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신촌·국제보도 신촌보도
강의 필기, 족보, PPT…학내 저작물 불법 공유 만연2차적저작물의 거래 및 온라인 배포에 대한 교수와 학생의 인식 부족해
  • 김유림 기자, 이지은 기자, 박예린 수습기자
  • 승인 2017.10.02 13:24
  • 호수 0
  • 댓글 0

출판물 저작권 침해 등의 학내 저작권 침해 행위는 일찍이 학내 사회에서 지적받아온 사안이다. <관련기사 1767호 2면 ‘‘지성의 전당’ 좀먹는 학내 출판물 저작권 침해’> 학내에서 이뤄지는 저작권 침해 행위는 원저작물인 출판물에 그치지 않고, 2차적저작물의 공유 및 거래와 수업 중 교수들이 배포하는 자료에까지 확장된다. 그러나 이를 모르는 학내구성원들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무분별하게 저작권 침해를 하고 있다.

 

「저작권법」 제5조 1항에 따르면, 2차적저작물은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을 뜻한다. 또한, 제136조 2항에 따라 저작물 공유 및 유포 행위가 저작권 침해로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강의의 필기와 기출 문제 등의 내용을 담은 ‘족보’는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며, 무단 배포 및 공유 시 해당 법률에 따른 조치가 뒤따른다.

그러나 학생들은 강의 필기나 족보를 공유하는 데에 문제의식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연넷’, 네이버 카페 ‘전국대학생모임’ 등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필기와 족보가 빈번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 A씨는 “시험 기간에 온라인 사이트에서 족보를 거래해본 적이 있다”며 “족보와 필기가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몰라 이를 거래하는 것이 불법행위인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덧붙여 A씨는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서 앞으로도 족보 거래를 계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의 녹음본 역시 2차적저작물에 해당한다. 따라서 녹음본을 공유하는 행위 역시 불법에 해당하지만, 학생들은 이를 문제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학생 B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강의 녹음본을 받고 이에 대한 대가를 판매자에게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B씨는 “녹음본이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는지 몰랐다”며 “미리 알았다면 녹음본을 거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나종갑 교수(법학전문대학원·지적재산권)는 “금전적 대가를 받고 강의 녹음본이나 필기 등을 배포하는 것은 ‘저작물의 사적 복제는 개인적 이용에 한정된다’는 「저작권법」 제30조에 어긋나 불법”이라며 “일반적인 저작권법 침해는 신고가 들어와야만 조사할 수 있지만, 저작물이 영리 목적으로 거래되는 경우 신고가 없이도 수사 또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당 법률을 인지해 강의 녹음본 공유의 금지를 사전에 명시한 교수도 있다. 최선미 교수(경영대·OM)는 강의 시작 전, 녹음본의 공유를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최 교수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해 본인의 학습을 위한 녹음은 허락하고 있다”며 “강의를 녹음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학습만을 위해 녹음본을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 의식 결여는 단지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대학교 일부 강의 교수들은 교재 프레젠테이션 자료(아래 ppt)를 와이섹에 게재해 학생들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재를 바탕으로 한 2차적저작물인 ppt를 출판사의 허락 없이 와이섹에 게재해 학생에게 배포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위배될 수 있다. 대학교재 출판업계 관계자는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ppt 뿐 아니라 교수가 직접 제작한 ppt라도 교재를 바탕으로 한 자료라면 이를 학생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이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려면 출판사의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 침해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수업의 2차적저작물 거래를 규제하는 규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교무처 학사지원팀 오승훈 팀장은 “여태까지 족보 등 2차적저작물을 사고파는 행위에 대해 교수 측에서 들어온 민원이 없다”며 “학교 차원에서 제재를 가할 일인지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수 측은 2차적저작물이 거래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민경식 교수(학부대·신약학)는 “강의 녹음본이나 필기가 학생들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저작물을 영리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나 교수는 “대학은 사회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만큼 법적 처벌 여부와 상관없이 저작권법을 준수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림 기자
bodo_nyang@yonsei.ac.kr
이지은 기자
i_bodo_u@yonsei.ac.kr
박예린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김유림 기자, 이지은 기자, 박예린 수습기자  bodo_nyang@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