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캠은 개교 전부터 기존 한국 대학과 차별화된 교육과정으로 관심을 모았다.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 RC)라 불리는 전원 기숙생활 △전 과목 영어 강의 △‘홀리스틱 에듀케이션’(아래 HE)이라 불리는 전인교육 실시 △팀 티칭 등 다양하고 새로운 커리큘럼 도입이 중심이다. 우리대학교는 국제캠을 통해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제캠이 개교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러나 수업과목들과 교육과정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학생들의 불만 역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강의 수 및 다양성 부족 △전 과목 영어강의 △HE의 문제점 △글로벌리더십포럼의 문제점 등 불만들이 학생 사이에서 표출되고 있다.

개설되는 과목 수 너무 부족해

먼저 국제캠에 개설되는 강의 수가 신촌캠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연세춘추」에서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국제캠 학생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9.89%에 달하는 학생들이 ‘다양하지 못한 수업 선택의 폭’을 국제캠 환경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국제캠에는 필수교양 중 하나인 ‘자연과 우주’영역이 개설되지 않았다. 졸업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하는 교양과목군조차 열리지 않은 것이다. 공통기초과목인 ‘기독교의 이해’ 영역에서는 ‘기독교와 세계문화’가 열리지 않는다.

수강 학생들 몰리는 필수과목

개설되는 수업의 종류가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수강 정원이 적은 것도 문제다. 특히 ‘리딩 앤 디스커션’(Reading and Discussion, R&D) 수업의 경우 학교 측에서 2학기에 듣도록 학사지도를 했다. 이 때문에 1학기에는 수강 정원에 비해 학생이 적어 강의실이 텅텅 비고, 2학기에는 수강정원에 비해 들으려는 학생이 넘치게 됐다. HE 역시 학생들이 1학기에는 잘 듣지 않다가 2학기에 몰아 들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로 인해 수강정원이 부족하다고 체감한 학생 수가 많았다. 오동하(자유전공·11)씨는 “필수과목인 HE의 전체 수강신청 가능 인원이 캠퍼스 전체 인원에 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국제캠의 모습을 대변한다”며 “이는 국제캠 학생들의 권리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국제캠 교육원 종합행정처 문혜원 주임은 “수강정원은 충분히 열어뒀으나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한 학기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며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강정원을 늘려 추가적으로 학생들을 받아주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국제캠 교육원 부원장 서홍원 교수(문과대·영시)는 “전체 인원이 적다보니 다양한 수업 개설이 어려웠지만 오는 2012년에는 국제캠에서 수강하는 학생들의 인원이 늘어 다양한 수업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드러냈다.

국제캠에서 신촌캠, 그리고 또 다시 …

수강정원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 HE나 R&D과목의 경우 국제캠에만 개설된다. 그 때문에 1학년 때 의무 학점을 다 이수하지 못한 학생은 나중에 다시 국제캠에 와서 수강해야 한다. 신촌캠과 국제캠의 교육과정 연계가 이뤄질 수 없냐는 질문에 문 주임은 “그것은 신촌캠의 소관이기 때문에 국제캠이 원한다고 개설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명인사 섭외하면 높은 점수?

국제캠 수업 및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묻는 설문조사 문항에서 33.6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글로벌리더십포럼’역시 개선돼야 한다. 글로벌리더십포럼 자체에 대해서도 ‘매우 불만족한다’가 41%, ‘불만족한다’가 31%로 72%가 넘는 학생들이 큰 불만을 드러냈다. 이 수업은 외부인사의 강연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외부인사 섭외를 학생들에게 맡기는 교수가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크다. 이아무개(자유전공·11)씨는 “학생들이 강사를 섭외해야 하는 경우 부담도 크고, 인맥이 좋은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며 “유명강사를 섭외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점수를 주는 게 아닌지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수업에 불만을 갖는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 △학생들이 직접 인사를 컨택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학생이 23% △교수의 학생 평가 기준이 애매하다는 학생이 38%의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400명 이상의 학생이 큰 규모의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문 주임은 “오는 2012년부터 학기 별로 인원을 나눠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며, 강의 장소도 규모가 더 작은 과학기술약학관 대강의실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부인사 섭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강의진행 방식은 담당 교수님이 정하기 때문에 강사섭외 역시 어떻게 이뤄지는지 일일이 알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청출어람 국제캠으로 거듭나길

국제캠의 수업 및 커리큘럼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과 눈에 띄는 문제점들이 많았다. 개교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만큼, 제기되는 문제점을 수긍하고 어떻게 개선방안을 마련하느냐가 중요하다. 부원장 서 교수는 “국제캠에 표방했던 목표들 가운데 잘 된 부분도 잘 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신촌캠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부족한 부분들은 신촌캠의 도움을 받으며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쪼록 충분한 고민과 토론을 통해 더 나은 국제캠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본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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