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학평가에서 성적 저조… 근본적 해결책 필요해

최근 몇 년간 우리대학교는 QS, NTU와 같은 대학평가의 연구력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27일 백주념기념관에서 진행된 ‘2018-2학기를 여는 연세 한마당’(아래 연세한마당)에서 역시 ‘연구력’이라는 키워드는 빠지지 않았다. 

▶▶ 지난 8월 27일, 연세 한마당에서 김용학 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상과제는 ‘연구력 증진’
BK21 사업단 선정이 핵심

 

우리대학교는 현재 연구력 저하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2019년 QS 대학평가순위에서 우리대학교는 국내 6위, 전체 107위로 지난해 대비 1단계씩 하락했다. 특히 평가 세부항목인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수’에서 100점 만점 중 33.4점을 받았다. 이는 경쟁대학인 서울대의 66.5점, 성균관대의 43.5점과 대비된다. 이어 8월 발표된 2018년 NTU 랭킹에서는 우리대학교의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으나, 평균 피인용 논문 순위, 피인용 상위 1% 논문순위 모두 하락했다. 미래전략실장 김동노 교수(사과대·역사사회학)는 “2017년 기준 우리대학교 전체 논문의 1.4%만이 피인용 상위 1% 논문에 해당한다”며 “27.4%는 아예 인용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연구력 저하 우려에 학교본부는 연구력 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지난 6월, 김용학 총장은 전 교수진에게 ▲연구특별기금 제공 ▲4단계 BK21 사업 특별 지원 ▲융합과학기술원 설립 ▲국제공동연구 지원 ▲교수 인센티브 제도 개선 등을 약속하는 서신을 보내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김 교수 또한 연세한마당에서 ▲신임교수 충원 및 지원 ▲최상위 논문 게재 지원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학교본부는 오는 2020년으로 예상되는 4단계 BK21 사업에 다수의 팀이 선정되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BK21 사업은 우수 연구 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부의 지원사업이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16년 총 27개 팀이 선정돼 약 243억 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대학원장 박승한 교수(이과대·광학)는 사업단 선정 요건으로 ▲사업단별 연구력 증진 계획 수립 및 추진 ▲국·내외 우수업적 교수 및 대학원생 유치 ▲대학 중·장기 연구 발전 계획 수립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사업단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연구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며 “참여 교수의 연구 실적이 평가에 크게 반영되는 만큼, 교수들이 내년 2월까지 더 많은 논문을 투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작정 하면 된다?
“마른 수건에서 물 안 나와”

 

그러나 연구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명대 부학장 이인석 교수(생명대·네트워크생명공학)는 행사 질의응답에서 “현재 우리대학교 연구 환경은 타대학에 비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우수한 논문을 작성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수의 교수들은 우리대학교의 연구 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연구비 지원금 부족 ▲8년째 지속되는 교원 임금 동결 ▲불리한 대학원 입시제도 등을 꼽았다. 이상조 교수(공과대·생산공학)는 “박 교수가 연세한마당에서 비교대상으로 제시한 카이스트의 연구 실적 배경에는 막대한 국가지원이 뒷받침돼있다”며 “우리대학교같은 사립대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이스트는 지난 2017년 정부로부터 전임교수 1인당 평균 약 4억 4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1인당 평균 약 1억 원을 지원받은 우리대학교 교수의 4배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른 사립대와 달리 우리대학교를 적극 지원하는 유수 기업도 없다. 최근 연구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성균관대의 경우 삼성그룹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 이상조 교수는 “많은 지원금을 받는 대학들은 우리대학교와 시작점부터가 다르다”며 “이런 차이를 외면한 채 우리대학교 교수들에게 단기간에 논문을 작성해내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대학원생 A씨는 “재정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외부 과제로 자금을 수주해야 한다”며 “연구보다 과제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자조했다.

연구력 증진을 저해하는 또 다른 요소는 8년째 지속되는 교원 임금 동결이다. 우리대학교 연구력 강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때마다 교원 임금 문제도 함께 불거져왔다. <관련기사 1785호 ‘김용학 총장, 교수 및 교직원에게 새로운 정책 담은 서신 보내’>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교원 임금 인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B교수는 “학교본부는 교수에게 더 많은 연구를 해달라고 요구하기만 할 뿐 임금의 변화가 없어 사기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 대학원의 현 입시 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 우리대학교로 이직한 김수민 교수(공과대·건축환경재료)는 “우리대학교는 대학원생 편입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기존에 같이 연구하던 우수한 학생들과 함께 오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김재희 교수(공과대·컴퓨터비전) 역시 “현재로서는 타대학 대학원생이 우리대학교로 편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서는 대학원생 입시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 이승정 기자
bodo_gongju@yonsei.ac.kr

사진 정구윤 기자
guyoon1214@yonsei.ac.kr

*바로잡습니다. 기사 본문 대학원 편입제도에 관한 내용 중 '최근 우리대학교로 이직한 김지현 교수(생명대·시스템미생물학)'를 '최근 우리대학교로 이직한 김수민 교수(공과대·건축환경재료)'로 바로잡습니다. 사실 관계에 혼선을 드려 죄송합니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