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

“예쁘긴, 성형한 것 같은데... 성형하면 다 예뻐져∼”

심심치 않게 우리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대화다. 미를 하나의 경쟁력으로 인식하는 오늘날, 자기만족을 위한 단계를 넘어 사회적인 분위기가 사람들로 하여금 성형을 한번쯤 고려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성형 열풍에 대해 다룬 만화가 있다. 바로 만화 『미녀는 괴로워』.이 만화는 사랑을 얻기 위해 온몸을 성형한 여자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미녀는 괴로워』의 주인공 칸나는 육중한 몸매의 소유자였으나, 짝사랑하던 코스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전신성형을 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동정심과 착한 마음까지도 뚱녀 때의 것이라며, '미녀는 도도하고 건방져야 한다'고 외치면서 일부러 자기 행동을 뜯어 고치려 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 (?) 때문에 칸나는 코스케에게 외면을 받는다.

결국 그런 그녀가 코스케와 사랑을 완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녀의 외모가 아닌 그녀의 말과 행동이었다. 물론 그녀의 완벽한 외모가 그녀에게 자신감을 준 것이 그녀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을는지 모르지만.  이 만화는 결국 '한 사람을 사로잡는 것은 완벽한 외모가 아니라 말과 행동이다'고 결론내리며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내적인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없는 것 같다.

 

감쪽같은 성형에 부러운 시선을 보냄과 동시에 ‘성형은 성형일 뿐이다’며 만들어진 아름 다움의 가치를 낮추는 시선들. '외모를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인생이 더욱 밝아질 수 있다면 성형도 바람직하다'며 성형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만 인공미의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인공미와 자연미의 구분이 있냐는 질문에 G성형외과 A원장은 “천연미와 인공미의 차이가 없다”라고 답한다. “성형수술을 하러 오는 사람들 대다수가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지금, 성형 수술을 한 모습이 원래 모습과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면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을 인공미라고 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뼈있는 말을 건넨다. 인공미와 자연미라는 구분이 이중적인 시선이라고 본다는 A원장.

A원장은 “절대적인 미의 기준은 없으며, 미의 기준은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요즘 유행인 동 안 얼굴은 얼굴을 삼등분으로 나눴을 때 상안보다 하안과 중안이 덜 발달하고 눈이 큰 얼굴 이다. 하지만 이런 기준들은 편의상 통계적인 기준일 뿐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A원장의 설명이다. 닮은 사람은 있어도 쌍둥이가 아닌 이상 똑같은 사람을 찾을 수 없는 이 시대에, 절대적인 기준이 모든 사람들에게 맞아 떨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크게는 인공미와 자연미 논쟁에서 시작한 성형과 미의 상관관계는 ‘자신이 만족하면 된다’는 소박한 교훈을 준다.

 

‘술은 입으로 들고 / 사랑은 눈으로 드나니’

예이츠의 시는 몇몇 외모에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는 괴로움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의 사전적 정의는 '우리 눈을 즐겁게 해주는 어떤 대상이 가진 완벽함의 조합'이다. 아름다움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니, 사람이 내면을 꿰뚫는 능력을 완벽히 갖추지 않은 한 외모가 우선인 듯한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상이 가진 완벽함의 조합이 절대적인 기준이 없고, 즐거움의 기준도 상대적인 만큼, 개인의 개성이 가진 아름다움을 표출해내는 그것이 아름다움이다.

'성형'을 한자 그대로 풀면 ‘형태를 완성하다’라는 뜻이다. 그럼,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 또는 받아야 될 사람은 미완성인 육체를 지니고 태어났다는 말인가? 신은 그 사람을 창조할 때 한눈을 파신 것일까? 물론 인간은 완벽한 존재는 아니다. ‘성장’과 ‘성숙’이란 단어는 인간이 끊임없이 부족 한 자신을 채워가는 삶을 산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하지만 자신을 채워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눈을 크게 뜨고 선택의 폭을 조금 넓혀보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으로 가 는 길도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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