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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0만 원 즈음은 우스운 뮤지컬 관람료. 그리고 모르는 새 엉금엉금 올라가 버린 영화 티켓값. 마지막으로 책을 읽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요즘.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과 돈에 점점 문화생활과 멀어져가는 청년들을 위해 『The Y』가 나섰다. 매달 정한 테마에 맞춰 기자들이 엄선한 3개의 작품으로 가득 차린 한 상. 「The Y의 리뷰식당」이다.3월은 ‘시작’을 상징하는 달이다. 시작은 설렘과 기대를 동반하지만, 그에 걸맞는 용기와 노력을 요하기도 한다. 리뷰식당 첫 번째 메뉴는 ‘첫 취업과 재취업’이다. 첫 취업은 가장 긴장되기 마련이고, 재취업이라고 덜 떨리지는 않을 것이다. 취업을 향해 달려가는 닮은 듯 다른 세 명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취업전선에 처음 뛰어든다면
매거진
박지현, 김인영, 민수빈 기자
2019.03.0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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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유난히 긴 설 연휴였다. 할머니께선 자꾸만 전을 집어먹는 나를 꾸짖으셨고, 나는 그런 할머니 곁에 껌딱지처럼 붙어 시간을 보냈다. 예전보다 훨씬 더뎌진 할머니의 전 부치는 속도에 내심 ‘할머니도 늙으시는구나’라고 생각하며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포탈에서 우연히 보게 된 사진 속 인물은 정말이지 우리 할머니와 똑 닮아있었다. 1940년대 즈음, 우리 할머니 또래인 것 같은 소녀의 흑백사진. 그리고 그 옆에 쓰인 짧은 회고록까지. “경남 양산. 1941년. 나는 양산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니다가 관두고 그냥 집안일을 도왔다. 그해 봄가을 즈음 우리 동네 반장과 누런 옷을 입은 일본 사람이 함께 우리 집에 왔다. 나를 군복 만드는 공장에 보내는 게 어떻냐고. 시집 보낸다고 고향에
매거진
김현지 기자
2019.03.0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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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만 톤. 우리가 1년 동안 버리는 일회용품 쓰레기의 양이다. 이 때문에 1년 동안 5,000억 원이 넘는 자원이 소비되고 처리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필환경 시대*가 된 지금, 많은 카페와 마켓들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TheY』도 일회용품을 일상에서 잠시 배제해봤다. 이번 체험에서는 기준의 명확성을 위해 일회용품을 ‘두 번 이상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물품’으로 정의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회용품이 내 삶과 동행했는지 곱씹으며 일회용품 없는 한 주를 시작했다. 오후에는 동료 기자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러나 가게 안에는 포장 비닐부터 꼬치까지, 일회용품이 아닌 것이 없었다. 결국 떡볶이 2인분은 온통 동료 기자의 입으로 들
매거진
김인영 기자, 민수빈 기자
2019.03.0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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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도 질리고, 쟤도 질리고…. 한여름밤 폭죽 같은 인스턴트 연애에 지친 사람들 모두 모여라. 오래 만나는 커플들을 보며 한 번 즈음은 ‘쟤네는 대체 언제 깨지지?’ 싶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들의 비결이 대체 뭔지, 『The Y』 에서 대신 알아봤다. 오래 사귄 이들만의 럽스타그램, 지금 당장 염탐해보자.@medical_couple우리는 같은 병원에서 일했었어. 그게 벌써 11년 전이라니, 나이 다 들통나겠다(웃음). 난 병원 식당에서 일을 했고, 남자친구는 사무실에서 일했지. 처음에 그 사람은 신입인 내가 어리버리할 때 몰래 이것저것 알려주고 챙겨주던 좋은 사람, 딱 그 정도였지. 솔직히 첫인상은 바보 같았어. 주변 사람들 챙기기에만 바쁘고, 입에 풀칠한 거 마냥 말은 없으니까. 이제 와서
매거진
김현지 기자
2019.03.02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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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예기치 못하게 친구 집에서 자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메이크업 없이 하루를 시작하게 됐다. 화장 없인 외출을 못할 정도로 화장에 의존적이진 않지만 확실히 주위 시선이 의식되긴 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폭발적이지 않았다. 민낯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화장 안했네?’ 정도의 질문만 받았다. 내가 괜히 과하게 움츠러든 게 아닐까. 2일차 : 금요일. 출근 날이다. 수습기자들에게 내 스스로를 소개해야하는 날이기도 하다. 왜 하필이면 오늘인지. 이미 알고 있는
매거진
김현지 기자, 연세춘추
2018.11.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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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소문 다 났어. 정신병 걸려서 약 먹는다며?” 내가 ‘틱장애*’를 앓기 시작한 건 13살이었다. 어린 나이에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남과 다른 행동을 하는 나의 모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때로는 틱을 멈추려고 팔을 세게 꼬집었다. 살집을 쥐어뜯을 때마다 피멍이 들고 아팠지만, 틱이 멈추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비하면 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유독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나였기에, 또 평범한 친구들 사이에 평범하게 스며들고 싶었기에. 이 유별난 행동을 멈추기 위해 나는 나 자신을 갉아먹었다.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한 것은 틱이 발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증상이 점차 나아지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왜 눈을 깜빡이냐고 묻는 아이들도 점차 모습을 감췄다. 그런데
매거진
연세춘추
2018.11.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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