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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심사평정명교우리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해마다 기교가 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현상일 것이다. 처음엔 신기했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모바일을 통한 문자생활이 부쩍 늘어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단편화된 생각들이 무성해지면서 생각의 깊이를 방해한다는 것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병민의 「정진」, 김재한의 「꽃이 아름다운 이유」, 성승명의 「자연스런 죽음」, 신세빈의 「신데렐라」, 이수정의 「압화」, 이승재의 「남겨진 것들의 미학」, 현정섭의 「감성」은 직관적인 관찰이 돋보이는 문장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반짝이는 영감을 그윽한 반추를 통해 익혀 나가기를 바란다. 김동진의 「바다」, 김준혁의 「가을과 겨울 사이」, 백승민의 「봄의 발라드」, 예건희의 「가
특집
연세춘추
2018.12.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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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수상소감]윤종환(문정·14)시가 감사가 되는 순간입니다. 마주했던 문장들의 수명이 조금씩 길어지고 그들의 키가 자라고 있습니다.빚을 지면 안 된다고 배웠지만 어쩌죠, 저는 백지 수표를 내도 모자랄 만큼 문장들에 많은 빚을 져버렸습니다.사실 몰래 훔친 것들도 있는데, 이 기회를 빌려 많은 분의 지혜와 고민을 훔친 것을 고백합니다. 당신들의 명문장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드리지만, 저는 욕심쟁이라서 조금 더 훔칠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조금 더 멀리 볼 수 있다면 자라난 문장의 어깨 위에 올라 서 있기 때문입니다. 제게 ‘문학의 대양의 넓이는 지구 면적×인간이 문자를 쓰면서 살아온 나날을 셈하면 된다’고 말씀
특집
연세춘추
2018.12.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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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화섭 문학상(희곡 분야) 가작]불꽃으로 날아든 나비안성준(사학·18) 과거S#1스크린 자막: 1909년, 밤, 어느 숲속(한 중년 남성이 어린 아이를 업고 도망가고 있다. 주변에서 들리는 총소리, 옆에 있는 바윗 틈에 숨는다.) 헌병경찰: 이제 다 끝났다! 그만 순순히 나오고 아이는 풀어주어라! 잠시 바깥을 보려던 남성, 밖의 경찰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오면서 암전. (암전 속 총소리만 계속된다. 다시 켜지자 재판장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고 판사가 법봉을 치고 있다. 판사는 객석과 마주하며 앉아 있고 방청석들은 객석을 등지고 있다. 양 옆에는 민경준과 검사.) 현재(S#2 자
특집
연세춘추
2018.12.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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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가작]호텔 헤밍웨이이다혜(철학·16) 1 또독.. 또도독... 미치겠다. 또 시작이다. 고무양동이 속으로 물이 한두 방울 떨어진다. 밖에 비가 또 오나 보다. 일전에 잘 펼쳐놓은 철사 옷걸이를 집어들고 방 천장을 꾸욱 꾸욱 눌러준다. 밑에 받쳐놓은 갈색 양동이로 빗물이 촤르르 쏟아져 내린다. 한꺼번에 다 쏟아져서 물바다가 되지 않게 하려면 이렇게 미리 한 번씩 야무지게 눌러주어야 한다. “글러 먹었어. 아예 다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해.” 찢어진 천장을 보고선 호텔 매니저가 처음 한 말이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이 건물을 처음 지을 때부터가 문제였다는 것이다. 당시의 건물주는 돈방석에 나앉은 중국인
특집
연세춘추
2018.12.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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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화상(시분야) 당선작] 편이 된다는 것윤종환(문정·14) 동의와 비동의 사이에는 수많은 빌딩이 세워져 있어그 틈에 있다 보면어느 건물로든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그 건물의 내부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 높이는 높이만큼의 파괴력건물 엘리베이터 버튼 수는 붕괴 위험성이다 건물 사이 간격은 조밀하고옥상을 넘어 다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저격수가 숨어 있을 것이란 경고문이념의 옥상에서 두 다리는 짧다옥상 아래를 내려다 본 자는 건물을 넘어 다닐 수 없고동의와 비동의 사이 간격은 아찔했다 건물 밖으로 나가는 방법은지하 배수로에 연
특집
연세춘추
2018.12.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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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전 당일만큼은 누구도 부럽지 않을 인기를 누리는 종목, 빙구. 그러나 평소에도 빙구 경기를 즐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알아봤다, 아이스하키의 진실과 거짓.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면 어느새 빙구에 중독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1. 경기가 혼성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답은 ‘그렇다’. 우리대학교 유일의 아마추어 빙구 동아리 ‘타이탄스’에서는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가 함께 경기를 뛴다. 다른 종목보다 빙구의 혼성 경기가 용이한 이유는 뭘까? 선수의 힘이나 속도 등 물리적인 요소 뿐 아니라, 스케이팅의 안정도와 패스 경로 파악력 등 다양한 요소가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물론 신체적인 차이가 작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경기 전체를 바라보는
특집
김채린 기자
2018.09.3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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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우리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학했던 고(故) 김수영 시인의 작고 50주기를 맞아 부인 김현경 여사가 명예졸업장을 대리 수여받았다. 다음은 김 시인을 연구한 전문가들, 김 여사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한 가상인터뷰다. Q. 연희전문학교 영문학과에 재학했다. 우리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A. 자라 온 환경 탓이 크다. 아버지의 강한 권고로 상업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영어 교육에 힘쓰기로 유명한 학교였다. 자연스럽게 영어를 많이 공부하게 된데다 책을 많이 읽다보니 문학에도 관심이 생겼다. 사실 처음부터 연희전문학교에 가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일본 유학을 가서 도쿄 상과대에 2년 만에 붙었으나 태평양 전쟁이 터져 학교가 폐쇄됐고, 만주로 피난할 수밖에 없었다. 해
특집
김채린 기자, 이승정 기자
2018.09.3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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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일 아침 11시, 2018 정기 연고전(아래 연고전) 럭비경기가 잠실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된다. 연고전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지금껏 럭비경기는 목동 주경기장에서 치러졌다. 당장 관람이 가능한 관중 수가 지난 2017년 대비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우리대학교 안팎에서 ‘럭비부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는 볼멘소리마저 터져 나온다. 보조경기장 대관, ‘연고전 사상 최초’경기장 예약은 그 해 연고전 주관 대학이 맡는다. 올해 연고전을 주관하는 학교는 고려대다. 고려대는 당초 잠실주경기장 대관신청을 했다. 지금껏 축구와 럭비경기가 치러졌던 목동주경기장이 전국체전을 위해 공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서울시가 ‘경기장 잔디 보호’ 명목으로 대관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특집
서민경 기자, 서혜림 기자
2018.09.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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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정기 연고전의 시작을 알리는 종목, 야구. 그러나 연고전 외의 야구부 경기 결과에 관심을 갖는 학우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학야구를 보는 이도, 하려는 이도 줄어들고 있다. 우리대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학야구의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아래 KBO)는 프로야구 ‘대졸선수지명 의무화’(아래 대졸지명 의무화) 계획을 발표했다. 프로야구 대졸지명 의무화, 실효성 있나 지난 11일 KBO가 발표한 제5차 이사회 결정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대졸지명 의무화다. 10개의 프로 구단은 오는 2020년 신인
특집
채윤영 기자, 연세춘추
2018.09.30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