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루더렌즈 5번째 이야기

 
빛과 어둠은 공존한다.어둠이 어둠이라 불리울 수 있고, 빛이 밝음이 되기 위해서는 빛과 어두움이 항상 함께 있어야 한다.어둠을 밝히는 저 촛불처럼 말이다. 학교앞 굴다리밤이면 굴다리밖 어둠의 공간에서 굴다리 안의 빛을 빨아들이는 기이한 현상이 목도되곤 한다.하지만 굴다리밖의 어둠은 빛을 만나는 순간 걷히고 말 것이다.
빛은 시간과 달라 지나갈때 궤적을 남기곤 한다.2차원적인 평면의 사진에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남긴 빛의 할큄들.어둠의 공간들은 때로 빛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요즘 도시의 밤은 필요 이외로 빛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대들은 '칠흑같은 어두움'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바로 코앞도 볼 수 없는 깜깜디 깜깜한 어둠을..아무것도 볼 수 없음은, 바로 앞을 전혀 예측할 수 없음은그 자체 만으로 우리로 하여금 공포를 야기시킨다.그래서 인간은 불을 만들고 등을 만들었다.
촛불을 벗삼아 노래한다. 촛불은 그 불 자체로 로맨틱하며, 바람에 흔들리는 그 자태는 연약하게 보이기 그지 없다. 붉으스름한 골목길을 지나고 있노라면, 왠지 키스하고 있는 연인이 있을것만 같고, 왠지 삶에 지쳐 잠깐동안 담배를 태우는 노동자도 있을것만 같고, 동네 꼬맹이들에게 삥뜯는 불량학생이 있을 것만 같고..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삶의 중간
저 가로등을 따라 길을 걷노라면어느새 집앞에 다다른다. 나를 인도하는 밝은 빛들,나는 어느새 지친 몸뚱이를 침대에 누위고어둠을 이불삼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것처럼깊은 잠을 청하곤 한다. 작렬하는 태양..하지만 놀랍게 저 태양 바로 밑에도 어둠은 공존한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있고 깡패가 있어야 검사가 있는 세상. 그것이 바로 삶이고, 그러기에 비로소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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