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사적인 삶을 공적인 영역에 바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말을 「연세춘추」기자의 삶에 그대로 적용시키면, 취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하거나 수업을 빠지는 경우가 해당될 것이다. 게다가 나는 신촌 캠퍼스 보도를 담당하기에, 취재 때문에 다른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처한다.

1608호 「연세춘추」 ‘로스쿨 개원에 법과대 학부생은 ‘울상’’ 기사를 쓰기 위해 광복관을 찾아갔을 때의 일이다. 그날도 취재가 급해 수업을 빠진 상태여서, 내가 기자라는 사실에 꽤 짜증이 났었다. 그래서 빨리 취재를 마치고 다시 내 사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당시 법과대 홈페이지에는 로스쿨 개원으로 받은 교육권 침해를 성토하는 학생들의 글이 많이 올라가 있었기에, 법과대 학생 아무나 붙잡으면 불만을 속사포처럼 늘어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어 딱히 관심이 없네요”라는 한 학생의 답변은 나의 기대를 한풀 꺾어버렸다. 그 순간 ‘고시를 준비하면 학내 사안에 무관심한게 당연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연세춘추」 기자가 아니었다면…’이라고 상상해 본 후,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기자가 아니었다면, 나 역시 그와 다르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내가 「연세춘추」기자라는 사실에 감사했다. 지난 3학기동안 취재1부 기자로 살아온 경험이 있었기에, 교육권과 같이 개인적인 영역 이상의 것을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졌음을 비로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기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남들이 무관심한 사안에 한 번 더 눈길을 주고 한 번 더 생각해 왔던 것이다. 취재를 거듭 할수록 나는 점점 변화하고 있다. 이제 나는 사적인 삶을 공적인 영역에 기꺼이 바칠 수 있는 경지에 이르기를 소망해 본다.

취재1부 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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