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연예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투약 현장이 극소수만 갈 수 있는 고급 유흥업소로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쾌락의 자본화, 왜곡된 정보 마케팅의 파행성을 환기하는 국면을 보이고 있다. 고비용, 소수의 경험자, 극대화된 쾌락 등이 마약 구매를 현혹하는 미끼다. 명백한 범법 행위임에도 마약은 럭셔리, 특권층, 셀럽, 스타 등 선망의 문화 기호와 결합해, 은밀한 사생활을 봉인하는 점조직 경로를 타고 확산된다. 그 결말은 쾌락의 영속이 아니라 파멸과 추락이다. 

최근에는 마약이 대학가까지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과 22일, 홍익대·건국대·가천대에 액상 대마 광고 전단지가 배포됐다. 전단지에는 “영감(inspiration)이 필요한가”라는 문구와 함께, “당신을 위한 획기적인 제품 ‘액상 대마’를 준비했다”고 인쇄돼 있었다. 뒷면에는 QR코드가 새겨져 있어 쉽게 접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건국대 학생복지처는 온라인 홈페이지에 ‘마약 관련 광고물 주의’ 공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전단지를 배포한 40대 남 A씨는 23일 체포돼 예술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단지를 뿌렸다고 진술했다. 대학가는 더 이상 마약의 청정지대가 아니다. 

마약 판매자와 중개인은 자기 통제력을 갖춘 대학생도 예술적 영감을 준다는 유혹에 무너질 거라고 판단했다. 대학생을 겨냥한 마약 마케팅의 맥락은 연예인의 경우와 별다르지 않다. 첫째, 마약이 구매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겨주리라는 환상이다. 둘째, 나만은 절대 중독되지도, 들키지도 않을 거라는 기회주의다. 전자는 검증되지 않은 허위 광고의 전형이며, 후자는 한탕을 노리는 도박 심리에 자기기만이 결합된 패착이다. 중독에 무적인 사람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외면할 때, 득을 얻는 쪽은 투약한 구매자가 아니라 돈을 버는 판매자일 뿐이다. 

마약을 투약하고 미증유의 경험을 독점해 빛나는 존재가 되리라는 발상은 물신화된 허구다. 정보화 시대에 가짜 뉴스로부터 삶이 오염되는 것을 막고 개인의 일상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개인적 차원에서 마약을 둘러싼 유혹의 바이럴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성실히 사는 삶에 대한 가치 확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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