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연고전 D-5, 우리대학교 럭비 선수들의 하루는?

지난 2017학년도 정기 연고전(아래 연고전)에서 우리대학교 럭비부는 26:21의 점수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1년이 훌쩍 지난 9월 17일,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럭비 선수들을 만났다. 선수들은 이번 연고전의 대승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른 아침, 하루의 시작 


새벽 5시 40분. 채 동이 트기도 전에 선수들의 하루가 시작됐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운동을 했지만,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체력운동에 임했다. 럭비부 주장 전민규 선수(체교·15,Lock)는 “새벽 운동은 선수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라며 “일찍 일어나야 할 뿐 아니라 고된 체력운동과 기술연습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체력운동이 끝나고 곧바로 오전 수업에 참석하는 학생들도 있다. 박준범 선수(체교·16,Flanker)는 “대학에 온지 3년이나 됐지만 새벽운동은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각자의 포지션인 포워드*와 백스**, 두 팀으로 나눠 파트 연습을 시작했다. 라인아웃, 스크럼*** 짜기, 킥, 패스 등의 개인 기술 연습도 이어졌다. 

 

훈련은 계속된다

 

낮 3시 10분, 오후 운동이 시작됐다. 기자들이 방문한 날에는 수비 위주의 연습이 진행됐다. 선수들은 대운동장에 집합하자마자 쉴 틈 없이 뛰며 몸을 풀었다. 오후에도 새벽 운동과 비슷하게 서포트, 콤비네이션, 태클, 패스 등의 연습을 했다. 포워드 포지션을 맡은 1~8번 선수와 백스 포지션을 맡은 9~15번 선수가 두 팀으로 나눠 본격적인 패스 연습을 시작했다. 럭비에서는 공을 앞쪽으로 패스하는 것이 반칙이다. 따라서 모든 선수들이 함께 전진하며 패스는 뒤쪽으로만 해야 한다. 선수들이 연신 “이쪽이야!”, “패스!”를 외쳐댔다. 운동장 양 끝에 위치한 선수들은 서로 킥을 하고 공을 잡는 연습에 열중이었다. 

어느덧 낮 5시가 되자 해가 점점 지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헤드기어와 숄더 가드 등의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대운동장에 섰다. 마치 실제 경기처럼, 공을 잡은 선수 주변에 5~6명이 모여 몸싸움을 벌였다. 격렬한 몸싸움에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럭비부 김도현 감독은 “화합하는 정신이야말로 럭비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모두 하나가 된다는 럭비만의 ‘노사이드(no side)’ 정신이다. 럭비야말로 신사적인 스포츠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뜨거운 햇볕 아래 유니폼은 모두 땀으로 젖었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없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해 여름, 그들은 내내 그렇게 운동장에 섰으리라. 
 

 

“하루하루 숫자가 줄어들수록 
긴장이 되고 실감도 더 나는 것 같아요”

저녁 8시 30분, 기자들은 운동부기숙사를 찾았다. 입구에는 연고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는 종이 한 장이 붙어있었다. 선명하게 들려오는 기합 소리를 따라 훈련장 안으로 들어갔다. 선수들은 제각기 흩어져 웨이트 운동을 하고 있었다. 각자 필요한 운동을 하며 개인 역량을 높이는 시간이다. 몸무게를 훨씬 웃도는 중량을 드는 선수들의 기합 소리, 숫자를 세는 구호 소리, 바벨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1시간 정도 이어진다. 팀워크만큼이나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스포츠가 럭비다. 럭비부의 웨이트 트레이닝에는 풀다운, 벤치프레스, 바벨 등이 사용된다. 선수들이 각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동안 코치는 돌아다니며 각자에게 맞는 자세와 운동을 지도한다. 

알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도 선수들은 농담을 주고받았다. 틈틈이 훈련장에 놓인 얼음물을 마시거나 선풍기 앞에서 잠시 쉬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여느 대학생들같이 웃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에서 우리대학교 럭비부의 팀워크를 엿볼 수 있었다. 

 

일 년 내내 묵묵히 달려온 럭비 선수들은 ‘연고전이 끝나면 무엇이 가장 하고 싶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편하게 놀고 싶다’고 답했다. 훈련장 뒷정리를 마치고 주장은 선수들에게 ‘내일 아침 5시 40분에 보자’고 말했다. 그렇게 선수들은 짐을 챙겨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이미 깊은 밤, 취재를 마친 기자들은 운동부기숙사를 나왔다. 한 해 동안 구슬땀을 흘린 럭비부 선수들이 다가오는 연고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원한다.


*포워드: 전방에 위치한 포지션으로 총 8명으로 구성, 강한 태클 능력과 힘 있는 플레이를 필요로 하며 주로 볼을 쟁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백스: 후방에 위치한 포지션으로 포워드보다 빠르고 민첩한 능력을 필요로 하며 수비 라인 구성 또는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스크럼: 경기 중 사소한 반칙 후에 8명의 선수가 어깨를 맞대고 힘 싸움을 펼친 뒤 공을 얻어내는 형태

 

글 서민경 기자
bodo_zongwi@yonsei.ac.kr
서혜림 기자
rushncash@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하광민 기자
pangma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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