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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기획]편견에 고통받는 무슬림에게 평화가 있기를우리가 몰랐던 이슬람의 참모습을 살펴보다
  • 서형원 기자
  • 승인 2015.11.29 11:14
  • 호수 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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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은 금요일이었다.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가 죽음을 맞이한 날에서 유래된 13일의 금요일에는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는 징크스가 생겼다. 그 징크스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13일 파리는 IS(Islamic States)의 기습테러로 인해 핏빛으로 물들었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번 테러에 대해 국제사회는 강력히 대응할 것을 공표했고 사람들은 다시 테러의 두려움에 시달리게 됐다. 그리고 테러와 폭력이라는 꼬리표는 이슬람 종교와 떼려고 해도 뗄 수 없게 됐다.

앗살라무 알라이쿰!

그렇다면 이슬람은 정말 폭력적인 종교인가. 우리가 쉽게 접하는 매스컴을 통해 비친 이슬람은 폭력적이고 비인도적이며 타 종교에 배타적이다. 이러한 이슬람의 이미지가 우리에게는 이슬람의 전부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과격한 이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알카에다, 탈레반 그리고 IS. 위 세 단체는 이슬람만이 절대라는 공격적 배타주의를 보이는데, 이들은 이슬람 율법과 교리를 있는 문자주의적으로 이해하고 실천에 옮기고자 하는 엄격한 근본주의 교파에 속한다. 이들은 이슬람의 성전(聖戰)이라 불리는 ‘지하드’를 실천하고자 세계를 향해 전쟁을 벌인다고 주장하며, 전 세계에 이슬람 교리를 전파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신의 뜻대로’라는 뜻의 ‘인 샤 알라(In shā‘ Allāh)를 외치며 자신들의 악행을 신의 이름 아래 포장하는 이들로 인해 이슬람은 다른 종교를 무자비하게 배척하며 이슬람 교리를 알리기 위해 어떠한 폭력도 저지르는 비인도적인 종교로 여겨지게 됐다. 그렇다면 실제 이슬람은 어떤 종교일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당신에게 싸움을 걸어오는 자와 신의 방법으로 싸워라.
하지만 공격을 하지 말라. 신은 공격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에 나와 있는 위 구절에서 볼 수 있듯, 이슬람은 다른 종교 못지않게 평화와 사랑을 실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현재 극단주의 집단이 벌이고 있는 만행은 이슬람이 전쟁을 좋아하며 폭력적인 종교라는 오해를 주지만 이슬람에서 지향하는 ‘지하드’의 가장 중요한 형태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신앙을 갖는 것이다. 설령 다른 이들과 전쟁을 치른다고 해도, 코란은 어린이, 노인, 여성을 사살하지 말 것, 건물을 파괴하지 말 것 등 전쟁에서 해서는 안 될 10가지를 명시하며 이를 엄격하게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과 신념을 같이 하지 않으면 무슬림과 비무슬림을 가리지 않고 살해하는 과격 이슬람 집단의 모습도 이슬람의 전부는 아니다. 이슬람은 타 종교에 대해 관용적인데, 이슬람의 2대 칼리프* 우마르가 예루살렘을 정복한 후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줬다는 일화는 이를 잘 보여준다. 서로를 만나면 ‘앗살라무 알라이쿰’하고 반갑게 전하는 인사는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는 뜻이다. 인사말에서 볼 수 있듯 이슬람은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다.

이슬람과 여성

이슬람은 히잡과 부르카, 일부다처제 등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여성 차별적 종교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페미니스트와 여성 인권 신장 운동가들은 코란과 이슬람의 율법이 여성으로 하여금 몸을 가릴 것을 강요하는데, 이는 인권 침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무슬림 여성들은 이는 인권 침해가 아니며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2011년 프랑스의 부르카 착용 금지법에 대해 무슬림 여성들이 시위로 대응한 바 있다. 살마 알샤리(Salma AlShahry)(LSBT·15)씨 역시 “우리는 부르카나 히잡과 같은 것을 강요받지 않는다”며 “우리가 그것들을 쓰는 이유는 무슬림임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며 온전히 자유 의지에 의한 것이다”고 말했다.


▲ 프랑스 부르카 금지법에 대해 반대시위를 벌이는 무슬림 여성

일부다처제 역시 이슬람권의 사회적,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서양의 기준으로만 바라보기에 편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슬람이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이유는 남성우월주의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생겨난 고아와 미망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코란은 일부다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부인에게 동등한 권리가 있음을 강조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알샤리씨는 “이슬람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여성들에게 자유를 보장한다”고 전했다. 무슬림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할 수 있으며 남자와 동등하게 지식을 추구하고 사회생활을 즐길 수 있다. 서양의 잣대로 평가된 이슬람은 여성 차별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지만 실제로는 여성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대학사회의 무슬림

이처럼 이슬람의 목표는 평화를 추구하고 다른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관용을 베풀며, 여성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에 있다. 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고정관념 때문에 무슬림들은 상처받고 있다. 우리대학교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하고 국제적 인재를 기르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는 만큼 개방적이며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은 곳이다. 하지만 ‘글로벌 캠퍼스’에서조차도 무슬림 학생들의 생활상 편의를 충분히 해결하는 제도와 노력은 걸음마 수준이다. 김미솔(UD·15)씨는 “편견이란 걸 알지만 계속해서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테러를 일으키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봐와서인지 이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알샤리씨는 “이슬람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바탕으로 나에게 불편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불쾌하기도 하고 가끔은 정말 화가 난다”고 답했다.

무슬림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학교 무슬림 학생들은 모두 입을 모아 음식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무슬림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는다. 또한 다른 종류의 고기를 먹을 때도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된 고기 등의 ‘할랄 푸드**’만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와 음주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대학사회에서 이를 지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며 할랄 푸드를 구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슬림 학생들은 강제로 채식을 할 수 밖에 없다. 나디라 아말리나 시아푸트리 (Nadira Amalina Syahputri)(UD·15)씨는 “동아리, 전공 모임 등에 돼지고기와 술이 빠지지 않는데, 이 때문에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가도 망설이게 된다”며 “또한 국제캠 내 학식 메뉴 모두에 돼지고기가 들어간 경우에는 정말 난감하다”고 답했다. 벨리시아 메이디애나(Velycia Meidiana)(의류환경·15)씨는 처음 대학에 입학한 후 일주일은 모든 끼니를 외부 음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메이디애나씨는 “메뉴에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음식의 재료를 제대로 공지해주지 않는 점이 불편하다”며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것 같아 시켰다가 돼지고기를 실수로 먹을 뻔한 적이 있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알샤리씨는 “학교가 미션스쿨인 만큼 학교의 종교를 학생들이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채플과 기독교 강의를 의무적으로 수강하는 것이 무슬림 학생들에게 또다른 어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 무슬림의 수는 약 10만 명에 이른다. 또한, 이슬람을 믿는 한국인 신자 수는 약 3만 5천명으로 추정된다. 더 이상 이슬람은 우리에게서 먼 종교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잘 모른다는 이유로, 오해와 편견이라는 테러를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선입견에서 벗어나 그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자 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언젠간 무슬림 친구에게 진심으로 ‘앗살라무 알라이쿰’을 외치는 날도 올 수 있지 않을까.

*칼리프 : 이슬람 교단의 지배자.
**할랄 푸드 :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


글 서형원 기자
ssyhw35@yonsei.ac.kr


<자료사진 오마이뉴스, 잡지 ILLUME >

서형원 기자  ssyhw3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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