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취업이 피부로 와 닿는다면 당신은 이제 완전한 고학번이다. 그들은 고민한다. ‘졸업하면 뭐 하고 먹고 살지?’, ‘무작정 대기업에 지원서 넣기만 하면 되는 걸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뭘까?’

남들이 다 하는 스펙을 좇다가 정작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사회로 나가는 졸업생들이 부지기수다. 그들은 백수 혹은 백조로 남을 수 없어 이름 들어본 기업들에 지원서를 돌리기 시작한다.

청년들의 암담한 현실에서 ‘창업’이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다. 창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대학 역시 창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대학교는 지난 2000년부터 ‘창업센터’로 존재했던 학내 기관의 이름을 ‘창업지원단’(아래 지원단)으로 바꾸고,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더 강화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대학교는 중소기업청에서 지정하는 전국 창업선도대학 가운데동국대와 함께 최고 등급인 ‘탁월’등급을 받았다. 현재 지원단은 공학원 2층에 위치해 있다.

지원단에서는 이번 해부터 ‘연세대학교 창업지원단 창업마일리지제’(아래 마일리지제)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마일리지제에 포함된 프로그램은 △창업강좌 △창업동아리 △창업경진대회 △창업체험 △국제교류 등이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마일리지 점수가 부여되며, 일정 점수를 넘긴 학생은 총장 명의 인증서를 받는다. 창업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은 해외 연수의 기회도 잡게 된다. 공식적 프로그램 외에도 창업에 관심이 있는 연세인들은 언제든지 지원단을 찾아가 궁금한 점들을 문의할 수 있다.

지원단에서는 올해 신설된 ‘스타트업 연세’라는 창업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다. 이 동아리는 개인 포털사이트 ‘위자드닷컴’을 창업한  표철민(신방·04)씨의 주도로 구성됐다. 스타트업 연세는 지난 8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5월 31일 선발했던 1기 모집에서는 10명이 지원한 반면 이번 달 6일 표 씨의 강연회 이후 이뤄진 2기 모집에서는 40명이 지원해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동아리의 부회장 하규태(컴퓨터과학·10)씨는 “표철민 회장은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대학시절 창업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쌓고 난 뒤 시행착오 없이 창업하기를 바란다”며 “배움의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스타트업 연세는 △벤처 기업가들의 세미나 △창업에 대한 실무적 내용을 가르치는 ‘창업 스쿨’ △젊은 기업가들과 동아리 학생들의 실질적 교류 확대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원주캠 학생들 사이에서도 창업동아리 활동이 활발해지고 창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열린 제12회 강원도 대학생 창업경진대회에서 원주캠 창업동아리 'EMOTE'가 ‘모션캡쳐 기반 적외선 홈네트워킹 시스템’으로 최우수상을, 'INVENT2.0_1'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판기’로 우수상을 차지했다.

원주캠 청연학사 아래에 위치한 창업보육센터는 창업동아리 활성화를 위해 활동자금을 지원한다.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특허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창업보육센터 배병윤 실장은 “취업을 하면 자신이 일하는 부분에만 집중을 하게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창업은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창업을 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학생도 있다. 최귀종(패키징·03)씨는 다른 기업을 대신 홍보해 주는 ‘마케팅 대행업’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해 월 매출 500만원의 성과를 내고 있다. 그를 만나 대학생 창업에 대해 몇 가지 인터뷰를 진행해봤다.

Q. 창업에 필요한 조건은?
A. 창업을 할 때 무엇보다 요구되는 점은 리더십과 자신감이다. 창업한 아이템과 관련된 일에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Q. 창업을 준비하면서 힘들었을 때는?
A. 창업을 준비할 때 생각했던 일들과 실제로 창업을 한 후 직면하게 된 일들이 너무 달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끝없는 영업과 밤샘작업,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해야 하는 빠른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들에 책임을 지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창업한지 2개월 정도밖에 안 됐지만 언론사 등과 제휴를 맺으며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힘들지만 뿌듯함을 느낀다.

Q. 취업보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 줄 조언은?
A. ‘그냥 해볼까?’ 하는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창업하지 말았으면 한다. ‘5분만 더 자자’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도 역시 창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일단 창업을 하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회사 전체가 움직인다. 항상 신중하고 정확한 판단을 해 원하는 결과를 얻길 바란다.


연세춘추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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