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스 가치듣는 성윤☆씨! 나! 당신과 사귀고 싶어!’

Re: 이바★ 걔도 잘생겼더라 ㅋㅋ귀여워~^^*


우리대학교 과학관 여자화장실에 있던 낙서입니다. 이 낙서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귀엽다, 솔직하다, 재밌다, 그 남자가 부럽다, 쟤가 연대생이냐, 연세대 이름에 먹칠한다...’ 제가 예상할 수 있는 반응은 이 정도입니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낙서에 관한 기억은 유쾌하지 않습니다. 교과서 표지에 덧칠하다 혼났던 기억, 미술시간 쓰다 남은 스프레이로 담벼락에 칠하던 기억(그러다 결국 누군가에게 들켜 도망간다), 책상에 끄적끄적거리다 딴짓한다고 혼났던 기억들...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이 경험을 살려 ‘낙서’에 대해 취재해보았습니다. 기자들에게 취재는 ‘불편’했습니다. 낙서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시피하고 디카로 화장실에 있는 낙서를 찍을 때는 변태로 오인받지 않기 위해 화장실이 빌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래피티 예술가, NINBOLT와의 만남 전에는 ‘그래피티, 그 하찮은 게 무슨 예술이냐’는 누군가의 반응을 먼저 접했습니다.

 

취재한 기자 못지않게 독자들도 불편하리라 생각합니다. 남녀화장실에 써있는 각종 적나라한 낙서들을 그대로 담았으니 은밀한 공간에서만 보았던 흔적들을 이젠 환한 모니터로 접하게 됩니다. ‘재밌다’는 반응도 있겠지만 ‘저런 걸 왜 연두에서 다루냐’는 반응도 많을 것입니다.

 

어떤 반응이든, 모두 좋습니다. 기사에 있는 낙서를 본 독자여러분이 리플로 그 낙서를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낙서는 쓰는 사람의 내면이 반영돼있다고 하는데 불편하다고 외면하기보다는 낙서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