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새싹, '아름다운 가게 신촌 책방'을 찾아가다

   

 꽃보다 아름다운 서점, 유리벽의 방명록과 더불어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다.

/사진 위정호 기자 maksannom@

지난 12월, 아름다운 가게 신촌 책방이 문을 열었다. 이는 왜 우리 학교 근처에는 이런 곳이 없는지 아쉬워했던 신촌 주변의 대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가게 신촌 책방(아래 아름다운 책방)’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아름다운 가게가 모든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곳이라면 아름다운 책방은 말 그대로 책만을 기증 받아 판매한다. 직접 가본 아름다운 책방의 한 구석에는 비디오도 있고, 추억의 가수들의 앨범과 화보집도 있었다. 그러나 역시 아담한 크기의 책방 안에는 책 기운이 가득하다. 특히 여느 헌 책방과 달리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장식들이 눈에 띈다. 가구점에서 흔히 보는 책장들과는 다른 서가를 비롯해 타일 하나하나, 벽의 칠까지 예사롭지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재활용 인테리어로 독특하게 꾸민 것이라고 한다. 책방사업팀 매니저인 박하재홍씨는 “장소가 조금 구석져서 인테리어를 재미있게 해보고 싶었다”며 “아는 분 소개로 ‘달광선’이라는 재활용 수공예팀에게 인테리어를 부탁했다”고 특이한 인테리어의 비밀을 알려줬다. 

아름다운 책방은 책방의 기능을 넘어서 신촌의 지역 문화를 길러내기 위한 여러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노래와 토론’이라는 모임이 있었는데, 이렇게 토론을 하는 모임 이외에도 강연을 개최하거나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10명 내외의 사람들에게 모임을 위한 장소를 빌려주기도 한다. 이용료가 있냐는 물음에 책방답게 “한명당 천원이나 책 한권씩”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런 모임을 위해 장소를 빌려주는 것은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사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박하씨의 말처럼, 이런 다양한 행사들은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을 도모함으로써 아름다운 책방이 신촌의 문화 모임터로의 발전을 꿈꾸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점도 있다. 기부를 받아서 운영되는 책방이라 책장이 허전한 곳이 좀 있다. 아마도 기부문화가 활발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이리라. 특히 박하씨는 인문소설분야의 책이 부족하다며 “많이 사시는 손님도 반갑지만, 기증을 많이 해주시는 손님도 좋다”며 웃었다. 이곳을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신촌 기차역에서 앞을 보면 삼거리의 왼편으로 음식점 ‘김밥 천국’이 보이는데,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아름다운 책방 뿌리와 새싹’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한옥으로 된 아름다운 책방을 발견할 수 있다. 

책방에는 다른 아름다운 가게와는 달리 별칭이 있다. 바로 ‘뿌리와 새싹’이 그것이다. 박하씨가 좋아하는 제인 구달의 환경 운동의 세 가지 주제인 환경, 이웃, 동물을 아우를 수 있는 제목을 찾다가 이렇게 정했다고 한다. “뿌리만 하면 칙칙하고, 새싹만 하면 좀 가벼워 보이는데 둘이 같이 하니까 상큼하지 않느냐”며 미소 짓는 박하씨. 그의 말처럼 신촌의 아름다운 책방이 유흥가로 뒤덮여 가는 신촌 지역의 상큼한 오아시스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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