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단 6년, 정부·학계·기업·시민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

지난 14~15일, 우리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은 ‘제6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lobal Engagement and Empowerment Forum, 아래 GEEF)’을 개최했다. 1천여 명의 연사와 참여자가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아래 SDGs)의 이행 현황 및 관련 정책을 논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SDGs 달성의 전환점, GEEF

 

지난 2015년, UN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SDGs를 수립했다. 이번 포럼은 ‘다시 세우는 SDGs, 다시 시작하는 우리의 미래(Reboot the SDGs: Reset Our Future)’를 주제로, 8년간의 SDGs 이행 현황을 검토하고 미래 정책 수립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 포럼에는 윤동섭 총장, 반기문 제8대 UN 사무총장, 조태열 외교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91명의 연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포럼을 보기 위해 양일간 67개국에서 1천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개회식에서 윤 총장은 “현재 전 세계의 SDGs를 향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며 “이 포럼에서 열띤 논의를 통해 인류가 마주한 여러 문제의 혁신적 해결 방법을 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반세기 동안 외교관으로 일하며 우리가 힘을 합치면 어떠한 가치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며 국제 협력을 위한 포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인츠 피셔(Heinz Fischer) 제11대 오스트리아 대통령, 아미나 J. 모하메드(Amina J. Mohammed) UN 사무부총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축하 영상을 보내왔다. 피셔 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언급하며 “평화를 위한 도구로써 SDGs를 활용해 인류가 처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부총장은 “본 포럼은 그간의 경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도전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중요한 자리”라며 “평화와 안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청년층의 의미 있는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번 포럼이 인류 공동의 목표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30년까지 앞으로 6년,
SDGs 달성을 위해선

 

행사는 이틀에 걸쳐 총 21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째 날에는 백주년기념관에서 6개 세션이, 둘째 날에는 백주년기념관과 백양누리에서 총 15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첫째 날 행사는 기조연설, 특별 세션, 4개의 주 세션 순으로 진행됐다. 지난 2016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Juan Manuel Santos) 제32대 콜롬비아 대통령, 데니스 프랜시스(Dennis Francis) 제78대 UN 총회 의장, 조 장관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산토스 전 대통령은 “급격한 기후변화, 질병, 전쟁 등 인류에게 위협이 되는 국제적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는 없다”며 “다 같이 힘을 합쳐야만 해결할 수 있으니, 국가와 개인 모두 지혜를 모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 후에는 반 전 사무총장을 좌장으로 ‘세계 평화 구축’에 대해 논하는 특별 세션이 이어졌다. 각국의 전문가들은 정부, 시민사회, 학계 세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의 중요성과 기후변화대응에 대한 지속 투자 및 국제사회 회복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주 세션 ‘SDGs 이행 상황 점검’은 강 전 장관이 좌장을 맡았으며, 말레이시아 썬웨이대 지구보건센터 자밀라 마흐무드(Jemilah Mahmood) 전무 등이 연사로 참석했다. 마흐무드 전무는 지구 위험 한계선 개념을 토대로 “이미 인류는 9개 한계선 중 6개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후 세계은행 김용 제12대 총재와 예일대 의학과 나종호 교수가 ‘한국 사회 청년들의 정신 건강 이슈’를 논했다. 김 전 총재는 “한국의 자살률, 우울증 비율이 매우 높은 데 반해 항우울제 처방률은 낮다”며 “한국사회의 정신건강 문제는 심각한 경제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교수 또한 “사람이 죽어가는데 한국 사회는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재는 “한국은 전 세계가 놀란 눈부신 경제성장을 했듯이 현 상황을 극복하고 도약할 힘이 내재돼 있다”고 독려했다.

이후 김현미 교수(사과대·문인)가 좌장을 맡아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돌봄의 경제학’에 대해 논의했다. 메사추세츠대 경제학과 낸시 폴브레(Nancy Folbre) 교수는 “국내총생산(GDP)만을 경제성장 지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돌봄은 초기에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큰 효용을 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지역과 SDGs’ 세션이 이어졌다. 우리대학교 아프리카연구원장 방연상 교수(신과대·신학)가 좌장을 맡아 발전에서 소외된 국가들을 살피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남아프리카대 풀렝 랭카블라(Puleng LenkaBula) 총장은 “SDGs는 북반구 국가들과 학자들이 주도했다”며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85%를 차지하는데, 이들의 목소리가 SDGs에 충분히 반영됐는지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SDGs 달성을 위한 마중물, GEEF

 

둘째 날에는 1개의 주 세션과 14개의 전문 세션이 진행됐다. 글로벌사회공헌원 부원장 송인한 교수(사과대·사복)를 좌장으로 ‘SDGs 달성을 위한 대학 협력 강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조지아공과대 앤젤 카브레라(Angel Cabrera) 총장은 “한 대학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며 “비슷한 목표의 전 세계 대학, 재단과 연계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어스(EARTH)대 아르트로 콘도(Arturo Condo) 학장 또한 “많은 대학이 기술적·사회적 혁신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전문 세션에서는 ▲우리대학교의 SDGs 달성 정책과 성과 ▲세계은행·EU·여러 시민사회단체의 SDGs 달성 노력 ▲SDGs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나노 및 AI 신기술과 스타트업 등 14개의 주제가 소개됐다.

‘시민사회단체의 SDGs 현지화’ 세션에서는 NGO 단체 임원들이 우리나라 민간단체들의 개발 협력 현지화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현지 주체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SDGs를 위한 AI기술’ 세션에서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권헌영 교수는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과는 달리 AI기술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능력을 가졌다”며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AI기술을 활용하면 우리가 바라는 낙관주의적 디지털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포럼 마지막에는 행사를 주최한 글로벌사회공헌원장 안신기 교수(의과대·내과학/의학교육학)가 주요 세션의 내용을 요약하며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안 교수는 “이번 포럼은 SDGs에 대한 모두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촉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며 “앞으로도 GEEF는 목표 달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또한 “교수들은 대학의 사회공헌과 사회참여가 부차적인 선택 요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이러한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포럼에 방문한 배윤아(UD·23)씨는 “SDGs에 안주하지 말고, 당면한 문제들에 제대로 맞서라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 2일간의 포럼을 마무리하며 참가자들은 SDGs를 향한 의지를 다시금 다졌다.
▶▶ 2일간의 포럼을 마무리하며 참가자들은 SDGs를 향한 의지를 다시금 다졌다.

 

안 교수는 “‘GEEF 2025’에서는 본 포럼에서 언급된 비판적 고찰과 패러다임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SDGs 달성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갖은 전쟁과 분열에 처음 SDGs를 수립할 때 구상한 미래는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세계 각지의 협력을 통해 SDGs가 성공적으로 달성되길 바란다.

 

 

글·사진 박하린 기자
bodo_mincho@yonsei.ac.kr

<사진제공 우리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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