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료로 제공되던 국내 프로야구 중계방송이 2024년부터 모바일 시청에 한해서 유료화된다. 이미 국내 프로축구에서 동일한 일이 있었고, 해외 인기 스포츠들에 대해서는 유료화가 상당히 진행돼 왔다. 과거 공중파나 케이블의 기본 채널들에서 다양한 국내외 스포츠들이 추가 부담 없이 제공되던 것에 비하면 이런 변화에 거부감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모바일이 아니라면 케이블 방송을 통해 아직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프로야구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국내에서 가장 팬층이 두터운 프로야구니 이 변화가 미치는 충격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모바일 중계는 주로 젊은 층이 즐기는 채널이어서 대학생들에게는 직격탄이 날아온 셈이다.

현재 각종 스포츠 중계의 유료화를 주도하고 있는 쿠팡과 티빙은 다양한 스포츠 중계를 자신들이 취급하는 콘텐츠의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고 국내외의 각종 스포츠 중계권을 차근차근 모아가고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은 다양한 충성 고객들을 일단 확보하고, 장차 넓은 고객 기반의 유료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판매할 계획일 것이다. 사실 이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고려하면 5천~6천 원 정도의 월 사용료는 과하다고 볼 것은 아니지만, 이런 여러 OTT들을 동시에 구독해야 한다면 대학생들에게는 특히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투수가 던진 전광석화 같은 공의 궤적을 감지해서 타자가 치고, 수비수가 몸을 날려 잡아내는 장면들은 우리의 감탄을 자아내고 큰 즐거움을 준다. 프로 야구선수들의 숙련된 솜씨와 그것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는 방송 채널은 충분히 보상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인데, 아무래도 공정한 기준은 수익자 부담 원칙일 것이다. 경제가 발달할수록 모든 가치 있는 것들에는 가격이 매겨지고,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 비용을 지불하고 얻어가는 시스템이 적용된다. 공짜가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다. 다만 가격을 지불하는 수요자는 제공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에 더 높은 평가 기준을 적용하고, 그것을 공급자에게 확실하게 요구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 중계 유료화가 프로야구와 그 중계방송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는 큰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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