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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식당] 첫 취업, 재취업
  • 박지현, 김인영, 민수빈 기자
  • 승인 2019.03.04 01:13
  • 호수 47
  • 댓글 0

이제 10만 원 즈음은 우스운 뮤지컬 관람료. 그리고 모르는 새 엉금엉금 올라가 버린 영화 티켓값. 마지막으로 책을 읽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요즘.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과 돈에 점점 문화생활과 멀어져가는 청년들을 위해 『The Y』가 나섰다. 매달 정한 테마에 맞춰 기자들이 엄선한 3개의 작품으로 가득 차린 한 상. 「The Y의 리뷰식당」이다.

3월은 ‘시작’을 상징하는 달이다. 시작은 설렘과 기대를 동반하지만, 그에 걸맞는 용기와 노력을 요하기도 한다. 리뷰식당 첫 번째 메뉴는 ‘첫 취업과 재취업’이다. 첫 취업은 가장 긴장되기 마련이고, 재취업이라고 덜 떨리지는 않을 것이다. 취업을 향해 달려가는 닮은 듯 다른 세 명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취업전선에 처음 뛰어든다면

웹드라마 『취업전쟁2』

『취업전쟁2』는 취업준비생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드라마다. 곧 학생 신분을 벗어나 취업 시장으로 뛰어들 이들을 위한 드라마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량진으로 향하는 청춘들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극 중에서 취준생들의 마음을 가장 울리는 대목은 단연 주인공 창엽의 면접 장면이다. 그는 입사를 준비하며 회사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열심히 쌓았다. 서류 전형에 당당히 합격한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간다. 그러나 면접관은 그에게 스펙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말한다. 왜 달리는지도 모른 채로 그저 기업이 원하는 대로 달려왔던 과거. 그리고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느라 미처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지 못했던 지난날들이 떠올라 창엽은 그만 울컥하고 만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청춘은 왜 아파해도 되냐고 묻는다.

열정만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러나 꿈을 이루기 위해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어두웠다. 청춘이란 이름으로 매번 꿈을 향해 도전하지만, 실패라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때론 그 아픔이 너무나 깊어 어쩌면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드라마는 더 특별하다. 때로는 다른 길로 돌아가고, 잠시 쉬어가기도 하지만 조금씩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20대들이 첫 취업을 앞두고 겪는 여러 가지 아픔을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뭉클하게 다루고 있는 『취업전쟁2』.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고 지친 당신. 이 드라마로부터 작은 위로를 받아가자.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

소설 『굿모닝 에브리원』

취업의 관문을 뚫기도 어렵지만, 직장에서 살아남기도 여간 보통 일은 아니다. 스펙 없이 열정만 있다면 더더욱.

아침 뉴스 PD로 일하는 베키. 그에겐 뉴스가 곧 인생이고 인생이 뉴스다. 그러나 그는 낮은 학력 때문에 보는 사람이 없기로 유명한 『데이브레이크』로 쫓겨난다. 베키는 프로그램을 살려내겠다는 일념으로 출근 첫날부터 기존 앵커를 해고하고 전설적인 앵커 포메로이를 영입한다. 베키와 포메로이가 서로를 이해하며 프로그램을 되살리는 과정을 읽다 보면, 360쪽은 금세 넘어가 있다.

『데이브레이크』가 세상의 인정을 받기까지의 과정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베키가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키는 자신이 가난하고 시골 출신인 데다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자격지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 그였기에, 베키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애인을 만나고 프로그램이 성공해 자존감을 되찾는 모습은 꽤나 감동적이다.

베키는 가방끈과 스펙 대신 경험과 열정만으로 모든 고비를 이겨냈다. 모든 것을 이겨낼 정도로 좋아하는 일을 찾은 베키가 부러워지는 이유다. 하지만 일 이외의 가치는 신경 쓰지 않는 베키가 걱정되는 찰나, “일만 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포메로이의 조언은 독자의 마음을 대변해 준다는 느낌마저 든다.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영화.

#누구에게나 가능한 시작

영화 『인턴』

40년 동안 전화번호부 회사를 운영하며 인생 1막을 마무리한 벤. 퇴직 후 인생에 큰 구멍이 생긴 것만 같다고 느끼던 그에게 인생 2막을 열 기회가 주어졌다. 그것도 의류회사 ‘인턴’으로!

벤은 입사하자마자 휴대폰 메시지로만 상대방에게 사과하려는 젊은 동료들에게 진실되게 사과하는 법을 알려준다. “눈물을 닦아줄 손수건은 기본이야”란 명언을 설파하는 그의 모습은 영화 속 회사 직원들과 관객들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벤 스스로의 성장도 관전 포인트다. 오래된 것들을 고집할 것이란 주변의 우려과 달리, 그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다. 그는 출근 첫날에 노트북 전원조차 켜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페이스북에 가입하기까지 이른다. 이렇게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

더이상 무언가를 새로이 시작할 수 없을 것만 같던 한 사람의 시작이 담긴 영화 『인턴』. 그러나 벤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쉽게 찾아볼 수는 없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한 뒤 비현실적인 드라마란 비평이 적지 않던 이유도 이 때문일 터다.

벤은 “뮤지션에게 ‘은퇴’란 말은 없답니다. 그들은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제 안에는 아직 음악이 남아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자신만이 가진 농익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출발한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속도와 최신만이 좋은 대접을 받는 이 시대에,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벤의 대사는 우리 모두에게 울리는 경종이다. 우리 모두 빠른 것들만 좇지는 않았는지를 돌아보게 되는, 반성문 같은 영화다.

글 박지현 기자
pjh8763@yonsei.ac.kr
민수빈 기자
soobni@yonsei.ac.kr
김인영 기자
hellodlsdud@gmail.com

박지현, 김인영, 민수빈 기자  pjh876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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