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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연세문화상] 수상소감 및 입선소감

[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수상소감]

윤종환(문정·14)


시가 감사가 되는 순간입니다.

마주했던 문장들의 수명이 조금씩 길어지고 그들의 키가 자라고 있습니다.

빚을 지면 안 된다고 배웠지만 어쩌죠, 저는 백지 수표를 내도 모자랄 만큼 문장들에 많은 빚을 져버렸습니다.

사실 몰래 훔친 것들도 있는데, 이 기회를 빌려 많은 분의 지혜와 고민을 훔친 것을 고백합니다. 당신들의 명문장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드리지만, 저는 욕심쟁이라서 조금 더 훔칠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

조금 더 멀리 볼 수 있다면 자라난 문장의 어깨 위에 올라 서 있기 때문입니다.

제게 ‘문학의 대양의 넓이는 지구 면적×인간이 문자를 쓰면서 살아온 나날을 셈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신 정과리 교수님. 교수님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면, 서서히 젖어 드는 줄도 모르고 그 바다를 건너려는 종이배를 띄웠을 것입니다. 문학의 대양을 항해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조금 더 튼튼한 배를 밀겠습니다. 응원해주신 조강석 교수님, 제 깊은 고민을 나누고 부족한 지점을 신경 써 가르쳐주신 김언 선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김소연 선생님, 저 정말 끈질기게 공부하고 노력해보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라는 말을 하다가 입술이 부르트더라도 아깝지 않은 날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입선소감]

이다혜(철학·16)

초등학교 때 일입니다. 조용한 일요일 새벽이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문득 씻을 수 없이 답답한 기분에 무작정 학교로 달려가 아무도 없는 모래운동장을 가로질러 구령대 위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머리가 아프도록 마구 소리를 지르다가 누구라도 나와서 나를 봐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 때면 다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때까지 악을 쓰고 숨을 고르기를 반복하다가 얼굴이 벌개진 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무도 관심 없는데 끊임없이 칭얼대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변해 글을 썼습니다.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한없이 부끄러운 일이고 또 이렇게까지 긴 글뭉치를 써 보는 것은 처음인지라, 그리고 사실 다시 읽어보니 조잡함 조야함 이런 단어들 밖에 안 떠오르길래 와 그래 이쪽 분야도 나는 빠른 철수가 미덕이겠구나 싶던 차에 춘추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설픈 생각들을 덕지덕지 짜깁기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고 또 제게 새로운 희망고문을 선사해주신 심사위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유난 떨기엔 한참이고 무색한 글이지만,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게 자주 주어지진 않습니다. 나의 대나무숲이 되어버린 규규, 비양도를 보러 와 준 민기를 비롯하여 아직까지 구태여 나와 함께 시간을 낭비해 주는 모든 사람들 고맙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그럭저럭 잘 살고 있던 제 앞에 불쑥 나타나 여기저기를 쑤셔놓은 김호창 선생님 감사합니다.

끝으로 아직도 내겐 너무나 어려운 숙제인 나의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오화섭 문학상(희곡 분야) 입선소감]

안성준(사학·18)

안녕하세요, 학부대학 사학과 1학년 안성준입니다.

먼저 작품을 평가해주신 교수님들과 오늘 축하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가작인만큼 앞으로 깊고 세밀한 작품을 위해 분발해야 한다는 의미가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자결한 역사 속 인물을 시대극의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수명까지 늘렸습니다. 이렇게 역사를 뒤틀어 본 이유는 그가 살던 시대, 을사늑약 직후 나라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한계를 직시하면서도 신념을 꺾지 않고 싸웠던 헤이그 특사와 대한 광복회의 행적과 현실을 외면하고 살아갔던 이들을 다룰 수 있는 연결고리로 민영환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영화 시나리오들만 써오고 희곡은 이번이 첫 작품인 만큼 극본의 형태로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극을 본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투박한 서사 장치들을 활용하고 전개 과정을 계속 바꾸었던 기억이 남습니다.

앞으로 더 흡입력 있으면서 세밀한 글을 작성하려면 더 많이 읽고, 작문 연습을 계속 단련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이번 극본을 쓰면서 더 필요한 자질이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제 마음입니다. 맑은 마음으로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과 경험을 쌓아야 밝은 뜻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밝은 뜻이 있어야 비로소 잔기술로 치장된 글이 아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작성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떻게 해야 맑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앞으로 찾아나서야 할 것이 많습니다. 어떤 경험을 해야 더 배울 수 있는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제가 바라마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나서는 과정은 이미 1년 전 제가 연세대학교 합격 소식을 듣고 환호하는 순간에 시작된 것 같습니다.

물론 오늘날 제가 접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제 의욕을 위협하곤 합니다. 제 선배와 동기들을 비롯해 많은 20대, 30대 청년들이 취업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살아가고 있고, 여유 없는 사회는 타인에 대한 공감을 메마르게 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제가 다루었던 민영환의 시대같은 더 어두웠던 과거가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면 모든 과거가 제각기 어려운 시대였지만, 그 속에서도 꿈꾸고 포기하지 않는 이들도 있었고, 사회에게 받은 상처를 종이 위에 새긴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희곡의 마지막 부분에서 민영환을 비롯해 그 시대에 목소리를 내고 싸웠던 인물들을 모두 관객 앞에 돌아 세웠습니다.

그들 그가 살아갔던 시대들을 아득히 바라보며, 20살 제 나이에 멈추기에는 너무 소중하고 아까운 시기라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의지가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무력하고 제가 속한 공동체에 냉소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습니다. 더 편달하고 달리면서 맑은 마음을 가지고, 밝은 뜻을 세우는 방법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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