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중국 쓰촨성에 지진 규모 7.8의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다. 공식집계 결과 사망자가 5만명을 넘어섰다. 이제는 시간이 지체돼서 더 이상의 생존자가 나오기 힘들다. 자연호수의 범람과 산사태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각종 오염과 부패로 전염병의 위험도 언급되고 있다. 시신들은 제 가족도 만나지 못한 채 화장되고 집을 잃은 주민들은 텐트에 빼곡히 모여 생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곳곳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을 보면, 지진의 무서움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은 판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지진의 빈도가 높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큰 참사가 나는 것을 보면 불안감을 떨치기 힘들다.

지진은 어떻게 발생할까

지진의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면에 쌓이는 응력이 그 원인이다. 응력이란 ‘변화를 주는 힘’이란 뜻이다. 이 응력이 작용해 지질에 많은 힘을 주게 되면 지진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응력이 작용해 생기는 변화로는 절벽을 들 수 있다. 

홍태경 교수(이과대? 지진?지구물리학)는 “이번 중국 쓰촨성 지진의 원인은 바로 이 판의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히말라야 산맥은 유리사아 판과 인도판이 서로 충돌해 융기한 자리에 있다. 이렇게 유라시아 판과 인도판이 충돌해 생긴 지형은 히말라야 산맥 뿐만 아니라 티벳 고원도 있는데, 바로 쓰촨성이 이 티벳 고원 근처에 있다. 티벳 고원에서 받는 응력이 쓰촨성 지역 주변에서 쌓여 결국 지진을 일으킨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까? 김수일 교수(공과대? 지반 공학)는 “우리나라 지진의 역사는 1900년대 초반 지진계를 설치하기 전후로 나뉜다”고 말한다. 지진계를 설치하기 전의 지진은 역사지진, 설치하고 난 후의 지진은 계기지진이라 부르는데 계기지진의 경우 가장 컸던 규모가 5.2 수준(쓰촨성 지진은 규모 7.8)으로, 지진의 세기가 크지 않다. 역사지진의 경우에도 지진은 빈번하게 일어났지만 그 강도가 그리 세지 않아 안전하다고 분석된다. “판의 경계에 있지도 않고, 응력이 많이 쌓이는 지질 구조도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지진에 안전한 편”이라고 홍 교수는 밝혔다.

내진설계, 지진에 대한 방어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진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지진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가장 먼저 내진 설계를 꼽을 수 있다. 일본의 튼튼한 내진 설계는 항상 지진의 피해를 최소화해왔다. 김 교수는 “지난 1995년 일본 고베에서 일어난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내진 설계에 대한 대비와 연구를 해오고 있다”며 “내진 설계에 대해 법규로 규정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고베 지진 때 안전했던 항만은 지진으로 피해가 심각했던 다른 항만에 비해 열 배에 해당하는 건설비가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건물에 내진 설계를 튼튼하게 할 수 있을 만큼 경제력이 좋지 않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자연재해 철저히 대비해야

그렇다면 신촌의 안전은 어떨까? 홍 교수는 “우리대학교가 위치한 신촌은 매우 안전하다”며 “서울은 지각이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울은 인구 밀도가 높아 한번 지진이 일어나게 되면 큰 참사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그 위험성을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비록 지진의 위험성이 낮지만, 자연재해에 대해 아무런 교육이 없다는 것은 문제다. 일본에 이어 중국도 큰 사건이 일어나 수많은 사상자들을 낳았다. 지진 자체를 막을 순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비하는 것이 앞선 희생자를 애도하는 또다른 방식일 것이다. 이번 중국 대지진을 계기로 지진 뿐만 아니라 다른 자연 재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고 교육돼야 한다.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은 운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심과 튼튼한 대비다.

최지웅 기자  cacaw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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