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는 국제캠 개교를 통해 학교의 국제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국제화의 일환으로 전 과목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으며 외국인 학생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그러나 영어강의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한국어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을 입학시킨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영어강의에 대해 ‘매우 불만족한다’(13.13%), ‘불만족한다’(34.34%)로 두 항목을 합쳐 무려 48%에 달하는 학생들이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이는 영어강의에 대한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불만족의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는 △교수들의 영어실력 부족 △영어로 인해 수업을 따라가는데 지장 초래 △수업내용 이해는 가능하나 굳이 영어로 진행할 필요성을 못 느낌이 각각 30%정도로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정명진(자유전공·11)씨는 “일반고를 졸업하고 수능 영어공부만 한 학생들에게 원어민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다”며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비해 전달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말했다.

학생들에 대한 평가가 수업의 이해도가 아닌 영어실력에서 판가름이 난다는 것 역시 학생들이 불만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다. 정씨는 “수업 참여, 과제 등 모든 것이 영어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도 그것을 영어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으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제캠 교육원 부원장 서홍원 교수(문과대·영시)는 “학생들의 영어 과제나 수업을 따라가는 것을 도와주는 튜터링 서비스 등 기초영어교육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도 튜터링 서비스는 시행중이였지만 학생들의 관심 부족과 학교 측의 홍보 부족으로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지 못 했다. 이를 고려해 교육원은 다양한 방식의 홍보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짧은 기간의 프로그램이 실효성을 지닐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외국인글로벌학부의 외국인 학생들은 신촌캠에서 수학하기 전 한국어학당을 거치는데, 한국어학당에서 요구하는 한국어 5~6등급 실력을 갖추기 위해 국제캠에서 한국어수업프로그램을 듣는다. 한국어 수업프로그램에는 ‘기초한국어글쓰기’와 ‘코리안 리딩 앤 디스커션’ 수업이 있다. 

지난 1학기에 국제캠에서 한국어수업프로그램을 수강했던 중국인 조배녕(정외·11)씨는 “국제캠에서 수업을 들은 뒤 한국어가 5등급이 됐지만 신촌캠의 전공수업을 반 정도밖에 이해할 수 없었다”며 “수업 중에 알아듣지 못한 내용을 멘토에게 물어보거나 집에서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혼자 공부해야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국제캠에서 한국어교육을 받는 것만으로 전공수업을 이해할만큼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지난 해에 비해 올해, 외국인 학생 수는 400명에서 680명으로, 영어강의 비율은 25%에서 28%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국제화라는 부분이 단순한 수치로 평가되기보다, 진정한 국제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연세춘추공동취재단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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