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캠 2단계 캠퍼스 사업 위한 협력
발표 놓고 우려 및 문제제기 잇따라

▶▶ 국제캠 언더우드기념도서관 주변 공터의 모습이다.

지난 3월 29일, 국제캠 언더우드기념도서관에서 우리대학교와 인천광역시가 송도 세브란스 국제병원(가제)(아래 송도 세브란스) 건립 및 사이언스파크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협약 내용은 앞으로의 국제캠 발전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반대로 우려와 의문을 낳기도 했다. 

 

2단계 캠퍼스 사업, 달라진 미래는?

 

이날 협약식에는 김용학 총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을 비롯해 윤도흠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경태 국제캠부총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대학교와 인천광역시는 1단계 캠퍼스 사업인 국제캠 건립에 이어 2단계 캠퍼스 사업 진행을 위해 상호 협력할 것을 협의했다. 2단계 캠퍼스 사업은 ▲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심역할을 수행할 송도 세브란스 건립 ▲연구를 진행할 사이언스파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대학교와 인천광역시의 상호협력은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인천광역시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할 대학을 물색하던 중 우리대학교가 이에 응해 2010년 국제캠이 개교했다. 김 총장은 축사에서 “1단계 협약을 맺을 때 엄청난 반대 의견이 있었다”며 “하지만 송도를 찾았을 때 우리대학교의 미래를 봤다”고 회고했다. 

2단계 캠퍼스 사업의 주된 내용인 송도 세브란스는 지난 2010년 협약을 통해 2015년 개원 예정이었으나, 재정 문제로 늦춰져 이번 계획에 다시 포함됐다. 건립될 송도 세브란스는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연구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윤 의료원장은 “500병상으로 시작해서 800 또는 1천 병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지상 13층, 지하 2층의 3만 7천 평 병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대학교는 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될 첨단 융합분야 연구를 통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도 만들 계획이다. 유 시장은 “인천의 위상과 연세대의 희망이 잘 어우러진 협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며 “송도 국제도시에 산학연이 어우러진 첨단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학교본부, “기우일 뿐”

 

그러나 협약식에서 제시된 장밋빛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피할 수 없었다. ▲송도 세브란스의 규모 축소 ▲신촌캠 융합사이언스파크 계획 중단 ▲우리대학교 재정 부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먼저, 송도 세브란스의 규모에 관심이 모였다. 그간 다수의 언론을 비롯한 시민단체에서는 기존 협약 내용이었던 종합병원 대신 연구중심병원으로 계획이 개편되면서 송도 세브란스가 애초의 규모보다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해왔다. 이에 윤 의료원장은 “항간에 연구중심병원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하지만 최고수준의 연구중심병원은 환자를 위한 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을 기반으로 한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국제캠 사이언스파크 조성 계획이 세워짐에 따라 신촌캠 융합사이언스파크 계획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우리대학교는 신촌캠에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융합사이언스파크(가칭)를 조성해 생명대의 공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1799호 3면 ‘부족한 연구공간, 해결책은 없나’> 이에 미래전략실 미래전략팀 관계자는 “신촌캠의 융합사이언스파크는 국제캠과는 별개이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에 대한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10년 9월 협약을 통해 2014년까지 송도 세브란스를 건립하겠다고 밝혔으나 연세의료원은 재정난을 이유로 이를 미뤄왔다. 또한 우리대학교는 ▲등록금 동결 ▲인건비 및 학교 운영비의 증가로 인해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혀왔다. 이 부총장은 “이번 계획은 학교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시 터져 나온 문제들

 

협약식 이후 ▲부지공급 특혜 ▲사업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 부족도 문제로 제기됐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06년 1차 부지공급 당시 송도 5·7공구 약 28만 평을 평당 조성원가인 158만 원보다 훨씬 적은 금액인 50만 원에 공급받아 특혜 의혹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시민단체 ‘인천연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연세대의 경우 28만 평 중 수익사업부지가 8만 평으로 전체 면적 중 부동산개발 부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8.5%’라며 ‘연세대는 같은 지역의 다른 대학이 평당 158만 2천 원에 토지를 공급받은 것과 다르게 토지조성원가에도 못 미치는 50만 원에 부지를 공급받았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이 부총장은 “당시 부지를 50만 원에 공급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는 인천광역시의 입주 요청을 거절한 타 대학과 달리 우리대학교가 송도에 입주하는 위험부담을 감수한 선택의 결과일 뿐 특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시간이 지나며 논란이 수그러드는 듯 했으나, 지난 3월 27일 2차 부지공급을 위한 투자유치기획위원회가 열리면서 특혜 의혹은 재점화됐다. 인천경제청 자료에 따르면 2차 부지공급은 ▲수익용부지*의 경우 조성원가인 평당 389만 원 ▲교육연구부지**의 경우 평당 조성원가의 약 32%인 123만 원에 공급됐다. 이 부총장은 “2차 부지공급가에 대한 일부 계약에 비밀 유지 조항이 있어 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줄였다. 

이번 2단계 캠퍼스 사업계획과 관련해 학내 구성원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교수평의회 의장 신동천 교수(의과대·예방의학)는 “지난 2월 있었던 교수수양회에서 사이언스파크에 대한 계획은 공유가 됐지만 송도 세브란스와 관련한 내용은 의과대 교수 전체가 협약 체결 전까지 알지 못했다”며 “협약에는 계획을 지키지 않을 시 손해금을 변상하는 페널티 조항까지 포함돼 있어 많은 교수들이 당황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 교수는 “곧 교수평의회를 열어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료원과 학교본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대학교와 인천광역시의 협약으로 국제캠이 지어진 지 8년이 흘렀다. 이 부총장은 “현재 송도에서는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의 5%를 생산하고 있다”며 “송도 세브란스와 사이언스파크는 세계적인 바이오의료산업단지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우리대학교와 인천광역시가 그리는 밝은 미래, 그 이면에는 여전히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이번 협약의 세부내용에 대한 기자간담회는 오는 5월 중 진행될 예정이다.

 

*수익용부지: 상업시설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부지
**교육연구부지: 교육 및 연구시설 건립을 위해 대학이 직접 가져가는 부지


글 안효근 기자
bodofessor@yonsei.ac.kr
문영훈 기자
bodo_ong@yonsei.ac.kr
사진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박건 기자
petit_gunn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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