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중국 쓰촨성에 지진 규모 7.8의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다. 공식집계 결과 사망자가 5만명을 넘어섰다. 이제는 시간이 지체돼서 더 이상의 생존자가 나오기 힘들다. 자연호수의 범람과 산사태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각종 오염과 부패로 전염병의 위험도 언급되고 있다. 시신들은 제 가족도 만나지 못한 채 화장되고 집을 잃은 주민들은 텐트에 빼곡히 모여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곳곳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을 보면, 지진의 무서움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다.중국과 일본은 판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지진의 빈도가 높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변에
“미학이요? 미술 아닌가요?” 미학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생소한 단어인데다가 한자를 살펴봐도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학이란 아름다움에 대한 학문이란 뜻이지만 과연 아름다움을 학문으로 고찰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많은 미학자들은 아름다움에 대해 고찰했고 이를 기록해 후세에 남겼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서울대학교 미학과가 경성제국대학이 설립 될 당시에 창설돼 본격적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미학(美學)이란 말 그대로 아름다움에 대한 학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만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이성적인 논리로 그것을 분석하는 것이 미학이다. 모든 학문이 그러했듯 미학도 처음부터 미학 그 자체로 시작하진 않았다. 고대 예술 이후의 철학자들
뉴욕 거리의 한 여성. 그녀의 머리엔 모자가 씌여있고, 손에는 핸드폰과 쇼핑백이 들려있다. 모자는 중국 어느 공장의 한 인부에 의해 만들어져, 한국 공장장의 검증을 거치고 미국 항공기 조종사의 운행을 통해 그녀의 머리에 씌여졌다. 핸드폰도 한국의 어느 회사에서 설계한 반도체와 기계로 조립돼 뉴욕으로 공수돼 그녀가 구입할 수 있었다. 생선의 경우는 더욱 놀랍다. 브라질의 어부들이 조그마한 강에서 잡은 고기를 얼음에 꽁꽁 싸 시장으로 옮기면 캐나다인 인부가 그 생선의 뼈를 바르고 중국인이 포장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복잡성’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각기 다른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물리학자 머리 겔만은 단순할수록 묘사하는 데 사용하는 문장이 적고 짧으며, 복잡할수록 묘사하는
공자, 맹자, 노자 등 동양 철학의 대가들은 우리에게 동양고전 보다는 ‘논술학원’을 떠올리게 한다. 논술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발췌독이라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요약본을 열심히 읽었지만 거기서 끝이었으니 ‘논술학원’ 이 떠오르지 않고 무엇이 떠오르랴. 더구나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 들어와서는 플라톤, 스피노자, 니체 등 서양 철학의 대가들에 집중된 교육을 받다보니 동양 사상가들은 더욱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배우는 학문의 뿌리가 서양사상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지만, 학문의 다양성 측면에서 볼 때 서양사상에 치우친 수업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우리는 학문을 배우면서 진리를 찾는다. 하지만 서양학문만으로 진리를 찾을 수 있었다면 이미 세상엔 단 하나의 진리만 존재하지 않았을까?
2008년 우리대학교에 문화인류학과가 신설됐다. 강원대학교, 서울대학교 등 전국을 통틀어 문화인류학과가 있는 대학교는 열 군데를 넘지 않는다. 문화인류학은 다양한 문화 속에서 인류의 공통점과 특징을 실증적으로 밝히는 학문이다. 문화인류학은 선사적 고고학, 언어학, 민속학, 사회인류학 등을 분과로 갖는데, 민족의 특성을 연구하거나 히피, 폭주족 등 특정한 문화 현상을 연구하기도 한다. 문화인류학과 김현미 교수는 “기존 민속학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문화’를 배우는 문화인류학과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문화를 배운다는 말은 무엇인가? 문화라는 단어에 내포된 의미는 너무 다양해 쉽게 대답할 수 없지만 마빈 해리스의 「문화의 수수께끼」를 통해 약간의 해답을 구할 수 있다.「문화의 수수께끼」에
“지웅아, 너 사진 좀 ‘안습’이던걸?”“지웅, 지못미 T.T”우리 주변의 대화를 들어보면 종종 알다가도 모를 신조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무의식 중에 사용하는 인터넷 유행어가 그것이다. ‘지못미’나 ‘안습’의 경우엔 단순한 줄임말이지만, 그 뜻을 파악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안습은 ‘안구에 습기가 찬다’ 즉 눈물이 글썽거림의 다른 표현으로 연민의 감정을 담고있다. 지못미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의 줄임말로 연민과 동정 내지 위로를 뜻한다. 이처럼 인터넷에서만 사용되던 유행어들이 어느 순간 우리의 삶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우리대학교 권민용(신방· 07)씨는 “지못미나 안습의 경우야 꽤나 쉬운 유행어에 속하지만, 때론 인터넷을 잘 이용하는 나도 모르는 유행어가 있다”고 말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는 2000년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세계를 뒤흔든 문화콘텐츠다. 두 작품 모두 누구나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베스트셀러가 됐고, 영화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마법과 전설 속 동물들이 등장하는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작가는 상상의 나래 속에나 있을 법한 일들을 글로 써내려 가고, 독자는 그런 상상을 실컷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것은 이 작품들이 모두 ‘MADE IN THE WEST’라는 사실이다. 세계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환상문학 작품들이 대개 서구의 상상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은 우리에겐 매우 서글픈 일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입증하며 날개 돋힌 듯 퍼져나가는 서양 환상문학에 견줄 만한 동양 환상문학은 없는 걸까?
▲ 원더걸스의 인기는 로리타콤플렉스 덕분? /그림 손혜령 2007년 한 해, 그 중에서도 후반기를 뜨겁게 달군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텔미’일 것이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제자로 유명한 ‘원더걸스’의 노래 ‘텔미’의 열풍은 대단했다. ‘텔미’ 안무 동영상은 ‘군인 텔미’, ‘태권도 텔미’ 등 갖가지 형식으로 변형돼 UCC사이트를 휩쓸었다. 특히 원더걸스 멤버 중에서도 소희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그룹 내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깜찍한 가사와 안무를 소화하는 소희는 ‘만두소희’라 불리며 수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소희와 원더걸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로리타
대학생과 작가라는 두 가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대학생 작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특성상 오랜 공들임이 필요한데, 입시에 시달리는 중고등학교 시절엔 작가수업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학생이 작가가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대학생 작가가 우리 곁에 있다. 청소년문학상을 수차례 수상해, 떠오르는 신인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대학교 전아리(불문·06)씨를 만나 현대 문학과 대학생, 그리고 대학생 작가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대 문학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나?-현대 문학은 과도기적인 시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문화 장르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영상매체로 보급되는 작품들도 소설이나 시에 버금가는 예술적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견줘 문학
고구려의 기상, 신라의 힘그 다음 작전지는 중원고구려비. 이 곳은 생각보다 왜소했다. 남북 통틀어 유일한 고구려비지만 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아낙들의 빨래판으로 쓰였다고 한다. 때문에 상당히 많이 닳아 없어져 비의 앞면과 옆면 부분 정도만 읽을 수 있다. 이 비는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의 관계를 밝히고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고구려가 백제 수도인 한성을 장악하고 충주 지역까지 남하했음을 알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원고구려비 주위는 상당히 황량했다. 한반도를 넘어 중국, 러시아까지 위협했던 용맹한 고구려가 결국 망하고 말았던 것 같은 쓸쓸함이 비 주위를 감싸고 있는 듯 했다.잠시 고구려의 기상을 맛본 뒤 중앙탑을 보러 발걸음을 돌렸다. 중앙탑의 정식 명칭은 중원 탑평리
▲ '타자'는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히 알 수 없는 존재이다. /그림 손혜령 흔히들 야구는 투수와 타자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투수는 타자의 특성과 약점을 파악해 공략하고, 타자는 투수가 던질 만한 공을 예측해 방망이를 휘두른다. 하지만 통념과 달리 야구에서는 투수와 타자 뿐만 아니라 포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투수가 타자의 모든 것을 꿰뚫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수가 타자의 특성을 연구해 투수에게 알려준다. 어쩌면 야구는 타자와 포수의 전략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포수가 타자를 완벽히 분석해도, 투수가 그에 따라 정확하게 공을 잘 던져도, 타자의 방망이를 막을 수는 없다. 바로 레비나스의 ‘타자성’이란 개념 때문이다. 물론 그 타자(他者)가 그 타자(打者)
▲ 기부는 단순한 의식주 차원에서 벗어나 문화예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 디자인 석주희 “웃음 때문에 ‘떡실신’됐어요.” 염문경(언론학부·07)씨와 같이 『노이즈 오프』를 관람했던 친구들의 감상이다. 공연의 후유증(?) 덕에 실컷 웃고 난 뒤 그는 살짝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근데 이런 공연이 앞으로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는데 잘 모르겠네요….” 그의 마지막 말은 무슨 뜻일까. 성공적인 공연은 괜찮다. 소위 대작이라 불리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노이즈 오프』의 경우 뛰어난 출연진과 노련한 연출에 입소문이
▲ 우리는 얼마나 많은 광기를 이성의 이름으로 단죄했는가? /그림 손혜령 스타크래프트에서 프로토스라는 종족에 ‘다크 아칸’이란 유닛이 있다. 이 유닛은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특수 기술이 있는데, 이 기술을 쓰면 누군가의 어떤 유닛이든 자신의 통제 하에 둘 수 있다. 미셸 푸코는 자신의 저서 『광기의 역사』에서 이성이 광기를 ‘마인드 컨트롤’ 하고자 했던 역사를 들춰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성은 결국 광기를 자신의 통제 하에 두긴 했다. 역사 속에 존재하는 광기는, 그리고 현존하는 광기마저도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셸 푸코에게 있어서 광기는 이성에 의해 환원될 수 없는 또다른 인간적 진
▲ /그림 손혜령 지금 이순간,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희생당하고 있다. 여기서 희생이란 마르크스주의자의 말처럼 당신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부속품으로 전락해 시급 4,100원의 기계로 희생당하고 있다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 당신을 자신의 희생물로 삼으려는 사람은 평생 옷깃 한 번 스치지 않을 운명인 사람일 수도 있고, 심지어 당신의 친한 친구라고 믿었던 사람일 수도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타인의 은밀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제물로 바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뒷담화’를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