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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연세문화상] 편이 된다는 것

[윤동주 문화상(시분야) 당선작]

편이 된다는 것

윤종환(문정·14)

동의와 비동의 사이에는 수많은 빌딩이 세워져 있어

그 틈에 있다 보면

어느 건물로든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

그 건물의 내부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

높이는 높이만큼의 파괴력

건물 엘리베이터 버튼 수는 붕괴 위험성이다

건물 사이 간격은 조밀하고

옥상을 넘어 다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저격수가 숨어 있을 것이란 경고문

이념의 옥상에서 두 다리는 짧다

옥상 아래를 내려다 본 자는 건물을 넘어 다닐 수 없고

동의와 비동의 사이 간격은 아찔했다

건물 밖으로 나가는 방법은

지하 배수로에 연결된 통로

오물 흐르고 역한 냄새가 나는 곳이다 하필 침을 뱉은 곳

소속한 건물을 옮기려면 내가 뱉은 가래를 되마셔야할 것이다

일 층 입구에는 친절한 안내원

안내원은 새 하얀 치아를 보이며 빌딩의 문제를 말하라 한다

건물을 나가려면 그 이빨을 부숴야 할 것이다

자동 출입문 센서는 바깥에만 있고

들어서면 언제나 새로운 층을 안내 받는다

입구에 배치된 빌딩 브로셔는 정갈했고

그것을 다 읽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게 되었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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