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알람소리를 들으며 김아무개(철학/응통·06)씨는 힘겹게 눈을 뜬다. 여름방학이 시작됐지만 김씨는 학기 중보다 더 이른 시각에 하루를 시작한다. 생활 스터디*를 하는 김씨는 스터디팀에서 정해 놓은 시간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급히 나갈 채비를 한다. 할 수 없이 아침밥도 먹지 못한 채 공부할거리를 가득 담고 현관을 나선다. 현관을 나서는 그의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그는 언론 취업을 꿈꾸는 일명 ‘취준생’, 취업준비생이다. 

아침 9시. 김씨는 학교에 도착한다. 급하게 베이글을 한 입 베어 먹고 잠을 깨기 위해서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신다. 학술정보관에는 김씨를 비롯해 각자의 꿈을 위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던 김씨는 “먹고 살기 정말 힘든 것 같아요”라며 열람실로 들어선다. 낮 1시까지는 토익공부를 한다. 그런데 오늘따라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 김씨는 “점수를 더 높여야 하는데 시험이 코앞이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라며 속삭인다. 책을 덮고 잠깐 산책이라도 하고 싶지만 꾹 참고 하던 공부를 계속한다.
낮 1시. 김씨는 생활 스터디원들과 밥을 먹기 위해 학술정보관을 나선다. 김씨 일행은 교내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다. 30분만에 점심을 먹고 잠시 쉬며 스터디원들과 신세한탄을 한다. 신세한탄도 잠시. 다시 열람실로 복귀한다.

낮 2시. 김씨는 논술 기출자료를 꺼낸다. “대부분의 언론사에서는 글쓰기 실력을 봐요. 그 사람의 논리력을 보는 거죠.” 김씨의 생활 스터디원들은 매일 하나의 주제를 정해 각자 글을 쓴다. 그리고 정확히 두 시간 후 서로의 글을 첨삭해준다. “글이 전부 다 엉망이라고, 완전히 고쳐야 될 것 같다는 평을 들을 때 가장 속상해요.” 김씨는 시간을 확인해 가며 논술을 시작한다.

저녁 7시. 김씨는 또 다른 공부거리를 꺼낸다. 이번엔 작문이다. 많은 언론사가 입사시험에서 논술뿐만 아니라 자유 작문도 평가 항목으로 택하고 있다. 지원자들의 창의력과 참신함을 평가하는 것이다. 김씨는 한 시간 동안 자유로이 글을 쓴 후 스스로 첨삭을 해본다. 작문 공부를 다 끝낸 김씨는 다음으로 방송학개론과 시사상식 책을 편다. 언론사의 필기시험에 나올 법한 문제들을 꼼꼼히 살펴본다.

밤 10시. 모든 공부가 끝나고 김씨는 귀가를 준비한다.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만 한 김씨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하다. 김씨는 정문을 나서며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지난 7월을 떠올린다. “하루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배까지 옷이 다 젖었어요. 정문까지 왔는데 학술정보관까지 도저히 못 걸어가겠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아, 빨리 취직해서 돈을 벌어야겠다. 차를 사야겠다’라고요.” 김씨는 또 한숨을 쉬며 정문을 빠져 나간다. 이렇게 취준생의 하루가 저문다. 

*생활 스터디 : 미리 짠 시간표에 따라 정확히 생활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한 모임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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