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34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면 시민들의 종합문화공간이 펼쳐진다. 언뜻 보면 평범한 대학교 캠퍼스 같지만 앞뒤로 경관이 뛰어난 산과 호수가 펼쳐지는 이 곳, 바로 매지캠퍼스(아래 매지캠)다.‘학교가 시민들의 공원으로 이용된다’. 먼 외국대학만의 사례인 것 같지만 우리대학교 매지캠에서는 낯선 얘기가 아니다. △호수길의 벚꽃과 단풍을 구경하러 온 시민 △학교주최 클래식음악회를 감상하는 시민 △연세 스포츠센터, 운동장에서 운동하는 시민 △뒷산을 등산하는 시민 △학교 내 무궁화공원, 미래동산에서 휴식하는 시민 △노천극장 주변 숲으로 소풍 온 시민들이 매지캠퍼스를 채우고 있다. “잠자리도 잡고 동생이랑 놀 수 있어서 참 좋아요.” 김현식(9)군은 매지캠에 놀러와 이렇게 말했
지난 10일 연세·삼성 학술정보관이 개관했다. 학술정보관은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화려한 외관과 최첨단 시설로 연세의 땅에 그 이름을 새겨 넣었다. 물론 연세·삼성 학술정보관이라는 명칭에 반감을 가지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이 글에서 대학의 상업화라는 진부한 담론을 또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해외 유명 커피 전문점들이 대학 내에 속속 입점하고, 기업들의 이름을 딴 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심지어 대학 자체가 대기업에 인수돼 그룹의 한 부분이 되고 있는 현실에도 말이다. 오히려 우려되는 것은 대학 스스로가 기업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소위 ‘CEO형 총장’이 인기를 끌더니, 올해부터는 대학이 아예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진짜 CEO를 임명할 수 있게 됐다. 기술지주회사란
지난 8일 중도 앞 민주광장에서 학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선전전이 열렸다. 그들의 외침을 바라보는 사람은 두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멈추는 이와 지나치는 이. 맞은편 학생회관의 근로자들은 일손을 잠시 멈추고 그곳을 물끄러미 바라봤고, 학생들은 무심하게 제각기 갈 곳으로 갔다. 학생들이 그런 이유는 그 외침이 나의 이야기로 들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당당하게 그곳을 지나쳐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 외침이 아주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 대학을 나온 54만명의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 되니까 말이다. 우리대학교 역시 이 문제에 있어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대학교에는 약 30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있고, 지난 2월 초 용역업체 중 일부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학교와 마
「연세춘추」에서는 현대사회에서 문학이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에 따른 대안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대 문학사에서 문학상이 갖는 의미와 문제점을 알아보고, 문학상이 작가와 독자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대학생들의 문학 활동을 살펴보고자, 우리대학교의 ‘연세문학회’와 ‘동주 문학회’를 다뤘습니다.또한 한국 시인협회 회장이자 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오세영 시인과 문학 비평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대학교 국문학과 정과리 교수, 마지막으로 여러 문학상에서 당선돼 작가로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우리대학교 전아리(불문·06)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학의 현
대학원생 , 학비 부담으로 오히려 연구는 뒷전연구 중심 대학 위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한 때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우리대학교에서 물리학·화학·경제학·의학 분야의 석학 6명을 초청한 연세 노벨포럼이 열렸다. 학교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연세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한 이 행사의 취지는 총장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세계적인 석학들을 보고 배움으로써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고, 이를 통해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위한 것” 인 것 같다. 연구중심대학을 위한 꿈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2006년 발표한 2단계 BK21(Brain Korea 21, 두뇌한국 21) 최종 선정에서 우리대학교가 화학·국문·의학 등의 세부분야에서 총 33개의 사업단이 선정되는 쾌거를
▲ /일러스트레이션 석주희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시체를 모두 미라로 만들었다. 이렇게 시신을 미라로 만드는 이유는 ‘육신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야 저승에서 영원불멸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또한 미국의 유명한 정치가인 벤자민 프랭클린도 친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을 먼 훗날 소생시킬 수 있도록 시체를 미라로 만들면 어떨까?’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처럼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 싶다’는 바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류의 소망이었다. 영생을 위한 인류의 노력은 아주 먼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과학자들
왜 입문 수업은 인문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학생들 역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입문 수업에 대해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입니까?(중복응답 가능)’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응답자 중 61%인 2백40명이 ‘대형 강의’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으며, ‘교수님에 따라 수업 내용이 너무 차이가 난다’가 28.2%(1백11명), ‘수업 내용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22.1%(87명)로 그 뒤를 이었다.교수-학생 간 대화가 필요해“대형 강의라서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데 환경적인 문제가 있다”는 허은솔(영문·05)씨의 말처럼, 학생들은 대형 강의에 대해 가장 많은 불만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 ‘원고를 쓸 때면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던 작가 최명희. 그녀가 처음으로 『혼불』이라는 이름의 바위에 새긴 문장이다. 작가는 지난 1980년 봄, 이렇게 힘겹게 첫 마디를 뗀 후 무려 17년 동안 바위를 뚫는 듯한 고통을 인내하며 『혼불』을 집필했다. 그리고 결국 그 인고의 시간들은 원고지 1만 2천여 매 분량에 달하는 대하 예술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소설 한 마디 한 마디를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바위에 새기 듯 했는데, 첫 시작이야 오죽했을까? 그래서인지 소설의 첫머리처럼 『혼불』의 땅 남원은 쾌청한 하늘을 끝끝내 보여주지 않았다. 『혼불』의
2057년 9월, 가을이지만 벌써 50일째 하루 최고 기온이 28℃를 넘었다. 해마다 점점 길어지는 여름 때문에 찌는 듯한 더위는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서울에서만 6백 명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는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노약자를 비롯한 국민들에게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더위에는 속수무책이다. 서울이 난대 기후로 변하면서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같은 온대기후의 가로수는 야자수로 대체됐다. 폭염이 오기 전에는 온난화
새해 벽두부터 유명인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화두로 떠오른 ‘자살’. 지난 2006년 통계청의 집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체 사망자 24만5천여 명 가운데 자살 사망자는 1만2천여 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33명 즉, 40분에 1명꼴로 자살한 것이라는 충격적인 수치이다. 이와 같은 높은 자살률은 현대인들의 마음이 많이 병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이다. 흔히 몇몇 사람들만 앓는 것으로 오해받는 정신질환은 ‘마음의 감기(感氣)’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누구나 앓을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빠름’과 ‘성장’만을 추구하다 마음의 병을 얻게된 현대인들에게 심신의 여유와 안정을 찾도록 도와주는 기수련과 명상 등이
▲ 요코이야기의 역사 왜곡여부에만 치중한 채 일제 강점기를 다룬 우리 소설들은 외면받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석주희 "서울을 떠나야겠어요, 어머니. 조선 남자들 여러 명이 숲으로 여자들을 끌고 갔어요. 거기서 한 여자애가 강간당하는 걸 봤어요." -『요코 이야기』중에서우리 사회에서 『요코 이야기』(원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지난 1986년 미국에서 출판된 『요코 이야기』는 13년 동안 초·중등학교에서 교재로 활용됐다. 하지만 뉴저지 주의 한 교포학생이 역사 왜곡을 담은 『요코 이야기』 수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등교 거부를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아무래도 많은 학생들이 나른해하는 아침 강의에는 가르치는 사람도 신나지 않아요.” 지난 2006년 2학기 월요일 1·2교시에 한국 근현대사를 강의한 정진아 교수(문과대·현대사)의 말이다. ‘대한민국 대학교 1학년은 고등학교 4학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쁜 요즘 대학생들은 학과공부와 취업준비 등에 치여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긴 방학동안 늦잠을 자다가 갑자기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와야 하는 개강 직후와, 발표와 시험 등이 몰려있는 학기말은 더욱 그렇다. 이처럼 혈기왕성한 대학생들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수면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면장애라 하면 일반적으로 불면증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서울 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수면의
▲ 시간 관리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을 반영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그리스 올림푸스 신전에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Kronos)의 신상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신상 아래에는 크로노스의 모습에 대해 노래한 시인 포세이디프(Poseidipp)의 시가 적혀있다.시간은 쉼 없이 달려야 하니 발에 날개가 있고, 시간은 창끝보다 날카롭기에 오른손에 칼을 잡았고, 시간은 만나는 사람이 잡을 수 있도록 앞이마에 머리카락이 있으나, 그러나 시간은 지난 후에는 누구도 잡을 수 없도록 뒷 머리카락이 없다.하지만 포세이디프가 묘사한대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물이 당신을 감시하는 도구이다.’ 최근 비밀 해제된 미 국방부의 보안 교육 문건에 의하면, 외부에서 전화기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얼마든지 대화를 엿들을 수 있다고 한다. 마이크와 선이 외부로 유출돼있는 전화기는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도청기인 것이다. 또한 모니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수신한다면 다른 모니터에서 그 화면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미 우리 주위에는 네트워크상에서 보안상의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당신의 컴퓨터를 노리는 스파이를 조심하라
지난 9일 낮 5시 루스채플 예배실에서는 교목실 주최로 ‘제1회 연세 아카펠라 성가제(아래 성가제)’가 열렸다. 교목실장 한인철 교수(연신원·조직신학)의 기도와 정창영 총장의 격려사로 시작된 이번 성가제는 지난 2일 열린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마스길찬양대’ 등 총 19팀이 참여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노래했다. 대상 1백만원 등 총 3백만원의 상금이 걸려있는 이번 성가제에서 ‘Elijah Rock’을 노래한 ‘아브낭뜨’가 대상을, ‘처음과 나중이신 여호와께 찬양하라’를 노래한 ‘아뉴스데이’가 금상을 차지하는 등 총 5개팀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대상을 받은 아브낭뜨의 회장 김범수씨(경영·05)는 “이번 수상은 같이 고생한 지휘자님과 단원들 덕분”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번 성가제를
▲ 종이 냄새 물씬한 위즈덤 하우스의 아침 /사진 송은석 기자 insomniaboy@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어울리게 자신도 독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연돌씨. 하지만 한동안 서점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그였기에 진열돼있는 서적 중 무엇을 선택할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톡톡 튀는 내용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책들 속에서 그는 한참동안 고민에 빠졌는데…. 이처럼 각기 다른 내용만큼이나 다양한 디자인의 도서들. 이 책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 마음의 양식으로 자라나는 것일까?출판 과정은 크게 편집과 마케팅,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눠지고, 편집과정은 다시 기획, 편집, 디자인 그리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인류에게는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어 하는’ 청개구리 심리가 존재하는 것 같다. 현대 사회에서 엿보기 심리로 인해 일어나는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있다면, 옛날에는 엿보기 심리 때문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아래에 ‘엿보기’ 심리로 인해 벌어진 여러 가지 역사적 에피소드들을 소개한다. ▲ 고디바 부인의 희생과 관음증 간의 관계/네이버 자료사진 Peeping Tomism?! 11세기 영국 중부지역 코벤트리(Coventry)의 영주 레오프릭은 농민들에게 높은 세금을 징수해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과중한
▲국학연구원 경연연구사업단 워크샵 열려지난 9월 27일 새천년관 702호에서 우리대학교‘국학연구원 경연연구사업단’이 주최하고 ‘한국학술진흥재단’이 후원하는 워크샵이 열렸다. 이번 워크샵은 ‘일본의 군주교육-메이지천왕을 중심으로-’와 ‘송(宋)대 경연 개요’의 두 가지 주제로 발표가 이뤄졌으며 발표 후에는 토론과 논평이 이뤄졌다. 국학연구원 경연사업단장 이광호 교수(철학·한국유가철학)는 “우리가 경연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조선의 유교 이념이 왕의 왕도정치, 즉 덕치여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을 교육해 성군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일본, 중국의 사례를 연구하면 조선 시대 경연의 특수성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이번 워크샵의 의의에 대해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이러한
오는 9일로 5백 60돌을 맞이하는 ‘한글날’. 이번 한글날은 그 여느 한글날과도 의미가 남다르다. 바로 올해가 한글날이 국경일로 재지정된 이후 처음 맞이하는 한글날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글날에 ‘우리말 관련 박물관’을 한번 찾아가보면 어떨까? 이에 대해, 한글날이 국경일이긴 하지만, 공휴일은 아니라서 박물관을 찾아가 볼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이들을 위해 연중무휴, 24시간 개장, 무료입장인데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다면 언제든지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글 박물관을 소개한다. 바로 디지털 한글 박물관(http://www.hangeulmuseum.org)이다.디지털 한글 박물관은 우리대학교 홍윤표 교수(문과대·국어학)가 지난 2001년 문화관광부에 사이버 한글 박물
‘내가 당신에게서 오직 당신만을 원했다는 것을, 당신의 재물이나 그 어떤 재산도 아닌 오직 당신만을 원했다는 것을 하느님은 아실 겁니다’중세의 연인 중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처럼 세간의 관심을 끌고, 후대의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연인이 있었을까? 이 둘의 사랑은 철저한 금욕과 순결로 무장해야 했던 신학자와 수녀라는 제약을 뛰어넘어 더욱 은밀하고 격정적으로 이뤄졌다. 때문에 그들의 사랑은 후세 사람들의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해, 시나 소설, 영화 등의 주요 소재가 되기도 했다. 피에르 아벨라르(Petrus Abaelardus, 1079~1042)는 중세 철학을 지배한 보편논쟁에서 개념론을 제시한 프랑스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