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소매유통과 IT 기반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은 이 두 가지 분야가 결합 된 산업으로, 그 규모는 현재 약 230조 원에 달한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계 온라인쇼핑몰들은 무료배송과 초저가 상품 등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2월 온라인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조사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이용자는 818만 명으로 쿠팡에 이어 2위를 달성했다. ‘테무’ 역시 581만 명으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중국계 온라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31 22:07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아래 PF)은 자금 조달의 한 방법으로, 통상적인 기업의 신용이 아닌 해당 부동산 사업의 향후 수익성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제도다. 하지만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부동산 호황기 동안 수익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많은 PF가 무분별하게 진행됐고, 이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를 겪으며 부실 PF 문제로 대두되었다. 비록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 및 정부의 유동성 지급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화됐으나, 저성장 및 고금리의 장기화 등 금융시장의 환경변화로 부동산 PF 시장에는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31 02:04
-
한 번 내리기 시작한 비가 그칠 줄 모르고 내려 땅을 물에 잠기게 하고,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우리나라보다 넓은 땅이 화마에 휩싸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이제는 일상이 됐다. 과거에 이상 기후라 하던 일이 일상이 된 것은 지구의 기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 위협의 영향력이 막강해 ‘지구온난화’ 대신 ‘기후 위기’라 표현된다.기후 위기는 인류가 멸망하지 않기 위해 전 인류가 합심해 해결해야 할 범지구적 과제다. 한국 사회가 반드시 해결할 중장기 과제이기도 하다. 현실의 편리함을 추구하느라 후손들이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24 23:04
-
국가 핵심기술 보유 기업의 해외 합병과 합작투자 때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게 하도록 「산업기술보호법」(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이 추진 중이다. 반도체, 배터리 등 해외 사업이 많은 대형 수출기업 다수에 해당하는 중요한 법안이다 보니 산업계의 관심이 크다. 기술 보호 및 관련 규제의 강화는 근래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는 국제적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다. 중국을 의식한 미국 정부가 이 법을 만들어 반도체 공정 등 미국의 첨단 기술과 장비 이전을 막고 있다. 국가의 핵심기술은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24 23:04
-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지원했던 ‘개성공업지구관리재단’(아래 개성공업재단)이 해산된다. 지난 2007년 설립돼 개성공단 사업의 남쪽 관리 주체로서 입주 기업들을 지원했으며, 공단 운영 중지 이후에는 입주 기업들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해왔다. 지난 2023년 12월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고 규정한 후, 통일부가 개성공업재단을 해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통일부는 ‘담대한 구상’을 표방했지만, 강경 대응을 고수해온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고려할 때 개성공업재단 해산은 예고된 일이었다.지난 2004년 첫 생산을 시작한 후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17 20:13
-
그동안 무료로 제공되던 국내 프로야구 중계방송이 2024년부터 모바일 시청에 한해서 유료화된다. 이미 국내 프로축구에서 동일한 일이 있었고, 해외 인기 스포츠들에 대해서는 유료화가 상당히 진행돼 왔다. 과거 공중파나 케이블의 기본 채널들에서 다양한 국내외 스포츠들이 추가 부담 없이 제공되던 것에 비하면 이런 변화에 거부감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모바일이 아니라면 케이블 방송을 통해 아직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프로야구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국내에서 가장 팬층이 두터운 프로야구니 이 변화가 미치는 충격은 상당히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17 20:13
-
자영업자들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이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2023년 연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이미 1천100조 원을 넘어섰고 그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채무가 있는 자영업자들의 50% 이상이 세 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들이고, 3개월 이상 장기 연체된 자영업자 대출금은 작년 연말에 1.7%였던 것이 지난 2월 말에 2.5%로 증가했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이에 더한 소비 위축의 상황 속에서 빚으로 버텨 왔던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이르렀다. 이런 위기에서 그동안 정부가 취해온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11 00:03
-
합계출산율이 지난 2023년 4분기 0.6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2023년 연간 기준으로는 2022년(0.78명)보다 0.06명 줄어든 0.72명으로 떨어졌다. 이런 속도라면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명 밑인 0.68명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침공으로 2년 넘게 전쟁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0.7명)보다 낮아지는 셈이다. 저출생 문제는 한두 해가 된 것이 아니다. 2000년 합계출산율이 초저출산 기준선인 1.3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20년이 넘게 지속된 오래된 위기다. 1.1~1.3명 범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11 00:03
-
4·10 총선을 앞두고 정당은 물론, 각 후보들이 공약 발표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엔 포퓰리즘 공약을 넘어 세대 간의 집단의식을 자극하고 갈등을 조장해 득표하려는 공약도 쏟아졌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경찰, 소방 공무원 채용 시 여성의 병역 의무화 공약을 발표해 병역 의무를 가진 20대 남성 지지층을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펼쳤다. 이 대표의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공약은 세대를 뚜렷하게 나누는 갈라치기 공약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공공교통 적자의 다양한 요인을 차치하고 모두 노인의 탓으로 돌려, 대중교통비에 영향을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04 00:01
-
정부 정책에 불만을 품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후, 의료현장에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의료인으로 인해 적절히 보호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3월부터 병원에서 일을 시작해야 할 전임의와 인턴들도 임용을 포기했다. 병원에서 일할 젊은 의사들이 대거 사라져 버린 것이다.대한민국 의료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정부는 지난 2023년 10월 19일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그리고 2024년 업무계획으로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를 포함하는 ‘필수의료 정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4.03.02 20:56
-
딥페이크 기술(AI 기반 인물 이미지 합성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딥페이크를 이용해 만든 허위 정보가 민주주의 과정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딥페이크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범죄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규제하고 관리할 법적, 규범적 틀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각국에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 지난 10월 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허위정보 확산과 범죄를 막는 내용을 포함하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신뢰할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2.04 00:10
-
지난 21일, 한국 정부는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조치로 9.19 군사합의 일부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9.19 합의 1조 3항, 즉 비행 금지 조항을 효력 정지하고 대북 정찰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이에 북한은 23일 사실상 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으로 대응했다. 지상, 해상, 공중에서 취했던 군사적 중단 조치를 복원하고 군사분계선에 더욱 강력한 무력과 신형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한 군사 긴장을 해소하고 평화 여건 조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안전판이다. 평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현존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2.04 00:08
-
지난 17일 금요일, 정부 행정전산망 오류로 대국민 민원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민원서비스가 필요한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공무원들의 업무 처리도 모두 중단됐다. 17일에 중단됐던 행정전산망 ‘민원24’는 천만다행으로 주말을 끼고 월요일에 정상 복구돼 더 큰 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하지만 ‘민원24’에 이어 지난 22일 주민등록시스템이 일시 장애를 겪었고, 23일에는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가 1시간가량 장애를 보였다. 같은 날 한국조폐공사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가 마비됐다. 일주일 동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1.26 23:56
-
지난 2022년에 0.78을 기록한 출산율과 25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 신생아 출산 수는 모두 역대 최하를 기록했다.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청년도 늘어나고 있으니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사라질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암울한 예측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0월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4만 6천 명 늘어났으나, 15~29세 취업자 수는 8만 2천 명 감소함으로써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청년층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60세 이상에서는 취업자가 33만 6천 명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1.26 23:56
-
최근 깊어가는 경기 침체 속에 기업들은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인력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희망퇴직은 퇴직 노동자가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모양새를 갖추면서도, 상대적으로 많은 보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자발적 퇴직 후의 삶을 보다 건설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제도다. 그러나 작금의 희망퇴직은 기업이 정리해고를 우회하는 대안으로 악용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정리해고 요건 충족이 까다롭다고 판단하는 사용자 측은 희망퇴직 제도를 신속한 인력감축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희망퇴직 시행 과정에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1.20 01:18
-
최근 들어 스포츠, 음악, 공연예술의 관람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이는 일터의 성과주의로부터 자기를 구제하려는 ‘워라밸’ 담론이 확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공연이나 경기가 주최자, 선수, 공연자, 관객, 팬덤 등의 다층적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면서 사회 전반의 문화적 탄력성도 강화되는 추세다. 문제는 여기에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암표 시장이 개입해서 문화의 건강성을 해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경범죄 처벌법」 제3조 2항은 암표매매 처벌 대상을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밖에 정해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1.20 01:18
-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에 연일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총선 전략의 하나로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리얼미터가 지난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포 등 서울 근접 중소 도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이 58.6%, '찬성한다'는 의견이 31.5%였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 중 하나는 인구 및 경제 인프라의 서울·수도권 집중화 현상이다. 저출산 문제, 교육 문제, 주거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주요한 질곡들이 이와 깊은 연관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1.13 00:54
-
16일(목)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아래 수능)이 시작된다. 이번 수능은 일명 ‘킬러문항’이라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한 채 치러진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50만 4천588명으로, 전체의 32%인 15만 9천 742명이 재수생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절반을 상회하는 8만 9천여 명이 대학 학적을 가진 반수생으로 보인다. 역대 최고의 반수생 비율이다. 학원가에서는 지난 9월 모의평가부터 킬러문항 배제로 반수생 수험생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현재로서는 이러한 예측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2000년대 이후 입시 정책이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1.13 00:54
-
지난 10월 31일 대통령은 국회에서 2024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2024년 예산 총액은 2023년 대비 2.8%가 증가한 656.9조 원으로 예산 증가율은 2005년 아래 가장 낮고 국가채무 증가 폭 역시 61.8조 원으로 2019년 이래 가장 심화한 긴축재정이다. 경기침체가 극심한 이 시점에 국가가 긴축재정을 편성한 이유는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정건전성이란 무엇인가? 재정이란 정부가 맡은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예산을 얼마나 어디에 쓸 것인지, 그리고 필요한 예산은 어디에서 어떻게 마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1.06 00:42
-
최근 유명 연예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투약 현장이 극소수만 갈 수 있는 고급 유흥업소로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쾌락의 자본화, 왜곡된 정보 마케팅의 파행성을 환기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 고비용, 소수의 경험자, 극대화된 쾌락 등이 마약 구매를 현혹하는 미끼다. 명백한 범법 행위임에도 마약은 럭셔리, 특권층, 셀럽, 스타 등 선망의 문화 기호와 결합해, 은밀한 사생활을 봉인하는 점조직 경로를 타고 확산된다. 그 결말은 쾌락의 영속이 아니라 파멸과 추락이다. 최근에는 마약이 대학가까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는 점에
여론칼럼
연세춘추
2023.11.06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