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중동에 민주화 물결이 불었다. 이 물결에 시리아도 동참하며 이곳에도 민주화의 바람이 부는 듯 했다. 하지만 시리아는 민주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튀니지와는 달리 이 움직임으로 인해 내전으로 치닫게 됐다. 정권을 장악하고 시민들을 탄압하는 정부군과 이에 대항하는 시민들이 결성한 반(反)정부군의 갈등으로 시작된 내전은 IS의 등장으로 인해 갈등이 격화됐다. 시리아 내전은 현재 중동 분쟁의 양상과 원인의 단면을 보여준다.

시아파 vs 수니파, 1천3백 년 전 갈등부터 IS까지

▲ 시리아의 종파 구성 비율

이슬람교에는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예언자가 등장한다. 예언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이슬람교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 사후에 등장한 칼리파(Khalifa)가 무함마드의 정통성을 이어서 이슬람 공동체를 이끌어간다. 칼리파는 사전적으로 ‘예언자의 대리인’을 의미하는데, 이슬람교는 이러한 칼리파에 대한 해석을 두고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뉜다. 문정인(사과대·비교정치/국제정치)교수는 “시아파는 칼리파가 신에 의해 선택돼 정당성을 부여받는다고 해석하는 반면, 수니파는 칼리파가 무슬림 회의를 통해 결정되거나 선택된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수니파의 성격을 띠고 있는 IS가 형성된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2003년에 발발한 이라크 전쟁이다. 미국은 2002년 9.11 테러 이후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고, 이후 이라크 안정화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이라크는 어느 정도 안정됐으나, 이와 동시에 국내에서 반미감정이 생기고 종파갈등이 격화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러한 종파갈등 과정에서 2004년 알 자르카위는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를 결성했다. 이후 현재 IS의 수장인 알 바그다디가 지난 2010년 ‘Islamic State of Iraq and Levant(ISIL)’로 단체 이름을 개명하고, 시리아 내전 사태를 계기로 사람들을 모았다. 현재 IS로 이름을 고친 이들은 시리아 지역의 상당 부분을 점령하고 있다.

 IS, 시리아에 진입하다

현재 시리아를 집권하고 있는 알 아사드 정권은 시아파의 한 분파인 아랍 알라위 계통의 정권이다. 이들 아랍 알라위는 시리아 전 인구의 12%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8월 학술지 『JPI Peace Net』의 「시리아 사태의 현황과 전망」에서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는 ‘이들 알라위파 세력이 집권한 후 기독교 등과 연대해 지배 연합을 구성했고 이들이 전 인구의 70%를 점유하는 다수 수니파를 탄압해왔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다수의 수니파들이 자유 시리아군을 결성해 저항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의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대립하게 됐는데, IS는 이 틈을 타 시리아에 들어왔다. 이 과정에서 반정부군은 그들의 지도자를 잃게 됐고, 지금은 점 조직의 형태로 남아 시리아의 소수 지역만을 점령하고 있다.

전 아랍으로 확산된 갈등

쿠르드족은 단일 민족 상 중동 내에서 가장 분리·독립 가능성이 높은 민족이다. 이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쿠르드인의 땅’이라는 의미의 ‘쿠르디스탄’ 건설을 바라고 있었다. 이러한 꿈이 여러 분쟁 속에서 좌절돼 왔지만 이들은 지속적으로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IS의 등장을 계기로 분리·독립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이루려고 한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쿠르드족은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받았다. 쿠르드족이 IS에 대항할 수 있는 존재로 떠오르고, IS 격퇴에 대한 국제사회의 필요성이 모아지면서 쿠르드족의 국제적인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쿠르드족이 시리아 내전 참가하면서 갈등은 전 아랍의 전쟁으로 확대됐다. 종파 문제를 비롯해 민족 문제, 경제적 문제까지 엮이면서 시리아 내전은 이제 내부적 갈등을 넘어 ‘국제적 내전’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게다가 러시아,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 또한 내전 참가 의사를 보이면서 전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시리아 내전으로 파괴된 수도 다마스쿠스

IS의 세력이 확장되면서 시리아 내에서의 갈등이 더욱 격화된 이 시점에서 중동의 각 민족과 국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기에 앞서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박상용 기자
doubledragon@yonsei.ac.kr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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