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강의실에 앉아 있을 때였다. 한 무리의 학생들이 들어와서는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전단지에는 ‘XXX-XXXX-XXXX으로 문자 고고’라고 적혀 있었다. 이 전단지는 학교 당국에 어떤 주장을 알리기 위해 학생들의 서명을 문자로 받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신선했다. 비록 학교 당국에 직접 문자를 보내는 것은 아니고 중간에 일괄 수합해서 보내는 것이긴 하지만, 요즘은 서명 운동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싶었다. 그때 들어온 그 학생들은 ‘아고라’라는 집단이었다. 그리고 이들 활동의 목적은 바로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따라 새로이 구성될 대학평의원회 구성원 조직에 있어 학생이 1/3이상 참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사실 처음에 그 전단지를 받아들고 놀랐던 점은, 서명 운동의 방식도
△학교에 온갖 대자보가 난무한다. 지금까지 본 것만 해도 7개는 족히 넘는 것 같다. 게다가, 예전엔 대자보 앞을 무심히 지나치던 학우들도 가던 발걸음을 멈춰 자보를 읽고 있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그동안 조용했던(혹은 조용해 보였던) 연세사회가 어떤 하나의 화두로 논의가 끓어오르는 것 같아 좋아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답답하기 그지없다.△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총여학생회(아래 총여)가 여학우들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했다. 이에 총여는 투표율을 들며 반박하고 있다. 물론 분명 총여를 외면하는 여학우들은 있다. 그러나 총학은 그 근본적인 이유가 ‘가부장제 안에 여학우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페-’라는 기색만 보이면 배척
북한이 핵 실험을 단행했다고 선포한 지난 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안보에는 비상이 걸렸다. 연세춘추에서는 이른바 ‘북핵 사태’에 대한 연세인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공론의 장을 형성하기 위해 ‘사회섹션 - 북핵’을 기획했다. 본 설문은 지난 11월 21일(화)~23일(목)까지 이뤄졌으며, 총 666명의 연세인(남 439명, 여 227명)이 응답했다. 계열로는 인문·사회 계열 학생이 385명으로 가장 많은 참여를 보였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위기불감증’에 걸렸다는 말이 있었다. 우리 연세인들
얼마 전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인도아이를 한명 더 입양할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달리 법률상으로는 ‘독신자’ 상태인 그녀는 세 번째 아이를 입양 하는 셈이 된다. 지난 1월 29일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이렇게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독신가구가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독신자에게도 입양을 전면 허용하자는 내용을 담은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또한 지난 7월 18일 보건복지부(아래 보복부)는 △독신자 입양 허용 외 △2주간의 입양휴가제 △국내입양 우선 추진제 △입양수수료 및 양육수당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입양활성화 대책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조항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바로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소록도. 그의 소설에는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한센병 환자(아래 한센인)들의 애환이 잘 그려져 있다. 하지만 요즘 인터넷에 소록도를 검색하면 소록도는 대개 관광지로 소개되고, 그 안에 한센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곁가지로 들어가 있을 뿐이다. 올해는 국립소록도병원(아래 병원)이 개원한지 90주년이 되는 해로, 지난 8월 31일 기자는 90주년을 맞아 소록도의 슬픈 역사를 돌아보기 위해 섬으로 떠났다. 작은 사슴을 닮은 섬, 소록도에 도착하다 전남 고흥군의 녹동항에서 15분 간격으로 왕복하는 작은 배를 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소록도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제1구역은 직원들이 살고 있는 관사로서 일반인들도 출입이 가능하다. 제
지난 7월 28일~8월 2일 우리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인 ‘새움터(아래 새움터)’의 지도교수인 조재국 교수(연신원·종교학)의 인솔 아래 우리대학교 장애학생 5명과 도우미 학생 등 20여명이 '장애학생일본연수프로그램(아래 프로그램)'을 다녀왔다. 5박6일의 기간 동안 참가 학생들은 '전국장애자연구대회', 오사카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좌담회, 히라가타 시청의 장애복지시스템 설명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본 기사는 이 프로그램의 동행 취재기로서, 보다 상세한 견학 일정은 추후 웹진 연두에 연재형식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올해는 96연대항쟁, 혹은 96연대사태가 일어난지 10년이 되는 해다. 이 사건은 한총련 행사인 8·15 대축전을 둘러싸고 정부와 학생이 대치했던 사건이다. 이 일은 단순히 연세대의 한 건물이 무너졌다는 것 이상의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사실상 그 후 학생운동 전반이 쇠락했으며, 사회적인 호응도 얻지 못하게 됐다. ▲ 과거 우리나라 사회발전에서 강력한 추동력을 담당했던 학생운동의 빛이 점점 바래고 있다. 학생운동은 하루빨리 그 나아갈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한국 민주주의의 아픔과 함께한 학생운동 우리나라의 학생운동은
사랑의 집짓기 운동 단체인 해비타트(Habitat)를 아는가? 해비타트는 1976년 미국의 변호사 밀러드 부부가 무주택 서민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설했다. 민간 기독교 단체지만 활동은 초교파적이다. 한국에서는 2001년 ‘지미카터 특별건축사업’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현재 전국에 13개 지회가 있다. 건축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이뤄지며 참여기간은 1일부터 5박6일까지 참가자가 선택할 수 있다. 건축공정의 주요 작업을 하는 기간 동안에는 ‘한국번개건축’이라는 일주일간의 합숙이 이뤄지게 된다. 집이 완공된 후 입주가정은 매달 건축원가를 납부하는데, 완납 후엔 매매·전세가 가능하다. 이 상환금은 다른 건축 사업에 재사용돼 일명 ‘회전기금’이라고 한다.
요즘 언론을 통해 ‘남성의 시대가 가고 여성상위시대가 왔다’는 기사를 자주 볼 수 있다. 실제로도 연일 여성 CEO가 언론에 보도되고 서울시장 후보에 최초로 여성이 올랐으며, 헌정 사상 첫 여성 국무총리가 탄생했다. 또한 여성 취업률이 70%를 넘었으며 각종 국가고시와 각군 사관학교의 수석을 여성이 차지한다는 보도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소식들은 대중으로 하여금 진짜 ‘여풍’이 불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통계 수치들과 언론의 보도들만으로 진정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게 됐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 /일러스트 조영현 언론의 ‘여풍
‘분실물 보관함을 통합해주세요’ 여론에 대해 학생복지처 장학복지부 후생복지과 박재혁 주임은 “이미 지난 1997년도에 분실물 보관함이 처음 생겼을 때 통합 운영된 형태였다”며 “그러나 각 단대에서 분실물 수집이 어렵고 학생 수가 워낙 많아서 분실물 보관이 힘들었다”고 현재의 분실물 보관함 형태가 된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04년 말 부터 각 건물의 관리실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잃어버린 곳 근처에서 찾게 되니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경과를 말했다. 지금의 분실물 보관함은 유실학생이 물건에 대한 정보와 인적사항을 기재하게 돼 있어 물건을 찾게 되면 유실 학생에게 전화가 간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물건 분실시 잃어버린 곳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관리실
꽃보다 아름다운 서점, 유리벽의 방명록과 더불어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다. /사진 위정호 기자 maksannom@ 지난 12월, 아름다운 가게 신촌 책방이 문을 열었다. 이는 왜 우리 학교 근처에는 이런 곳이 없는지 아쉬워했던 신촌 주변의 대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가게 신촌 책방(아래 아름다운 책방)’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아름다운 가게가 모든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곳이라면 아름다운 책방은 말 그대로 책만을 기증 받아 판매한다. 직접 가본 아름다운 책방의 한 구석에는 비디오도 있고, 추억의 가수들의 앨범과 화보집도 있
지난 13일 정태인 전 청와대 경제 비서관에 의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아래 한·미 FTA) 졸속 추진 문제가 제기된 후 한·미 FTA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쌀 관세화 협상, 스크린 쿼터 축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같은 문제들과 그 과정에서 일어난 갈등과 논쟁은 FTA란 과제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남은 임기 2년 내 최우선 과제중 하나로 꼽은 한·미 FTA. 졸속 추진 논란 이전에 과연 한·미 FTA가 무엇이며 어떠한 파급효과를 갖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FTA란 WTO체제 하에서 나라 사이의 무역장벽을 완화 또는 철폐시켜 양국간 혹은 지역간 체결하는 특혜무역협정이다. 우리나라가 이번에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칠레와 싱가포르에 이
지난 3월 29일 수요일,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주한 일본 대사관 앞을 찾았다. 그곳에는 지난 3월 15일로 700회를 넘긴 수요시위가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로 계속되고 있었다. “일본 정부, 보상하라! 보상하라!"며 몇십년 전 당한 일을 마치 어제 당한 일인 양 소리지르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깊은 한(恨)을 짐작키는 어렵지 않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추운 날씨에 예닐곱 명의 할머니들은 그날도 어김없이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회자는 주일대사관을 등진 채 할머니들과 참가자들을 향해 중간중간 재밌는 말도 섞어가며 시위를 진행했다. 할머니들은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고운 노란 조끼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당신들이 직접 그린 듯한 자그마한 그림을
29일(수) 저녁 6시 30분 의과대 본과 2학년 강의실에서 학술 초청 강연회가 열린다. 의과대 학생회 학술부가 주최하는 이날 강연회에는 '허준같은 의사가 되지 말자'라는 주제로 한순구 교수(상경대·미시경제)가 강연한다. 학생회장 오주현군(의학·02)은 “이번 1학기 주제는 경제로 잡았다”며 “이번 강의는 허준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인 의사가 아니라고 비판하는 강의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치과대 병원은 지난 7일 통합진료과를 개원했다. 기존의 치과대 병원은 진료 분야가 세분화 및 전문화돼있어 큰 치과 질환이 있는 경우가 아닐 때는 이용하기가 부담스러웠다. 이번 통합진료과 개원으로 치과대 병원에서도 일반 환자들이 개인 치과 병원의 종합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한편 통합진료과 내에서 치과대 4학년이 중심이 된 원내생 진료실에서는 보다 저렴한 비용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통합진료과장 김기덕 교수(치과대·방사선)는 “옆에서 교수들이 관리해주기 때문에 원내생 진료라고 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치과 의사 양성의 교육 방식도 개선됐다. 대학병원 시스템은 전문가 교육만 강조되는데 정작 치대생들이 수련 과정을 마치고 개원할 때는 모든 분야를 전반적으로
요즘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낸시 랭을 꼽을 수 있다. 고상함과 순수함을 강조하는 한국 미술계에서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대담함으로 하나의 아이콘이 돼버린, 최근엔 쌈지 스페이스의 디자이너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그녀를 찾았다. 처음엔 그녀의 독특한 퍼포먼스들에 비해 의외로 평범한 헤어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안 해본 머리가 없을 정도로 이미 모든 헤어스타일을 섭렵한 뒤였다. 외국에서 자유분방한 고교 생활을 하면서 머리에 온갖 장난(?)을 쳐봤다고 한다. “뭐든지 끝까지 다 해봐야 돼요. 그게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노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확실하게 다 해봐야 해요, 다.”
치과대․간호대 연합 찬양동아리 '데누콰이어'가 24일(금) 저녁 7시 30분에 백주년기념관에서 정기연주회를 가진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작년의 30주년 공연 이후 열리는 첫 공연을 기념해 선배들이 출연 자리를 빛낸다. 회장 이주연양(간호대․04)은 "이번 공연은 3부에 스테이지를 따로 마련해 졸업하신 선배들이 와서 공연할 예정"이라며 "선후배가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로 좋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아래 알바) 포탈 사이트인 알바몬(http://www.albamon.com)에서 2005년에 발표한 10대 뉴스의 1위는 △온라인알바시장의 확산이었다. 이는 오프라인상에서만 거래되던 알바가 온라인으로 확장·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알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인력에 비해 그들의 노동권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문제는 관련 법규에 대한 알바생과 사용자의 무지에서 비롯된다. 특히 지난 2005년 6월 시급 3천1백원, 일급 2만4천8백원(8시간 기준)으로 확정된 최저임금제를 무시하고 고용주가 시급을 적게 줘도 알바 당사자가 모르면 그대로 받는 수밖에 없다. 또한 일하는 도중 알바생의 실수로 기물이 파손돼도 임금에서 제할 수 없고 고용주가
의과대와 간호대 연합 의료 봉사 동아리인 ‘봉화’가 지난 2월 18일~19일 이랜드 월곡 종합 사회복지관으로 동계 의료 봉사를 다녀왔다. 첫째 날에는 가정의학과와 내과 교수님들과 진료 봉사를 했고, 둘째 날에는 저소득층 노인들을 직접 방문해 혈당과 혈압체크를 하는 등의 봉사 활동을 펼쳤다. 회장 고은정양(간호대․03)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만 받아오던 우리가 다른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고, 준비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사이의 인연의 소중함까지 느낄 수 있는 활동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 겨울 방학동안 학내에서는 의과대 동아리의 다양한 공연이 열렸다. ‘세브란스 오케스트라’는 지난 2월 25일 ‘2006년 신입생을 위한 봄 연주회’를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었다. ‘세란극회’는 22일~25일 무악극장에서 정기공연 『나도 출세하고 싶다』를 공연 했고, ‘세브란스 합창단’은 25일 창작 뮤지컬 『Guess who?』를 선보였다. 노래 동아리 ‘노래 세상’에서는 무악극장에서 24회 정기공연으로 『네버랜드를 넘어서』를 무대에 올렸다. 회장 백광하군(의과대․04)은 “잘못된 신념에 관해서 우리가 어떻게 올바른 신념을 갖고 살 수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공연의 주제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