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C 교육봉사 현장을 찾아

활기찬 발걸음

뚝, 뚝... 봄비라고 하기에는 유난히도 거칠게 빗방울이 거칠던 지난 6일. 많은 사람들이 어둡고 추적추적한 날씨에 우울했겠지만, 이 날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우리학교 중앙동아리 Y.R.C식구들이다. Y.R.C 는 팀별로 일정을 맞추어 주중 4~5일가량을 '봉천동 나눔의 집'으로 교육 봉사을 나가고 있다. 그렇기에 평소에 봉사에 대한 마음가짐이 몸에 배어있는 그들에게 오늘은 특별한 날이 아니다. 오늘 역시 봉사를 나가는 수많은 날들 중 하루인 셈. 봉사 장소로 향하는 지하철 내에서 그들은 내내 웃고 있었다. 아마 자신들을 기다릴 아이들을 떠올리며 흐뭇한 마음이 들어서가 아니었을까.

 "서로 주고받는 거죠"

저녁 6시 30분, '봉천동 나눔의 집'에 도착해 문을 열자,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온다. 20평쯤 되는 자그마한 집에 밝은 미소를 띠며 교복을 입은 귀여운 학생들이 Y.R.C 언니, 오빠들을 맞이한다. 이곳에서 그들은 국, 영, 수, 과 등의 교과목을 개인, 그룹지도 식으로 가르친다. 특히 금요일에는 기타 외국어를 가르쳐주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나눔의 집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아이들은 가끔씩 공부하기 싫다고 언니, 오빠들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꾀를 내기도 하지만, 정기적으로 빠짐없이 자신들을 위해 약속을 지켜주는 그들이 아이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존재다.

"가끔 아이들이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나 고민들을 흔쾌히 털어놓기도 한다"는 양세훈 군(현 Y.R.C회장)의 말은 Y.R.C와 아이들의 따뜻한 관계를 이해하게끔 해준다. 봉사활동을 할 때의 마음가짐을 묻자, 그는 주저없이 답변한다. "봉사활동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봉사활동을 남한테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내가 이 아이들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무엇인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거죠. 하지만 실제로 봉사활동을 오랫동안 하다보면, 우리가 이 아이들을 통해 얻어가는 것도 많다고 느낍니다. 내 자신이 이 나이 때는 어땠었는지 반성의 기회를 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삶에 대한 열정을 보고 느끼는게 많을 때도 있지요. 결국 진정한 봉사라는 것은 함께 나누는 겁니다. 서로 주고받는 거죠."

마음으로 다가가는 봉사

봉사란 본래 마음에서 우러나와 해야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대학생활에서의 봉사활동은 학점인정이라든가, 취업 시 사회활동경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수단적으로 하는 경우가 꽤 많다. 그리고 아직까지 봉사활동은 남의 일이라는 식으로 아예 관심조차 없는 대학생들도 많다. 바람직한 대학생들의 봉사활동의 모습은 어떠해야할까. "수단을 전제로한 봉사활동은 시간낭비에요. 자기 마음에서 진정 우러나오지 않고 그저 수동적으로 이끌려서 하는 봉사는 '나 자신'에게나 '봉사를 하는 대상' 둘 다에게 마음의 상처가 될 뿐이죠. 물론 우리는 매체에서 볼 때 정치계 인사들이 하는 것처럼 맛난 먹을거리와 생필품, 지원금들을 풍족히 가져다주지는 못해요. 하지만 우리는 금전적으로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진 못해도, 자주 가서 항상 이야기하고 함께하려고 노력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말이에요."

밖은 어두컴컴한 저녁 8시, 하지만 '봉천동 나눔의 집'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은 그 어느 곳보다 밝았다. 아마도 봉사에 대한 Y.R.C 식구들의 열정과 따스한 마음이 함께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김빛이라, 박수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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