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쿠치’, ‘패밀리마트’, ‘도큐프렌즈’, 그리고 ‘복합생활협동조합 매장’. 국제캠 기숙사 지하1층에 나란히 자리 잡은 매장들이다. 신촌캠은 대부분의 학생식당, 커피전문점과 문구점, 서점 등을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촌캠의 연장선상이라는 국제캠이지만 매장 형태는 생협이 활성화된 신촌캠과는 사뭇 다르다.

현재 국제캠은 ‘한화그룹’이 학생식당을 직접 운영하며 그 외 다른 매장들을 임대하는 것으로 학교본부와 계약돼 있다. 국제캠 종합행정팀의 한 관계자는 “한 기업과 이렇게 계약을 맺은 것은 학교 정책 중 하나”라며 “생협도 운영면에 있어 하나의 외주업체라 볼 수 있고 단지 어느 업체를 통해서 매장들이 입점하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생협의 매장들도 임대료 명목으로 일정 투자금을 학교에 내고 있으며 매장 관리비도 따로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의 목적은 큰 차이를 보인다. 한화그룹과 같은 외부기업이 캠퍼스 내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해당 법인의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지만 생협의 경우 매장 운영을 통해 얻은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환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편 우리대학교 생협은 학교가 한화그룹과 계약을 맺음에 따라 국제캠 개교에 맞춰 출범하지 못했다. 얼마 전 서적, 문구류를 판매하는 복합생협 매장이 국제캠에 입점했지만 본래는 외부업체가 들어올 예정이었다. 종합행정팀 관계자는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여러 업체를 알아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필수품인 서적과 문구류를 외부업체에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지 못해 생협이 들어서게 됐다. 현재 생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장은 이것 하나다.

외부업체가 생협을 거치지 않고 들어왔을 때 가장 큰 논란거리는 가격이다. 현재 국제캠의 커피전문점 ‘파스쿠치’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3천500원, 카페라떼는 4천원이다. 신촌캠 대부분의 커피매장에서 아메리카노 가격 1천100원인 점을 고려하면 국제캠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패밀리마트’ 또한 학교 밖의 일반 매장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해 신촌캠 생협 매장인 하얀샘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이런 비싼 가격에는 운영주체가 기업이라는 점 외에 또 다른 원인이 존재한다.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학생 수가 469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학교 측은 올해까지 국제캠 학생 수 1천명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 이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매장들의 운영이 원활치 못해 생협을 포함한 매장들이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행정팀 관계자는 “500명이 채 되지 않는  잠재고객이 있는 국제캠 매장과 2만명이 넘는 잠재고객이 있는 신촌캠 매장은  제품 가격 측면에서 단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학생 수가 늘어나 매장 이용이 활발해지면 (국제캠 매장도) 가격 조정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제캠의 매장들은 오는 2013년 2월에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재계약 시 국제캠 매장도 가격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렇듯 학교에서는 국제캠 내 매장관련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학생 수의 충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제캠 개교 이전부터 학교 측의 일방적인 충원방식은 많은 논란을 불렀다. 결국 의예과, 치의예과, UIC, 자유전공이  2011년부터 1학년만 국제캠에서 수업을 받게 됐다. 최근에는 사회대 이전 소식에 해당 학과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반발했다.

사회대 학생회장 임경지(행정·08)씨는 “국제캠의 생활권, 교육권과 관련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학과를 이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신입생만 이전해 교양 수업을 듣게 하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행정편의중심적인 발상으로 어떠한 특성을 가진 어느 학과가 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국제캠의 학내 상업화에서 비롯되는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 수 충원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반면 학생 측은 학과 이전을 위해서는 학교가 먼저 국제캠의 생활권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로 주장하는 해결 실마리의 시작점이 상반된 상태다.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 이미옥 과장은 “최근 대학들이 강의실 외의 공간들에 대한 개념을 학생복지, 교육보조로 보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어떻게 더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새로운 캠퍼스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투자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한 학내 상업화의 문제점을 한쪽의 일방적인 결정과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서로의 고통을 분담하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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