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은의 『이상 평전』을 읽으며…

 

 

 

 

 

 

 

∴nPn=n(n-1)(n-2)……(n-n+1)
(腦髓는부채와같이圓에까지展開되었다,그리고完全히廻轉하였다)

(「線에關한覺書 3」, 『이상전집』, 1956, 임종국 역)

‘한국 현대시 최고의 실험적 모더니스트’, ‘한국 근대문학의 모던보이’, ‘천재시인’, … 이상에 대해서는 그가 남긴 문학 작품의 양보다 더 많은 주석들이 붙어 있다. 그 중에서 초현실주의 시인으로 우리 문학사 상 가장 이채로운 존재라는 것이 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올해 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은의『이상 평전』을 읽으며 이상의 인생과 그의 문학 세계를 들여다보자. 

 

 

이상의 본명은 김해경으로 그는 매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때문에 네 살이 되던 해 그는 백부 김연필의 양자로 들어가게 됐다. 백부와 같은 방에서 살며, 중년 인생의 고됨으로 인한 한숨부터 행동 하나하나에까지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어린 시절 한 번도 온전히 아이일 수 없었고 청년기에도 패기 넘치는 청년답게 살지 못했다. 대표작 「날개」에서 보이는 무력감 역시 태어날 때부터 그의 인생에 박혀 있던 가난으로 인한 이상의 암울한 의식이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그의시하면떠오르는특성인띄어쓰기의부재는띄어쓰기를없앰으로써말의일상적인의미를완전히없애려는그의의도를보여준다.자연의일반적이치와상반되는근대도시문명의개성을가지고어떤기존형식과의타협도거부한것이다.

 

또한 권위적인 양부모와 무능력한 친부모 사이에 살면서 생긴 심리적 갈등은 그의 문학 저변에 나타나는 불안 의식의 뿌리가 됐다. 이후 이상은 시대의 불행과 환멸을 자양분으로 초현실주의 문학을 키워나갔다. 이상의 초현실주의 문학에 대해 고은 시인은 "이상이 당시 시대를 심각한 현실로 의식하지 않고 그 자신의 고민을 통해 시대를 봄으로써 시대 전부를 자신만의 희극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1930년대의 식민지적 비극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이상의 문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곧잘 문학의 현실 가운데로 뛰쳐나오는 것일까. 전형적인 ‘서울 사람’이었던 이상은 자연을 전면에 내세운 지방 작가들과는 다른 특수성을 가졌다. 이상은 자연으로부터 해방돼, 문학적으로 의지할 부분을 자연에서 찾는 기존 문인들의 태도를 청산한 ‘최초의 모더니스트’였던 것이다.

 

김연 기자 periodistayeon@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