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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주년특집]영국 우수 학보사들이 전하는 이야기
  • 조가은 기자, 유민희 기자, 변호재 기자
  • 승인 2015.11.07 22:46
  • 호수 1761
  • 댓글 0

1949년 5월 5일에 창간된 런던정경대의 학보사「The Beaver」는 매주 화요일에 발행된다. 「The Beaver」의 편집국장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씨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The Beaver」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월, 화, 수요일에 각 섹션의 편집자들이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주에 이런 주제에 대해 기사를 써볼래?’ 혹은 ‘이번 주에 기사로 다룰만한 사건 없어?’와 같은 이메일을 보낸다. 금요일까지 이렇게 받은 기사 혹은 학생들이 기고한 기사를 모아 편집을 하고, 기사가 부족하다면 편집자가 직접 글을 쓰거나 직접 기사를 쓸 사람을 구한다. 그렇게 모인 기사들로 편집자들이 주말에 조판을 완성하면, 월요일 아침에 총학생회의 국원이 명예훼손 여부를 점검하고, 완성된 파일을 인쇄소에 보내 화요일에 배부한다.

Q. 신문에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나?
학내사안을 다루는 뉴스섹션, 여론을 다루는 코멘트 섹션, 문화 섹션, 피쳐 섹션, 스포츠 섹션 등이 있다. 학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비꼬는 The Nab 섹션도 있다. 어떤 섹션들은 기고가 덜 들어와서 뭐든 기사가 들어오면 출간을 하고, 또 다른 섹션들은 내용이 많아 각 편집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편집을 하기도 한다. 보통 각 지면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지는 해당 면 편집자의 편집방향에 좌우된다.

Q. 신문사 인원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각 섹션의 편집자와 편집국장이 있다. 우리 신문 2면을 보면 ‘Collective’ 목록이 있다. 「The Beaver」는 민주적인 구조로 운영돼서 누구든 신문에 기사를 세 개 이상 기고한 사람은 편집자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할 권리를 갖는다. 런던 정경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신문에 기사를 기고할 수 있고, 각 섹션마다 다르지만 일정 개수 이상의 기사가 실린 학생은 누구든 편집자 자리에 입후보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이 우리가 학생들에게 책임 있는(accountable) 신문이 되게 해준다.

Q. 기자가 없다는 점이 흥미롭다. 학생들이 기고하는 기사는 전부 지면에 실리는가?
섹션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그렇다. 가령 뉴스 섹션에서는 기고자가 본인 스스로를 홍보하는 기사 등은 걸러낸다. 총학생회 국원이 우리 신문의 명예훼손 여부를 점검하기 때문에 무엇을 발행하는지 조심하긴 한다. 하지만 우리가 받는 대부분의 기사는 발행한다고 보면 된다. 기사가 얼마나 들어오느냐에 따라 발행지면을 30면에서 40면 사이로 유동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Q. 학생들이 기사를 송고한 이후 기사 교열과 편집은 어떻게 이뤄지나?
그건 초고가 얼마나 잘 혹은 잘 못 쓰였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다. 우리는 일부러라도 기사에 손을 덜 대려고 노력한다. 잘 쓴 글은 그대로 신문에 싣고, 잘 못 쓴 기사는 당연히 손을 보지만 과잉 편집하느니 차라리 덜 편집한다는 생각으로 그 기사를 기고한 학생의 의도를 바꾸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Q. 독자들이 신문을 읽고 피드백을 자주 보내는가?
그렇다. 이런 피드백들은 우리가 방심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간혹 우리가 논쟁적인 기사를 다루는 경우, ‘이걸 왜 다뤘냐’는 내용의 피드백도 받는다. 페이스북 등 온라인 창구를 통한 피드백도 자주 받고, 우리가 받는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는 어떤 내용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지면에 인쇄한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학생들을 위한 공론장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공론장이 학교나 우리 신문사 자체를 비판하더라도 그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조지 해리슨씨는 학보사의 존재 이유를 ‘학생들의 공론장’이라고 정의했다. 그 목표에 걸맞게 「The Beaver」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기사를 기고할 수 있고, 실제로도 학생들의 기고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학생 누구나 기자인 학보사가 되는 이야말로 대학언론의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묘수가 아닐까?

영국 명문 이공계 특화 대학인 임페리얼대의 「Felix」는 1949년 12월 9일에 창간된 이래 학기 중 매주 출간을 하며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Felix」는 지난 2006년과 2008년에 가디언지 선정 최고의 학보사 상을 수상한 바 있다. 「Felix」의 기자 조지 부쳐(George Butcher)씨를 만나봤다.

Q. 「Felix」는 어떻게 구성되나? 편집장을 선발하는 과정도 궁금하다.
편집국장 이하 40여 명으로 구성되는 편집팀이 있다. 소속 기자는 없고,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기사를 기고를 받아 지면에 싣는다. 편집장을 비롯해 편집팀 인원은 모두 정규 직원으로서 급료를 받는다. 편집장은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거를 통해 선발된다. 통상적으로 「Felix」와 함께한 경력이 있는 학생들이 입후보한다. 선거는 총학생회 선거와 동시에 진행되고, 투표율은 매년 40%에 육박한다.

Q. 임페리얼대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 분야에 특화된 이공계대학교다. 학보사에서 이런 분야에 더 중점을 두는가?
과학과 게임 섹션이 비중 있게 다뤄지기는 하지만 특히 중점을 두진 않는다. 사실 지난 학기에 가장 크게 다뤄졌던 것은 예술 섹션이었다. 「Felix」는 창작문학과 예술 기고를 출판하는 「Pheonix」라는 자매지를 출간할 만큼 순수예술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Q. 학생들이 「Felix」에 가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 있나?
개인적으로 글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건 공학자로서도 필요한 소질이라 생각하고, 미디어와 관련된 일이 재밌기도 해서 「Felix」에 가입했다. 「Felix」는 소속 학생들에게 이공계에 치중된 커리큘럼으로부터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Felix」는 매주 2천500부를 인쇄하는데, 매주 이 중 80%정도의 신문이 구독된다. 자신이 만든 신문을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읽는다는 뿌듯함에 가입하게 되는 것 같다.

Q. 「Felix」의 예산은 어떻게 마련되나?
「Felix」는 학교 학생회 소속 기관으로, 학생회로부터 예산을 받는다. 지면 및 온라인 광고를 받거나 스폰서 기사를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비용은 학생회가 주는 예산으로 구성된다. 물론 학생회 예산은 학교가 주지만, 학생회는 학교 본부로부터 법적으로 독립된 기관이다. 학생회는 자선단체로 국가에 등록이 돼있다.

Q. 신문사가 학교로부터 독립돼 운영되는 셈인데, 그렇다면 학교와 「Felix」의 관계는 어떤가?
우리가 어떤 내용을 출판하든 학교 본부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는다. 가령 기사 내용으로 법적인 문제가 생기면 학생회의 이사진이 법적 책임을 갖는다. 언론기관의 특성상 「Felix」는 비판적인 내용을 주로 취재하는데, 그래도 학교 본부와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도 대상이 학교든 기업이든 책임감 있게 취재하고 반론의 기회를 보장하면 웬만한 문제는 피할 수 있다.

임페리얼대의 학보사 「Felix」의 독자층은 이공계 학생들이지만, 우수한 보도와 날카로운 비판의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Felix」의 기조는 “고양이를 자유롭게 나둬라(Keep The Cat Free)”다. 우리나라 학보사들이 대부분 학교 본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으며 편집권의 독립을 갖지 못한 반면 「Felix」는 학생들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학교 본부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출간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조가은 기자
gaeuncho@yonsei.ac.kr
변호재 기자
someonelikeyou@yonsei.ac.kr
유민희 기자
minimi@yonsei.ac.kr

조가은 기자, 유민희 기자, 변호재 기자  gaeunch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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