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모디슈머(modisumer)’ 현상은 식품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며 많은 이들에게 관심 받고 있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의 뜻을 지닌 ‘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의 합성어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시중에 판매되는 음식을 변형해서 먹는 소비자를 뜻한다.
평소 ‘먹을 거 가지고 장난치지 말자’는 신조를 갖고 있는 기자가 특별히 모디슈머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 먹어봤다. 단, 값싸고 편리한 요리를 위해 모든 재료는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로 제한했다.

#1. 오모리김치찌개 비빔밥

가장 처음 시도해 본 음식은 지난 8월부터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오모리김치찌개 비빔밥’이다. 다소 황당한 이 레시피의 내용은 GS25의 ‘오모리김치찌개맛 스윙칩’을 밥에 비벼 먹는 것이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이 레시피에 꽤 많은 사람들이 ‘맛있다’는 후기를 남겼다. 
조리 과정은 간단하다. 밥에 잘게 부순 스윙칩을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집에 있는 참기름까지 넣고 비비면 더욱 감칠 나는 요리가 완성된다. 
음식으로 대체 무슨 장난을 하는 거냐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완성된 요리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오모리김치찌개맛 스윙칩은 감자칩의 짭짤한 맛과 김치의 신 맛이 어우러져 있어 흰밥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잘게 부셔진 과자가 바삭하게 씹히는 식감은 덤이다. 물론 건강에 좋을 것 같은 맛은 절대 아니었다.

재료: 오모리김치찌개맛 스윙칩, 햇반 (+ 참기름)
가격: 3,000원 
평가: 맛은 나름대로 괜찮지만, 다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다. 
과자를 잘게 부수는 과정도 너무 번거롭다.

#2. 오감자 치즈후라이

다음으로 먹어 본 음식은 ‘오감자 치즈후라이’다. 이 요리는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 ‘오지치즈후라이’를 응용한 것이다. 감자튀김에 치즈, 베이컨 등이 얹어져 있는 원 요리를 오감자와 스트링치즈를 이용해서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 
요리 방법도 간단하다. 그릇에 오감자를 담은 다음 그 위에 기호에 맞게 치즈를 뿌려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돌리면 된다. 모차렐라치즈, 스트링치즈 등 어떤 치즈도 상관없지만, 기자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스트링치즈를 잘게 찢어 사용했다. 
맛은 환상적이었다. 일단 과자 위에 치즈가 살짝 녹아 있는 비주얼부터 눈을 즐겁게 했고, 치즈의 고소한 맛과 오감자의 짭짤한 맛의 조합도 최고였다. 그야말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재료: 오감자, 스트링치즈 2개 
가격: 3,600원
평가: 간편하고 맛도 최고! 맥주 안주로 손색이 없다.

#3. 치즈불닭볶음밥

마지막을 장식한 요리는 대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모디슈머 레시피 중의 하나인 ‘치즈불닭볶음밥’이다. 불닭볶음면은 출시 당시부터 매운 맛으로 굉장히 화제가 됐는데, 그 매운맛을 덜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치즈와 함께 먹는 레시피를 즐겼다. 하지만 치즈불닭볶음밥은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삼각김밥까지 비벼서 함께 먹는 레시피다. 
불닭볶음면을 먼저 조리한 뒤 삼각김밥을 넣고 면과 함께 으깨듯 비빈다. 그 위에 치즈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돌려주면 완성이다. 삼각김밥은 매운맛을 덜어줄 수 있는 참치마요맛으로 고르는 것이 포인트. 
치즈불닭볶음밥은 식욕을 마구 돋워 주는 맛이었다. 치즈와 삼각김밥이 매운 맛을 중화시켜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기자도 잘 먹을 수 있었다. 

재료: 불닭볶음면, 모차렐라치즈, 참치마요맛 삼각김밥
가격: 3,200원
평가: 식욕이 없을 때, 매콤한 음식이 당길 때 강력 추천한다. 
단,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은 주의하자. 칼로리는 책임 못 진다.

일부 독특한 소비자들의 전유물이었던 모디슈머 레시피는, SNS의 발달과 함께 널리 확산돼 이제는 사회 전반이 즐기는 대중적 문화가 됐다. 오늘날 소비 트렌드는 ‘남이 만든 것을 소비’하기보다 ‘내가 직접 만들어서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음식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모디슈머의 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음식으로 당신의 창의성을 한번 시험해 보자!

글 · 사진 최형우 기자 soroswa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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