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금요일, 정부 행정전산망 오류로 대국민 민원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민원서비스가 필요한 국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공무원들의 업무 처리도 모두 중단됐다. 17일에 중단됐던 행정전산망 ‘민원24’는 천만다행으로 주말을 끼고 월요일에 정상 복구돼 더 큰 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민원24’에 이어 지난 22일 주민등록시스템이 일시 장애를 겪었고, 23일에는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가 1시간가량 장애를 보였다. 같은 날 한국조폐공사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가 마비됐다. 일주일 동안 총 4건의 전산장애가 일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 3월 법원전산망의 이상과 6월 4세대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장애에 이어 일어났다. 국민과 공무원의 불편은 차치하더라도 시스템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시스템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원인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에서는 네트워크 장비 이상으로 일차 결과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정확한 진단은 나오지 않았다. 당장의 면피를 위해 네트워크 장비 이상을 내세우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원인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대책은 원인 확인 다음에 이뤄져야 할 일이다.

또한 현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충분한 예산과 시간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자정부 측면에서 매우 앞서 있다. 하지만 앞서 있다는 것은 전체 시스템이 구축된 지 오래 됐고, 이제는 차세대 시스템으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 ‘시도 새올행정시스템’도 이미 업그레이드 필요 시점을 지나갔지만, 업그레이드를 위한 예산 신청은 번번이 반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시스템은 현재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적절한 관리와 업그레이드가 없으면 갑작스러운 고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매우 잦다. 고속도로나 철도 등은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노후하거나 관리가 소홀해지면 눈에 잘 띄고 지적도 자주 이뤄진다. 하지만 정보시스템은 잘 드러나지 않다가 갑자기 다운되기 때문에 이를 전통적인 인프라의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보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가는 지금 충분한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우리대학교 교내 정보망의 안정성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