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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기획3] 세균, 캠퍼스도 안전지대일 수 없다우리대학교 세균 오염 실태를 점검한다
  • 김문현 기자
  • 승인 2008.05.03 19:15
  • 호수 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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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에어컨, 자판기, 심지어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서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세균이 검출되고 있다. 학교는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는 공간인데다가 각종 시설물이 존재하는 만큼 오염원과 오염물질 역시 다양해 실내 세균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학생들의 건강에 유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6일, 「연세춘추」는 우리대학교 원주환경친화기술센터와 공동으로 학내 주요 건물과 비품의 세균 오염도를 조사했다.

실내공기 속에서 건강 위협하는 부유세균

학생들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강의실 및 도서관과 같은 실내에서 생활한다. 그런데 실내공기의 질은 실외와는 달리 한번 오염될 경우 쉽게 정화되지 않아 학습의 저해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실내공기 성분 중 유해한 물질을 규정하고 인체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범위를 명시한 ‘학교환경위생 및 식품위생 점검기준’을 마련해 학교 측에 12개 항목의 실내공기질 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대학교 역시 「고등교육법」 제2조에 명시된 적용대상이기 때문에 실내공기의 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중 실내 환경의 청결상태와 가장 밀접한 ‘총 부유세균’은 공기의 생물학적 오염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공기에 떠다니는 부유세균은 습하거나 환기가 잘 안될 때 증식하며 전염성 질환과 알레르기성 질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이 점검 기준에 따르면 도서관을 포함한 강의실 실내공기의 부유세균 권고치는 800CFU/㎥다.

부유세균은 신촌캠퍼스(아래 신촌캠) 중앙도서관(아래 중도)과 신촌·원주 두 캠퍼스의 대형강의실에서 측정했다. 측정은 해당시설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에서 실시해야 하지만 측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수업이 끝난 낮 5시부터 저녁 7시 사이에 이뤄졌다. 부유세균은 대상 공간 안에 사람이 많을 때 측정치가 좀 더 높아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평상시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로 나타날 수 있다. 측정 결과 강의실 중 원주캠퍼스(아래 원주캠) 청송관 103호가 572CFU/㎥로 부유세균의 양이 가장 많았고, 신촌캠의 종합관 101호가 440CFU/㎥, 위당관 B09호가 300CFU/㎥로 그 뒤를 이었다.

강의실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중도 로비의 부유세균은 측정 항목 중 가장 높은 수치인 694CFU/㎥로 나타났다. 권고치인 800CFU/㎥는 넘지 않았으나 694CFU/㎥ 역시 출근시간대 지하철 객실 내의 부유세균이 보통 232CFU/㎥인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대만, 싱가포르 등의 권고치인 500CFU/㎥에는 훨씬 초과하는 수치다.

▲ 강의실에서 부유세균을 측정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euphoria@

커피 자판기에서 일반세균 다량 검출 돼

강의실 실내공기의 부유세균 외에도 신촌캠의 상경대, 연희관, 제1공학관, 원주캠의 종합관, 창조관, 청송관 커피 자판기(아래 자판기)를 조사한 결과 종이컵이 나오는 음료통로의 입구 부분에서 상당량의 일반세균이 검출됐다. 비교적 적은 수치인 580CFU/100㎠가 나온 제1공학관 자판기에 비해 다른 건물 자판기의 일반세균 수치는 최대 159배까지 높았다. 특히 상록샘 자판기는 7만1천CFU/100㎠, 창조관 자판기는 9만2천CFU/100㎠의 일반세균이 검출됐다. 이 수치는 지하철 손잡이에서 검출된 일반세균수 860CFU/100㎠의 73배, 107배에 달한다.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음료가 나오는 통로에서 다량의 일반세균이 검출됐다면, 학생들이 직접 마시는 음료에도 전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청결 유지가 요구된다.

신촌캠의 자판기는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에서 총괄 관리한다. 그러나 자판기 청소 등의 위생 업무는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어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학기에 자판기 아르바이트를 했던 성기웅(행정·04)씨는 “매일 자판기 청소를 하는 것이 의무긴 하지만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건물 별 자판기의 측정치가 서로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를 뒷받침 해준다. 원주캠의 자판기는 학교 행정기관인 학생복지처에서 담당하고 있으나 학외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측정 결과에 대해 원주캠 학생복지처 장영현 과장은 “위생관리 역시 위탁업체에 믿고 맡긴 것인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즉시 시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강의실 책상과 에어컨은 깨끗

“강의실 책상이나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는 걸 본 적이 없다”는 이유진(의류환경·07)씨의 말처럼 강의실의 책상이나 에어컨 및 환풍시설의 청결상태를 우려하는 학생들이 많다.

신촌캠의 백양관과 위당관, 종합관, 그리고 원주캠의 종합관, 창조관, 청송관 책상 표면의 일반세균 및 대장균을 측정한 결과 신촌캠 종합관 책상에서 160CFU/100㎠의 소량의 일반세균이 측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강의실에서 세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2001년부터 실시한 ‘교육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연차적으로 노후화된 시설을 교체해 세균에 의한 오염도가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다. 신촌캠 관재부 윤왕호 차장은 “학생들이 학교 시설을 잘 사용해준 덕분”이라며 “이에 머무르지 않고 책상 청소 등의 시설 관리에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에어컨 및 환풍시설 역시 신촌캠 종합관 에어컨에서 나온 일반세균 220CFU/100㎠ 외엔 일반세균과 대장균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에어컨 및 환풍시설에 대한 분석결과에 대해 설비안전부 김형섭 주임은 “대형강의실에는 공기조화기를 설치해 환기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세균이 머무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며 “종합관의 경우엔 건물이 노후해 공기조화기를 설치할 수 없어 강의실 입구를 열어놓는 등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지만 결코 안심하긴 이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균 오염에 대한 규제가 외국에 비해 상당히 느슨한 편인데다 시설의 종류에 따라 환경부, 보건복지가족부, 국토해양부, 교육과학기술부 등으로 관리부처가 분산돼 있고 근거법령도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 측이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원주환경친화기술센터 이치훈 연구원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서 세균 오염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인체가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세균 오염의 위험성에 대해 시사했다. 앞으로도 학생들의 건강과 쾌적한 학습 환경을 위해 학교 측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문현 기자  peterpa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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