 흰색 운동화다. 이런 신발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찾기가 더 힘들기 마련이다.

/글 김문기 기자 mkworld@yonsei.ac.kr
/사진 조형준 기자 soarer@yonsei.ac.kr

 

그녀의 센스를 한껏 높여주는 가을 아이템

■ 아이템 하나, 벨트
신중을 기해 하나하나 골라 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거울 앞에 선 자신에게 심심함이 느껴진다면, 혹은 평소에 입어오던 옷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허리춤에 꽁꽁 숨겨뒀던 ‘벨트’를 꺼내보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단순히 허리를 고정해주던 벨트가 밖으로 나와 그 모습을 드러내면 훌륭한 패션 아이템이 된다. 특히 여성들의 상의가 점차 길어짐에 따라, 그 길이를 조절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벨트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해낸다.

소재나 종류, 디자인에 따라 갖가지 매력을 발산시킬 수 있는 벨트는 그야말로 만능아이템. 그중에서도 ‘어떤 상의와 코디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일반적으로 많이 입는 롱 셔츠나 롱 니트 상의에 스키니 팬츠나 레깅스 같은 슬림한 하의는 편안해 보이지만 약간 밋밋한 느낌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그 위에 약간 느슨하게 벨트를 둘러주면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풍성한 상의의 블라우스에 벨트를 연출해 허리길이에서 마무리해주면 볼륨감이 더해져 여성스러운 매력을 더욱 발산시킬 수 있다. 요즘과 같이 쌀쌀한 가을에 빼놓을 수 없는 트렌치코트에도 벨트는 필수 아이템! 특히 연한 컬러의 코트에는 진한 색의 벨트를 매치하는 것을 잊지 말 것.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함과 동시에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아이템 두울, 부티(Bootie)‘하이힐? 부츠?’ 독특한 모양새로 보는 이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신발은 바로 부티(Bootie)다. 부티는 앵클(Ankle) 부츠보다는 짧으면서 살짝 발등을 덮는 길이의 구두를 일컫는다. 1980년대 댄스용 신발로 각광을 받았던 아이템으로, 과거의 전통이나 생활 풍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복고 트렌드’가 패션에 영향을 끼치면서 다시금 주목받게 됐다. 보일 듯 말듯하지만 한 번에 상대의 눈길을 사로잡는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올 가을 'Must Have Item'으로 떠오른 부티가 단연 일등 아이템. 절제된 스타일의 미니멀리즘(단순함을 추구하는 경향)의 영향으로 장식을 배제한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독특한 소재로 튀지 않으면서 어느 옷이든 자연스러운 조화를 만들어낸다. 블랙 컬러의 바지와 함께 매치하면 중성적인 매력을 주고, 무릎 위까지 오는 미니스커트나 원피스와 함께 하면 경쾌하면서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부티는 이처럼 스타일링을 살려주는 것 외에도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하이힐보다 발에 부담이 덜하고, 부츠보다는 날렵하고 피트(Fit)한 느낌을 주면서 신고 벗기에 편리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발등까지 깊게 파인 디자인의 부티는 발목을 가늘어보이게 하고 다리도 길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특히 발등을 덮는 디자인의 부티를 고를 때에는 주의해야 한다. 자칫하면 다리를 짧아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중요한 열쇠는 바로 컬러 코디다. 발등을 덮는 부티에 동색 계열의 스타킹이나 레깅스로 마무리하면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부티로 발끝에서 빛나는 룩(Look)을 완성해보자.

/글 이승희 기자 unique_hui@yonsei.ac.kr
/사진 김영아, 홍선화 기자 maxim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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