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의 현수막 철거, 학생 참여 부족 등 문제점 부족 지적돼

고(故) 노수석 열사(사망 당시 20살, 법학·95)의 서거 9주기를 추모하는 행사가 지난 3월 29일 낮 1시 학생회관 앞 추모제를 시작으로 학내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노열사의 아버지 노봉구씨는 “해가 갈수록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진다”며 “학생들이 매년 추모제를 위해 힘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박상문군(인문계열·05)은 “노열사가 누군지 궁금해 행사에 참여했다”며 “이 자리를 통해 노열사의 뜻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7시부터 광복관 모의법정에서는 ‘추모의 밤’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문과대 율통패 ‘발버둥’의 공연과 연사들의 발언으로 진행됐다.

낮 1시 30분 장기원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겨레」 손석춘 비상임논설위원의 강연은 주최측이었던 법과대 학생회, 노수석추모사업회(아래 노추사)의 불참과 학생들의 참여 부족으로 취소돼 씁쓸함을 자아냈다. “노열사 추모제는 현수막 등을 통해 알았지만 손위원의 강연이 있다는 것은 몰랐다”는 김대현군(사회계열·04)의 말처럼 이번 행사의 홍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한편, 추모기간 중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학생지원부에 건의해 백양로에 걸려있던 노열사를 추모하는 현수막을 철거시켰다. 총학 정보국장 정대원군(컴퓨터과학·97)은 “검은색 현수막은 학생들에게 시각적으로 위협감을 줘 학습권과 환경권을 침해한다”며 “단체이름이 명시되지 않은 현수막에 대해 학생들이 총학이 게재한 것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통일연세 민주광장 대표 이수연양(경제·00휴학)은 “노열사의 뜻을 기리는 현수막을 게재한 것은 특정 단체의 일이 아닌 모든 연세인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총학이 현수막을 마음대로 철거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이과대 학생회 운영위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총학의 사과 성명서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진환 기자 anelka@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