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잠실실내체육관은 7년만의 정기 연고전(아래 연고전) 승리를 반기는 함성으로 가득했다. 이번 연고전에도 그 함성이 이어질 수 있을까. 4년째 우리대학교 농구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은희석(경영·96) 감독을 만나 봤다.

Q. ‘농알못(농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우리대학교 농구팀과 포지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A. 우리대학교 농구팀은 대학 농구뿐 아니라 대한민국 농구를 대표하는 팀이다. 지난 ‘2017 대학농구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리대학교는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 현재 리그에 있는 10개의 프로 팀 중 5개 팀의 감독이 우리대학교 출신이다. 

농구 포지션은 크게 ▲가드 ▲포워드 ▲센터로 나뉜다. 우선, 가드는 다시 포인트리딩슈팅가드로 세분화된다. 포워드는 스몰 포워드파워 포워드로 구분된다. 스몰 포워드는 팀의 에이스다. 돌파와 3점 슛 등에 능해야 한다. 파워 포워드는 센터와 포워드의 중간 포지션이며, 스몰 포워드와 센터의 역할을 번갈아가며 맡는다. 센터는 말 그대로 ‘독보적’인 포지션이다. 몸싸움과 리바운드가 주요 임무이기에, 보통은 팀 내에서 신체조건이 가장 좋은 선수가 센터를 맡는다. 하지만 현대 농구로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체격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기존의 포지션 구분은 상당 부분 무의미해졌다,

 

Q. 많은 학우들이 지난 2017학년도 연고전을 잊지 못한다. 당시와 이번 연고전은 전술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A. 각 팀마다 가지고 있는 전술적 특색이 있는데, 공격/디펜스, 조직/개인 등이 이에 해당된다. 우리대학교 농구팀은 전통적으로 조직력을 강조했다. 지난 연고전 승리도 팀워크를 충실히 다졌기에 가능했다. 다가오는 연고전 또한 향상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임할 예정이다.

다만, 상대도 우리의 전술에 대비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려대는 지난 경기 패배를 복기하며 우리의 조직력을 와해시키려 할 것이다. 우리 또한 그에 맞춰 수비와 공격 형태를 변경해야 한다. 그렇기에 여러 변수를 염두에 두고 유연하게 훈련하고 있다.

 

Q. 지난 연고전에서 낸 좋은 성과가 선수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A. 선수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에게 압도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훈련하듯 경기에 임하라고 강조한다. 부담을 가진다고 경기가 잘 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대학교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어리고 경험이 적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대학교 주축 선수 중 고학년은 3학년 한 명 뿐이지만 고려대 선수단은 주축 선수 상당수가 3, 4학년이다. 연고전 경기를 경험한 고학년 선수들은 적응력이 탁월한 데에 반해, 어린 선수들은 종종 지레 겁을 먹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어떻게 경기를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선수도 있었다. 감독으로서 모든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우리대학교 농구팀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만큼이나 상대에 대한 분석 또한 중요할 텐데, 현재 고려대 농구팀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A. 고려대는 프로팀에 준하는 우수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신장이다. 아마 높이의 우위를 주로 활용하며 우리의 공격에 맞서 전술을 어느 정도 변주할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우리대학교 농구팀은 조직력이 강하다. 조직력이 강한 팀은 상대에 맞춰 경기 방향을 수정하고 빠른 시간 내에 변화를 꾀할 수 있다. 고려대 농구팀은 스카우팅 방식으로 선수를 뽑는 만큼 개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팀은 단기간에 전략을 수정하기 힘들다.

 

Q. 다가오는 연고전,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A. 두 학교의 신장 차이다. 고려대 농구팀은 백업 선수들까지 2m가 넘는다. 우리대학교 농구팀에서 가장 큰 선수의 키는 199cm다. 두 학교의 대결을 ‘다윗과 골리앗’에 빗대고 싶다. 우리대학교 농구팀은 다윗처럼 작지만 강하다. 골리앗은 크지만 돌팔매질 한 번에 무너졌다. 농구에서 신장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팀이 승리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Q. 이번 연고전에 임하는 각오가 궁금하다.
A. 연세대학교 농구팀의 부흥을 개인의 명예보다도 높게 여기는 동문으로서,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도 감독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 팀의 수장으로서 선수들의 경기력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도록 훈련과 소통을 계속하겠다. 우리 선수들은 365일 내내 정기 연고전을 위해 고생해왔다. 모두가 좋은 경기를 위해 한 마음으로 노력 중이다. 연고전 일정을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의 스케줄이 돌아간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선수들의 노고를 알아준다면 좋겠다. 

 

글 손지향 기자
chun_hyang@yonsei.ac.kr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사진 윤채원 기자 
yuncw@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