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평의회 주관 중간평가서 부진 면치 못해... 낮은 점수 주요 원인은 소통 부족

▶▶ 우리신문사는 교수평의회가 실시한 김용학 총장 중간평가 문건을 입수했다.

19대 교수평의회(아래 교수평의회)가 진행한 총장 중간평가 결과, 김용학 총장은 5점 만점 기준 ▲공약 실천도 평가 2.84점 ▲업무 성취도 평가 2.58점 ▲현 총장에 대한 재신임 의향 2.48점을 받았다. 교수평의회는 지난 7월 5일 총회를 열어 해당 중간평가 결과를 외부로 공개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우리신문사는 해당 문건을 입수했다.

 

지난 2년, 김용학 총장을 돌아보다

 

김용학 총장 중간평가(아래 중간평가)는 지난 5월 28일~6월 4일 진행됐다. 중간평가는 크게 ▲공약 실천도 평가 ▲업무 성취도 평가 ▲현 총장에 대한 재신임 의향을 묻는 문항으로 이뤄졌다. 1천949명의 참여 대상 교수 중 816명(41.9%)이 설문에 참여했다. 소속 캠퍼스 별 참여자는 신촌캠의 비율이 504명(61.8%)으로 가장 높았다. 직급별로는 정교수(565명, 69.2%)가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이번 중간평가에 실린 통계에서 눈에 띄는 점은, 175명의 교수가 모든 문항에 1점을 줬다는 사실이다. 모든 문항에 5점을 준 교수는 51명이었다. 설문대상자 과반이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점도 유의할 만하다.   

공약 실천도 평가와 업무 성취도 평가를 합한 44개 세부항목 중 중간 값인 3점을 넘은 항목은 단 두 개뿐이었다. 교수평의회는 ‘중간평가의 전반적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우려한다’면서도 ‘중간평가는 현 총장과 집행부에 대한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우리신문사는 중간평가 결과를 통해 김 총장의 지난 2년을 돌아봤다. 특히 업무 성취도 평가에 집중했다.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공약 실천도 평가는 배제했다. ‘업무 성취도’ 관련 9개의 주제 중 세부문항의 추상성이 짙은 영역*은 제외했다. 

 

<연구> 2.62점  

 

김 총장은 연구 관련 업무 수행 부문에서 2.62점을 받았다. ‘지난 2년간 총장은 연구 결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보상하는 정책을 수행했다’는 문항에 대해 21.3%의 응답자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총장이 전문적·자율적 연구기반을 조성했다고 답한 교수는 21.4%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학내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연구력 지표 하락 문제와 일맥상통한다. ▲연구비 지원 부족 ▲교원 임금 동결 등의 상황과도 관련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관련기사 1815호 1면 ‘연구력 답보, 고전하는 연세’> 이인석 교수(생명대·네트워크생명공학)는 지난 8월, ‘2018-2를 여는 연세한마당’에서 “현재 우리대학교 연구 환경은 타 대학에 비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도사업 및 재정운영> 2.47점

 

송도사업 관련 업무 수행 평가에서 김 총장은 2.47점을 받았다. 해당 분야는 국제캠 2차 협약 관련 문항이 주를 이뤘다. ‘송도 국제캠퍼스 2차 협약에 대하여 알고 있다’에 대해 응답자 중 57.1%가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또한 국제캠 2차 협약에 대해 교수들의 여론 수렴이 충분했다는 취지의 문항은 1.94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송도사업과 관련한 소통 문제는 국제캠 2차 협약 이후 꾸준히 제기돼왔다. <관련기사 1809호 1면 ‘국제캠 사업, 드디어 다시 시작’> 국제캠 종합행정센터에 따르면, 이경태 국제캠부총장은 국제캠 2차 협약내용을 교수들과 공유했다. 그러나 협약 체결 이후에 결과를 공유하는 것은 유의미한 소통으로 보기 어렵다. 의과대  A교수는 “2차 협약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졸속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의료원> 1.97점

 

의료원 사업 관련 업무 수행에 대한 평가는 1.97점을 기록했다. 이는 업무 성취도 평가의 9개 영역 중 가장 낮은 점수다. 특히 ‘용인동백세브란스와 같은 대규모 사업에 대한 구성원들의 상호 의견 교환과 논의가 이뤄졌다’는 문항에 대해 참여자의 83.2%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관련기사 1815호 5면 ‘세브란스 ‘몸집 불리기’에 커지는 우려’> 또한, ‘총장이 의료원 보직자들을 임명하는 데 있어 의료원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문항에서도 참여자의 17.9%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는 최근 윤도흠 의료원장 연임이 ‘의료원장 최종 후보자 결정 인터넷·모바일 여론조사’ 결과와 부합하지 않은 사실과 연결해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의료원 내부에서는 자율성 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관련기사 1815호 4면 ‘‘여론조사 뒤집었다’ 윤도흠 의료원장 연임 논란’> 의료원 B교수는 “총장은 의과대 교수들 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라며 “연희-세브란스의 통합정신의 핵심인 자율성이 훼손됐다”고 전했다. 

 

<원주캠> 2.92점

 

원주캠 관련 업무 수행에 대한 평가는 2.92점으로 9개 영역 업무 수행 평가 가운데 가장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중간 값인 3점을 넘지는 못했다. ‘지난 2년간 총장은 원주캠퍼스의 발전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했다’는 문항에는 16.2%의 응답자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또한 총장이 지명한 원주부총장과 행정본부의 정책 수렴 및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0.7%에 그쳤다. 원주캠은 지난 2017년 ACE+, LINC+ 등의 대형 국책 사업을 연달아 수주해오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일,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최종 선정됐다. 그 과정에서 원주캠 주요 보직자가 일괄 사퇴하기도 했다.

 

업무성취도 평가 9개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된 문제는 소통 부족이었다. 주관식 답변에서도 ‘소통’에 대한 지적이 다수 나왔다. 교수평의회는 ‘현재 연세대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돼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총장을 비롯한 이사회와 대학 본부는 이번 중간평가에서 나타난 교수들의 의견에 겸허하게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괄적 평가, 리더쉽, 학사행정, 교육, 송도국제캠퍼스

 

글 서혜림 기자
rushncash@yonsei.ac.kr
노지운 기자 
bodo_erase@yonsei.ac.kr

사진 박건 기자
petit_gunn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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