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았는지, 4년 내내 장학금을 면제 받았는지는 상관없다. 그럴싸한 셔츠에 타이를 매고 있는지, 무릎이 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는지도 상관없다. 찢어진 청바지 허리에 타이를 매고 있어도 좋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 사람을 좋아하는 열린 마음이다.

* 일 한번 꾸며보자
일단 친한 친구와 만나자. 오늘 따라 유난히 토플 학원 수업이 지루하다면, 하루쯤 근처 카페에서 와플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겠다. 재미없는 일상에 대한 푸념이 어느 정도 끝나간다면 일상을 탓하지 말고 재미를 만들어보자. 친한 친구를 좀더 모아 파티를 열자고 하면 솔깃해 할 것이다. 매일같이 술을 찾는 친구부터 얼마 전 이성친구와 헤어진 친구까지, 사람들을 모으자.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야 일을 꾸밀 수 있다. 파티를 이야기하는 과정 그 자체가 하나의 신나는 일이자 파티라고 말할 수 있다.

* 주제를 찾아보자
일을 벌일 사람들이 모였다면 주제를 정해야 한다. 파티에 있어서 주제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파티 하면 떠오르는 생일 파티는 물론이요, ‘90년대 댄스 가요에 대한 추억’부터 ‘연극의 이해 학점 좋은 사람이 싫다’까지 그야말로 생각나는 모든 것이 주제다. 모이는 사람들에 적합한 주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신나게 놀면서 수익금으로는 어려운 이를 돕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부 파티도 가능하다. 파티 기획에도 참여하고 종종 파티를 즐긴다는 이장혁(26)씨는 “파티는 일상에서의 탈출과 인맥을 넓히는 기능도 있지만, 나아가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최근에는 문학과 음악을 동시에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파티들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 맘보를 주제로 한 파티에서 즐거워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김문기 기자 mkworld@

* 장소를 선택하자
파티의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먼저 고려해야하는 것은 장소다. 날짜를 정하고 적당한 장소를 찾는다. 참석인원과 주제를 고려해 선택한다. 홍대 부근에 위치한 클럽들 중 상당수는 장소를 대여해주고 있으니 인원과 주제를 생각하고 예산에 따라 빌려보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우리대학교 안에도 파티를 열 공간은 있다. 과반의 개강파티를 맛있는 음식과 함께 아늑한 분위기 속에 하고 싶다면 국제학사 1층의 ‘더 키친’을 찾아보자. ‘더 키친’에서는 인원에 따라 장소를 제공하고, 가격별 메뉴도 준비하고 있다. 공강 시간을 이용해 동아리 친구를 위한 깜짝 생일 파티를 계획하고 싶다면 학생회관 4층에 있는 합창연습실을 찾자. 학생회관 2층 학생복지처에서 예약 시간표를 보고 적당한 일시를 택하면 된다. 그리고 친구를 깜짝 놀라게 해주자. 무엇보다 좋은 점은 합창연습실이니 큰 소리가 나도 상관없다! 단, 사용 후엔 깨끗이 정리하는 것을 잊지 말자.

* 분위기 잡아보자
장소가 정해졌으면 본격적으로 파티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악. 음악은 그 장르만으로도 주제가 될 수 있을 만큼 파티에서 큰 역할을 차지한다. 전문가 수준의 DJ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주변에 알음알음 알려진 아마추어 음악인이라도 크게 상관없을 것이다. 매일 MP3플레이어를 귀에 꽂고 흥얼거리며 걸어가는 친구에게 부탁해도 상관없다.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때때로 DJ로 활동하는 BJ(30)씨는 “모임의 분위기에 알맞은 음악을 선택하고, 파티 참석자들이 원하는 음악을 재치 있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전문 DJ들의 기술이 없어도 선곡에 따라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파티 장소를 멋지게 꾸미는 것도 여러 사람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큰 재미다. 주제와 음악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실내를 장식할 계획을 하고, 먹을거리 등을 마련한다. 클럽을 빌리는 경우라면 음료와 주류에 대한 문제는 쉽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 그린 그림으로 티켓과 포스터도 제작해보자. 그리고 파티를 더욱 즐겁게 해주는 것이 있다면 드레스코드다. 비슷한 색상이나 컨셉의 옷을 입고 모인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카라카를 온누리엷 행사에서의 파란색 티셔츠나 만우절에 학생들이 입고 온 교복을 떠올려보면 된다. 청바지, 흰색 운동화부터 잠옷이나 ‘츄리닝’까지 다양한 드레스코드를 정할 수 있다.

* 마음껏 즐겨보자
모든 준비가 끝났으면 이제 파티를 즐길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과방에서 할 일 없이 누워있는 친구들을 모으자. 동아리 방에서 숙제하는 친구들을 부르자. 그동안 바빠서 연락을 못했던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자. 벤치에서 담배 피는 복학생 선배를 부르자. 티켓을 건네면서, 그날 보자는 약속을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드디어 파티 당일, 이제 즐기는 일만 남았다. 사람들을 맞이하고, 음악과 분위기를 만끽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김문기 기자 mkworld@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