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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기획1] 숨막히는 강의실, 이렇게 잠들 수 없다우리대학교 실내공기의 실태를 점검한다
  • 권영 기자
  • 승인 2007.06.04 00:00
  • 호수 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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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이 안 되니까 공부할 때 집중하기도 힘들고 잠도 더 와요”라는 신혜미(영문·06)씨의 말처럼 학생들은 탁한 강의실 공기에 불편을 느낀다. 날씨는 서서히 더워지는데 오늘도 강의실의 작은 창문은 야속하기만 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실내공기 성분 중 유해한 물질을 규정하고 인체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범위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때문에 학교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석면 등 12개 항목을 측정해 실내공기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모이면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학교 등 공공시설의 실내공기 규정은 일반적인 규정과 차이가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도서관을 포함한 강의실 실내공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기준치는 1천ppm*이다.

▲ /사진 윤영필 기자

강의실을 맴도는 이산화탄소

지난 5월 31일, 「연세춘추」는 우리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와 공동으로 학내 주요 건물의 실내 공기 오염도를 조사했다. 강의실의 내부 공기 측정은 창문을 닫아놓은 상태로, 모든 학생들이 강의실을 나간 뒤 실시했다. 측정치는 강의실의 크기나 위치는 물론 직전 강의를 들었던 학생 수에 따라 실제 값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날 실외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30ppm였는데 제1공학관과 광복관, 중앙도서관(아래 중도) 24시 열람실 등은 기준치인 1천ppm을 넘어선 수치를 기록했다(표 참조).

지하 강의실이나 중도 등 창문이 없어 자연적인 환기가 어려운 공간은 별도의 환기설비*가 필수적인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환기설비는 환기팬과 공기조화기*다. 강의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환기팬은 모터로 날개를 회전시켜 공기를 순환시킨다. 주로 건물의 공조실에 설치되는 공기조화기는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의 온도나 습도를 냉난방이나 환기를 통해 조절하는 설비다. 쾌적한 실내공기를 위해서는 이 같은 중앙 공기조화기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학내 건물에는 실내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환기팬만 설치돼 있다.

사실 올해로 준공 52년을 맞은 연희관의 환기설비는 반지하층의 배기관과 창문뿐이다. 지난 1972년 이래 강의실로 사용한 종합관의 환기설비도 환기팬 뿐이며 1980년 증축을 완공한 제1공학관 역시 지하 일부에 배기시설이 있을 뿐 공기조화기는 없다. 다만 옥상 공간을 활용할 수 있던 백양관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배기시설의 설치가 가능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1996년 지어진 대우관의 환기설비는 준공 당시 환기 기능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를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뒤이어 2002년 준공된 광복관에는 유입된 외부공기의 살균까지 가능한 고급필터를 갖춘 환기설비가 설치돼있다. 하지만 이 두 건물과 다른 건물의 오염 물질 측정치를 비교했을 때 확연하게 드러나는 차이는 없었다.

설비안전부 김형섭 주임은 “공기조화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건물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내 건물 대부분의 내부 골조가 노후하고, 환기설비를 추가하면 천장이 낮아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설치는 무리라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낙후된 환기설비의 개량조차 불투명한 현실은 캠퍼스 실내공기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도록

그렇다면 건물 내부공기의 환기는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이뤄져야 할까. 필요환기량*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실내 구성원의 수에 따라 다르지만 환기 횟수는 일반적으로 시간 당 0.5회에서 0.7회 정도가 적절하다. 학교 측은 필요환기량을 기준으로 환기설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 실내 공기의 질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열악한 현재의 환기설비를 개량할 시점조차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학내 구성원들은 탁한 실내공기에 지쳐있다. 중앙 공기조화기 설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환기가 쉽도록 강의실 창문이라도 바꿔야 할 것이다. 물론 강의실을 사용하는 학생 수가 환기설비의 용량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닌가도 살펴야 할 것이다.

물론 공기의 일부 요소만 대상으로 한 이번 측정을 통해 다른 오염물질의 여부까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일상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조차 환기되지 않는 시설은 학내 구성원의 건강을 보장할 수 없다. 무엇보다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학습 환경부터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기사가 쉽게 읽히는 용어정리

*ppm
화학의 농도를 재는 단위.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측정하는데도 사용됨.

*환기설비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내보내고 신선한 바깥공기를 실내로 끌여들여 실내공기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설비.

*공기조화기
실내로 공급되는 공기의 온습도 및 청정도를 실내조건에 만족하도록 처리하는 기계. 냉난방과 공기청정, 환기 등의 기능을 함.

*필요환기량
오염공기를 정화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환기량

권영 기자  youngpi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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