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된 이인화씨의 『시인의 별』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전년도 8월부터 당해 7월까지 발표된 작품만을 추천작으로 한다는 원칙도 지켜지지 않은 데다가, 심사위원들이 수상자와 긴밀한 관계라는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주최 측인 문학사상사는 음모라며 맞섰지만, 이상문학상만큼 대표성이 큰 문학상이 없기에 이에 대한 논란도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 문학상에 대한 문제의식은 제대로 공론화되기 힘들었다. 문학상의 수혜자가 되는 문인 당사자들이 문학상을 비판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상업화로 본질 흐려진 문학상문학상에 대해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는 문학상의 상업화다.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대학교 정명교 교수(문과대·국문학)
지난 1월 소설가 박민규씨의 단편소설 「아침의 문」이 제34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됐다. 박씨는 지난 2006년을 제외하고 2004년부터 계속해서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지만 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아침의 문」은 동반자살과 미혼모라는 파격적인 주제와 함께 극적인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살려내는 서사 구조를 지니고 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동반자살을 하려다 실패한 남자는 편의점에서 점원 일을 하고 있는 여자와 마주친다. 친절하던 여자가 사실은 아이를 밴 채 세상에 불만을 품고 사람들을 ‘괴물’로 여기고 있었다는 반전이 일어나면서 극적인 긴장감이 고조된다. 갈수록 죽음 의지가 약해지는 남자와 세상에 대한 반감이 늘어나는 여자가 만난 순간부터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서로 다른 건물
∴nPn=n(n-1)(n-2)……(n-n+1)(腦髓는부채와같이圓에까지展開되었다,그리고完全히廻轉하였다)(「線에關한覺書 3」, 『이상전집』, 1956, 임종국 역)‘한국 현대시 최고의 실험적 모더니스트’, ‘한국 근대문학의 모던보이’, ‘천재시인’, … 이상에 대해서는 그가 남긴 문학 작품의 양보다 더 많은 주석들이 붙어 있다. 그 중에서 초현실주의 시인으로 우리 문학사 상 가장 이채로운 존재라는 것이 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올해 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은의『이상 평전』을 읽으며 이상의 인생과 그의 문학 세계를 들여다보자. 이상의 본명은 김해경으로 그는 매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네
신수지(21)씨는 아침 일찍 청량리 ‘밥퍼’를 찾았다. 밥퍼의 일과는 아침 8시부터 시작해 낮 1시가 넘어 끝나기 때문이다. 고된 일과동안 열심히 일하며 “직접 만든 음식을 노인들이 맛있게 먹어주시는 것이 보람 있다”고 말하는 신씨의 얼굴에는 영하의 추운날씨에도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밥퍼’에서는 하루 평균 25명 정도의 봉사자들이 함께 일한다. 이들은 밥과 반찬을 직접 만들고 배식준비를 하며 활동을 시작한다. 배식은 아침 11시 부터다. 급식소 테이블은 일찍부터 찾아온 어르신들로 만원이고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급식소 문밖으로 길게 줄을 서 있다. 급식 배식판은 봉사자들의 손에서 손을 거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전달된다. 많은 사람들이 밥퍼를 찾기 때문에 배식과 설거지는 동시에 진행된다.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에 한 노숙자가 다가왔다. 그는 자선냄비 앞에 서서 주머니를 주섬주섬 뒤지더니 1천원 지폐 한 장을 꺼내 자선냄비에 넣었다. 그는 “그동안 구세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다시 나한테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아깝지 않다”고 덧붙였다. 매년 12월이 되면 거리마다 딸랑딸랑 종소리가 퍼진다. 이는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활동(아래 자선냄비 활동)을 하는 곳에서 들리는 소리다. 정겨운 종소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아 모금에 동참하게 한다. 그 곳에서는 적은 돈으로도 누구나 손쉽게 사랑을 나눌 수 있다. 작은 사랑들이 모여 뜨겁게 끓고 있는 자선냄비 현장에서, 지난 2009년 12월 23~24일 이틀간 기자가 자원봉사자로 참여해봤다. 기부하는 자의 아름다운 얼굴
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십간 중 서쪽과 흰색을 의미하는 ‘경(庚)’과 십이지 중 호랑이를 의미하는 ‘인(寅)’이 만나,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백호의 해다. 서울 세종로의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변신, 신화에서 생활로’라는 제목으로 호랑이띠 특별 전시회가 열렸다. 지난 12월 23일부터 오는 3월 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 조상들의 생활문화에 깃든 호랑이 상징체계의 변화 형태를 각종 시각적 자료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왜 호랑이일까? 『삼국유사』에 따르면 태백산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으며 지내던 곰과 호랑이 중 곰만 그것을 참고 이겨내 사람이 된다. 호랑이가 참지 못하고 동굴을 뛰쳐나간 이유는 바로 호랑이가 태양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지상에서
연극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연돌이는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대학로를 찾았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세순이를 기다리는데, 웬 처음 보는 사람이 공연 전단지를 쥐여 주며 따라붙는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인기 순위도 높은 공연이라는데 이 연극, 괜찮을까? 연극은 같은 극 장르인 영화나 같은 공연예술인 뮤지컬에 비해 초심자들이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연극은 ‘난해하다’는 선입견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정보의 양이 절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일간지 문화면의 공연 소개 기사를 제외하면 요즘 어떤 연극이 문제작인지, 관객 반응이 좋은지 알 수 있는 손쉬운 경로가 거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대학로를 찾았다가는 위 상황처럼 ‘삐끼’들에게 ‘낚이기’ 십상이다. 연극에 조예가 깊은 이들은 입을 모
사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일부러 ‘2말3초’의 위기감을 느낄 법한 08학번들로 모아봤다. 곧 크리스마스인데 연애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지?이씨(아래 이): 아직 학교에 남아있는 08학번 남학우들은 군대에 가야한다는 게 더 큰 압박인 것 같다.천씨(아래 천): 연말엔 솔로인 친구들끼리 모여 놀기로 했다. 다들 포기한 것 같다. 오씨(아래 오): 비슷하다. 싱글들 사이에 있다 보면 위기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일상 속 만남의 기회사회: 누군가 만나려고 하면 보통 어떤 방법들이 있나?이씨2(아래 이2): 소개팅 사이트를 이용해본 적이 있다. 5천원을 내고 연락처를 하나 얻었는데 연락이 오지 않아 싱겁게 끝났다.오: 헌팅을 여러 번 받아봤다. 나도 호감이 가면 번호를 줬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올드보이』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작년에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25일 우리대학교를 찾았다. 그가 이토록 세계적인 감독이 된 데에는 두 작품을 포함한 ‘복수 3부작’의 공이 컸다. 그러나 박 감독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영화는 따로 있다. 바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다. 관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음은 물론, 그마저도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 많았던 영화지만 모든 것이 박 감독의 의도대로 잘 만들어진 영화였기 때문이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인 영군(임수정 역)과 일순(정지훈 역)의 사랑이야기다. 자신이 사이보그라는 망상을 지닌 영군은 밥을 먹으면 자신이 고장난다며 기계처럼 충전만 하려 한다. 일순은 이런 상
소통과 토론,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두 가지 화두다. 소통이 현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돼 주목받았다면, 토론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성숙해 가면서 의견을 교환하고, 집단의 결정을 도출해 내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소통과 토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주로 ‘언어’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토론도 일종의 소통을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언어를 통해 타인을 설득하고 그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언어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이나『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교실』 과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말하는 방식에
나의 삶은 낮과 밤의 두 부분으로 뚜렷하게 나뉘었다. 낮에는 정직하고 용감한 태도로 자신을 무정하게 학대했지만, 밤이 되면 〔…〕 욕망의 품에 냉큼 안겨드는 내 모습에 나 자신도 놀랄 지경이었다. 그 시절 〔…〕 나는 내가 두 부분으로 찢어져 있고, 그 두 부분은 서로를 적대시 한다는 걸 수시로 아주 분명하게 느꼈다.─ 위화, 『가랑비 속의 외침』 성(性)에 눈뜨기 시작하는 사춘기 무렵, 자신이 ‘찢어져’ 있다고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이상야릇한 ‘밤’의 욕망과 그로 인한 당혹스러움은 성장을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여덟 명의 10대 소년소녀들이 겪는 성장담을 폭발적인 모던 록 리듬에 버무려 풀어간다
먹물과 아크릴, 아이콘과 캐릭터, 민화와 만화. 서로 합쳐질 수 없는 관계일까? 다양성이 공존하는 현대사회에서 이분법적 구분이란 ‘무(無)쓸모’스런 틀처럼 보인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해체하며 참신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나 이들의 작품에는 ‘팝적인(popular)’ 느낌이 강하게 녹아 있다. 팝적인 요소는 앤디 워홀의 작품과 같은 ‘팝아트(pop art)’에서 쉽게 느껴진다. 팝아트는 대중성과 복제성을 특징으로 하는 예술 사조로 지난 1960년대 미국에서 전성기를 이뤘다. 초기 팝아트 작가들은 상위층만을 위한 기존 미술에서 탈피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르를 구축했다.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다양한 색으로 찍어내 낯선 이미지로 만들듯 팝아트
“20살이라고? 친구네”음악소리로 시끄러운 홍대의 한 클럽에서 춤을 추던 김삼순(70)씨의 말이다. 지난 9월 9일 홍대 앞에서 ‘나이없는 날’ 행사의 일환으로 어른들의 ‘클럽투어’가 이뤄졌다. 젊은이들만의 공간에 어른들이 ‘침투’한 것이다. 그들은 젊은이들과 춤을 추면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세대차이’는 옛날부터 존재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야기 된다. 그렇다면 과거에 비해 현재의 단절이 더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성공회대 교양학부 김찬호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노소간이 단절된 이유는 미디어의 급격한 발전때문”이라고 말한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나이 많은 어른은 ‘지식의 보고’였다. 그렇기에 젊은 세대는 어른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소통을 했다. 하지
우리대학교 신촌캠의 주소는 서울시 서대문구 성산로 262번지다. 커다란 캠퍼스가 모두 서대문구에 속해있다. 그래서 우리대학교와 지역 사회 간에는 빈번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우선, 지난 10월 4일 완공된 정문 근처 담장개방사업은 서대문구에서 진행한 환경정화사업의 일부로 구청 측이 시행한 것이다. 이는 지역주민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계획돼 기존 담장을 허물고 녹지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서대문구청 푸른도시과 손승구 직원은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대학 담장 개방 사업’으로 연세대가 신청해 함께 진행했다”며 “기존 담장이 외부와 단절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녹지와 휴식공간을 조성함으로서 학교가 개방된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됐다”며 담장개방의 성과를 밝혔다. 실제로 정문 앞의 공간은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선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옥은 결코 가깝지 않게 느껴진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한옥과 도시는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가까운 곳에 한옥들이 들어서있다. 지난 2008년 12월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북촌한옥마을에서 ‘서울 한옥선언’을 발표했다. 서울 한옥선언이란 각종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한옥을 지키기 위해 향후 10년간 총 3천700억원을 한옥 보전과 조성에 투입하는 사업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 곳곳의 한옥 밀집 지역을 가장 서울다운 정취가 있는 주거지로 육성,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서울의 자랑스러운 문화 정체성을 살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업에는 사대문 안의 3천100채, 밖의 1천400채 등 총 4천500채의 한옥이 포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말한다.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하고 희망을 버거워하며 소통을 귀찮아하고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1천년 전 신라가 아니라 오늘날 미실이 살아 있었어도 비슷한 말을 했을 것이다. ‘백성’ 대신 ‘대학생’, ‘망설입니다’ 대신 ‘영어공부를 합니다’로 바꾸면 완벽하다. “대학생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하고 희망을 버거워하며 소통을 귀찮아하고 자유를 주면 영어공부를 합니다.” 그런데 이런 대학생 중에도 영어공부 대신 ‘귀찮은 소통’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대표적인 예가 정당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려는 이들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정당에 가입한 대학생들로 구성된 학생위원회를 운영한다. 민주당 학생위원회 ‘가온’(아래 가온)은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로 우리대학교 학
아침에 일어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것이 무엇일까? 누구나 마주할 수밖에 없는 그것, 바로 색(色)이다. 옆에서 울리는 휴대폰, 입고 나가는 옷, 공부하기 위해 피는 책 등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수히 많은 색이 포함된 팔레트다.우리가 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색은 1만 7천여가지, 보지 못하는 색을 합하면 600만가지 이상인 만큼 색채학은 쉽게 정의하기 힘들다. 조선대 창업보육센터 ID-house 대표 손혜란 겸임교수(인예대·색채학/시각디자인)는 “색채학은 너무나 광범위하기 때문에 어떤 것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개념이 달라진다”며 “굳이 정의하자면 과학과 예술을 양극으로 하는 종합적 학문”이라고 말했다. 색의 기원은 태양이다. 태양에서 오는 빛 중 380~780nm의 파장범위에
“세상에는 우월한 문화도, 열등한 문화도 없다. 다만 살기위해 적응한 다양한 문화가 있을 뿐이다.”지난 11월 4일, 인류학계의 거장이자 구조주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프랑스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타계했다. 그는 100세의 일기로 타계 할 때까지 『구조인류학』, 『야만적 사고』, 『신화』, 『날것과 요리된 것』, 『슬픈 열대』 등 다양한 저작을 남기며 인류학뿐만 아니라 문학·철학·문학비평·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인류학의 아버지 태어나다레비스트로스는 1908년 벨기에 브뤼셀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파리 대학의 법학부에 입학한 그는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함께 공부했으며, 철학 교원자격 시험에서 응시하자마자 최연소로 합격하게 된다. 그러나 철학 교수로서의 삶에 권태를 느
지난 10월 한 공중파 방송에서 ‘곰배령 이야기’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이는 명문대학 출신의 도시인들이 곰배령 산골짜기로 들어와 마을을 이루고 사는 이야기다. 그들은 계절에 따라 농사를 짓고 산에서의 생활방식을 찾아 이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시청자에게 ‘왜 이들은 도시를 떠나 산으로 들어갔을까? 그곳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라는 물음을 던진다.곰배령으로 떠난 그들처럼 사람들은 종종 도시를 떠난 삶을 그린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 지금까지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 그리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산속 사찰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템플스테이(temple stay)’를 통한다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그런 삶을 잠시나마 느껴볼
당신은 지금 멀티플렉스에 있다. 푸드 코트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영화를 고른다. 곧 팝콘과 콜라를 들고 상영관으로 들어설 것이다. 그런데, 어라? 총 12개 관에 걸려 있는 영화가 6편뿐이다. 원래 보려고 했던 영화는 교차상영으로 하루 두 번 밖에 틀지 않는 걸 발견했다. 반면 흥행 블록버스터는 상영시간표를 좁은 간격으로 촘촘히 메우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그걸 보기로 한다. 주말이라 붙은 할증까지 9천원을 내고 돌아서는데, 뭔가 찜찜하다. 그 영화는 곧 천만 관객의 고지를 찍는다고 한다…. 여느 멀티플렉스에서나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다. 멀티플렉스는 한 건물 안에 여러 개의 상영관과 식당, 카페, 쇼핑몰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는 복합공간을 가리킨다. 지난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