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캠은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 거주하는 레지덴셜 컬리지(Residential College, RC)로 운영된다. 식·주 문제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국제캠이 개교한 지 1년 째, 시행착오를 겪은 뒤 이곳에서는 학생들의 기본적 생활권이 보장되고 있는지 점검해봤다.

학생들에게 부담되는 학생식당 가격

국제캠의 학내 식당은 기숙사에 있는 한 곳이 유일하다. 현재 조식과 석식은 2천500원에, 중식은 낮 2시까지 백반은 4천원, 일품은 4천5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약 450명의 국제캠 학생 중 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식당의 가격에 대해 무려 81.37%의 학생이 비싸다는 의견을 보였다. 가격 뿐 아니라 음식의 질과 서비스 면에서도 각각 47.05%, 39.21%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음식의 질이나 제공받는 서비스에 비해 지불하는 금액이 너무 많다고 느껴진다는 의미다. 신중익(자유전공·11)씨는 “음식은 먹을 만하지만 품질 대비 가격이 비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 푸디스트 문단 점장은 “국제캠 학생식당에서는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어서 음식 수요가 부족하다”며 음식 가격이 비싼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제캠 학생들은 주식을 학생식당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식당 이용가능 시간은 중식과 석식이 각각 2시간 30분과 1시간 30분, 그리고 조식의 경우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짧은 식사시간에 맞춰 식사를 하지 못 하면 교내에서 따로 끼니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신씨는 “수업을 연달아 듣다보면 시간을 못 맞출 수 있는데 식당을 이용할 수 없어 편의점에서 핫도그나 샌드위치를 사먹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설문조사의 응답자 66.66%가 식당운영 시간이 짧다고 답했다.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20.58%에 이르렀다. 결국 국제캠 학생들의 영양적 불균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숙사 프로그램 등 개선돼야 할 점 보여

한편 국제캠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의무적으로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기숙사 내 비품과 편의시설은 학생들의 생활과 직결된다. 현재 기숙사의 TV, 에어컨, 전자레인지, 냉장고와 다리미 등의 공동물품이 비교적 잘 구비돼 있다. 청소도구는 각 층 레지덴셜 어드바이저(Residential Advisor, RA)가 관리하며 필요에 따라 관리대장에 기입하고 이용할 수 있다. 공동 냉장고는 관리자를 두고 있지 않지만 오래 비치된 음식은 유예기간을 두고 처리하고 있다.

현재 국제캠 학생들은 기숙사에 거주하며 기숙형 교육과 RA의 생활관리를 받고 있다. 그러나 강세희(자유전공·11)씨는 “RA 자체는 좋은 제도이나 그 취지와 역할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서도 ‘RA가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 수가 62.73%에 육박했다. 응답자들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RA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 부족’(28.57%) 과 ‘RA가 학생들에게 밀착형 멘토가 돼주지 못 한다’(27.21%) 는 것을 꼽았다.

국제캠 교육원 김도양 학사지도교수(학부대·레지덴셜 헤드)는 “지난 2010년 1학기의 경우 예산배정을 받지 못해 RA와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지 못 했다”며 “이후 플로워미팅이나 문화탐방과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나 RA가 ‘보조’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을 바꾸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RA 주도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설문조사에서 RA 주도 행사에 학생들의 참여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17.68%로 나타났다. 현재 RA로 활동하고 있는 기부근(물리·06)씨는 “공지사항을 전달하려고 모임을 열어도 20명 중 보통 6~10명이 모인다”고 말했다.

한편 마찬가지로 RC제도를 운영하는 원주캠의 경우 한명의 RA 관할 하에 10~12명의 학생들이 한 기숙사 안에서 생활한다. 학생들은 RA와 마스터 교수와의 상담을 통해 학업, 전공탐색, 진로 등의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도움을 받는다. 또한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리더십 특강 △ RC공모전 ‘콜로키아’ 및 ‘리더십 개발 및 실습’과목을 통해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캠의 경우 RA 한 명당 20~30명의 많은 학생이 한 그룹을 이룬다. 또한 1학년 신입생들만 기숙사에 거주하기 때문에 RA가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숙형 교육인 ‘홀리스틱 에듀케이션’과 ‘리딩 앤 디스커션’을 시행하고 있으나 수강정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학년 간 연계성을 위해 이번 학기에 약학대 학생들을 RA로 뽑기는 했으나 전체적인 RC제도가 준비되기 전에 성급하게 시작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나은 레지덴셜 컬리지로 거듭나길

학생들이 국제캠을 1년 뒤에는 떠날 장소로 생각해 정착을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교수는 “국제캠에 단과대 단위로 이전을 해 RC제도를 시행한다면, 흡인력 있는 프로그램과 RA와 학생들 간에 유기적 운영이 가능하겠지만 현 상황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학과 이전문제는 예민한 문제인 만큼 국제캠 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대표자치단을 구성해 RC제도 전반에 관해 의견을 수렴하고 건의사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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