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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스포츠 정기전, ‘먼나라 이웃나라’연고전의 닮은 꼴: ‘더 게임’과 ‘소케이센’을 통해 연고전의 발전방향을 알아보다
  • 김나영, 서혜림 기자
  • 승인 2018.09.30 23:15
  • 호수 1818
  • 댓글 0

1945년 우리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와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간에 열린 ‘OB 축구대회’를 기점으로, 정기 연고전(아래 연고전)은 약 73년 간 이어져오고 있다. 연고전은 양교의 화합·선의의 경쟁의식·소속감을 극대화시킨다. 그렇지만 동시에 여러 고질적인 문제 역시 안고 있다. 여성선수 배제와 지역주민과의 상생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연고전과 비슷한 형태의 정기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중 미국의 ‘하버드대-예일대 스포츠 정기전(H-Y Game)’과 일본의 와세다대와 게이오대가 치르는 ‘소케이센’을 통해, 보다 성숙한 축제가 되기 위해 연고전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할지 알아봤다.
 

오랜 경쟁의 역사,
하버드대-예일대 스포츠 정기전

미국 ‘아이비리그(Ivy League)’의 대표주자인 하버드대와 예일대는 학업뿐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눈에 띄는 경쟁구도를 형성해왔다. 하버드대 학생 A씨는 “하버드대와 예일대의 오랜 학업적 경쟁이 스포츠까지 나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1852년, 미국 내 스포츠 리그전에서 처음 만나 조정 경기를 치른 이후, 양교는 별도 정기전을 갖기 시작했다. 오늘날까지 양교는 ▲미식축구 ▲농구 ▲야구 ▲빙구 ▲조정 등의 다양한 종목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여성선수들도 ▲스쿼시 ▲펜싱 ▲럭비 ▲배구 등의 경기에 참여한다. 연고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많은 종목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으며 연고전과 유사한 경기는, 매년 11월에 열리는 미식축구 경기 ‘더 게임(The Game)’이다. 하버드대 브라이언 킴(Brian Kim)(21)씨는 “미식축구는 여러 종목 중 가장 인기가 있어 거의 모든 학생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더 게임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타 대학 학생들도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연고전과 닮은 구석이 많은 경기지만, 다른 점도 찾아볼 수 있다. 지역주민과의 상생이 그것이다.연고전의 기차놀이는 소음과 상권 피해로 ‘그들만의 축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더 게임은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주민들이 경기 관람은 물론이고 경기 전 행사 ‘테일게이팅(tailgating)’에도 참여한다. 더 게임을 관람하기 위해 모인 지역주민과 양교 학생들이 함께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친목을 다지는 행사다. A씨는 “하버드대-예일대 스포츠 정기전은 양교 학생들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와세다와 게이오의 정기전, 소케이센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축제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유명한 스포츠 정기전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소케이센’. 세계 3대 대학 라이벌 중 하나인 와세다대-게이오대의 정기전이다. 1903년, 갓 창설된 도쿄전문학교(현 와세다대)의 야구부가 선배 학교 격인 게이오기주쿠대에 도전장을 보내며 그 역사가 시작됐다. 시작은 야구였지만, 현재는 1년 내내 진행되는 여러 종목의 경기를 모두 소케이센이라고 칭한다. 야구부터 소림사 권법부까지, 양교의 다양한 운동부는 일반 동아리와는 차원이 다른 전문성을 보인다.

여러 경기 중에서도 소케이센의 시초가 된 야구의 인기는 가히 압도적이다. 시합 직전에는 환성 교환과 교기 입장, 주제가인 ‘소케이 찬가’ 합동제창 등의 순서도 마련돼 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바로 그 규모다. 소케이센 야구 경기는 공영방송인 NHK을 비롯한 TV 채널로 중계가 이루어지는 등, 일본 내 일반 야구팬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와세다대 재학생 B씨는 “소케이센 야구 경기를 보러 갔을 때 구장이 만석이었다”며 “타학교 학생부터 지역 주민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관람하러 왔다”고 말했다.

연고전과 특별히 더 비슷한 점이 있다면, 바로 경기 후 이어지는 퍼레이드다. 소케이센 야구 경기에서 승리한 쪽은 경기장에서부터 학교까지 초롱불을 들고 행진한다. 흡사 연고전의 기차놀이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 퍼레이드에는 지역주민과 동문들도 활발히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소케이센이야말로 ‘지역과 함께하는 축제’가 아닐까.

 

연고전은 우리대학교의 연중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다. 매번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가 쏠린다. 그런 만큼 연고전에 대해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들을 개선해 모두가 즐기는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 하버드대-예일대 스포츠 정기전과 소케이센, 두 사례에서 연고전의 발전 방향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글 김나영 기자
steaming_0@yonsei.ac.kr
서혜림 기자
rushncash@yonsei.ac.kr

<자료사진 하버드 크림슨 ‘the game’>

김나영, 서혜림 기자  steaming_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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